'쓰리'와 '쓰리, 몬스터'에 나온 각각의 단편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써서 올린다.
(참고: 완성도는 ★★★★★가 만점이다.)
<쓰리>
메모리즈
쓰리 중 가장 공포영화다운 작품이다. 이 영화 초반 오프닝은 김지운 감독의 다음작이었던 '장화, 홍련'의 인상적인 공포 시퀀스들을 떠올리게 할만큼 강한 공포감을 줬다. 근데 공포는 뒤로 가면서 약해지기 시작한다. 그건 아마 공포를 줄 대상의 존재감이 없기 떄문이리라. 스토리는 안정되게 풀리지만 기본적으로 식스센스 모방을 벗어나진 않는다. 이 단편을 보면 감독의 장화, 홍련과 비슷한 면을 볼 수 있다. 영상의 매끄러움과 감독의 뛰어난 공포 연출력, 그리고 창의성이 부족한 스토리( 장화, 홍련의 극적 반전 두 개는 헐리웃 영화에서 따온 모방 반전이다.) ( 완성도: ★★★ )
휠
태국의 영화 만드는 능력은 확실히 우리 나라, 일본보다 떨어진다고 느끼게 해 준 작품. 뻔한 스토리에 뻔한 공포를 만든 듯. '메모리즈'에서 공포감이 약해지면서 졸음이 오기 시작했는데,(영화를 자정부터 혼자서 비디오로 봤다.) 그 졸음이 이 단편에서 절정에 달했다. 반 존 상태로 본 단편. 공포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옛날 TV에서나 나오는 공포극을 본 듯하다. ( 완성도: ★★ )
고잉 홈
초반동안 '메모리즈' 만큼 공포를 잘 보여주던 이 작품은 갑자기 괴기멜로로 선회한다. 이 작품은 따지면 공포영화가 아니라 괴기멜로다. 죽은 아내가 이상한 한의학 치료법으로 환생할 꺼라고 믿으며 죽은 아내의 시체와 함께 사는 남자의 괴기 멜로. 근데 이 작품이 쓰리에서 본 세 단편 중 가장 좋았고 인상적이었다. 설정이 흥미로웠고 이를 풀어가는 방식도 무난했으며 여명과 증지위의 연기도 좋았다. 뒤에 알고보니 감독이 진가신 감독, 홍콩의 유명한 멜로 영화 감독이더군. 자기 스타일에 맞춰(희한하게) 잘 만든 셈이다. (완성도 ★★★ )
<쓰리, 몬스터>
컷
박찬욱 감독은 자기 명성답게 쓰리 전편과 이번 후편을 통틀어 가장 잘 만든 단편을 보여줬다. (그래도 난 쓰리의 고잉 홈이 더 마음에 든다만) '올드보이'의 그 잔인함을 코믹하게 다루는 듯한 스타일이 잘 살아나 있다. (내게 그런 스타일은 영화를 보는 동안은 거부감를 준다. 근데 막상 다 보고 난 뒤에 떠올릴 때는 좀 흥미가 당긴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보여지는 심리전과 인물들간의 대립이 흥미롭게 잘 그려져 있다. (완성도 ★★★☆ )
박스
이 '쓰리, 몬스터'에서 유일하게 공포 감독인 미이케 다카시는 역시 유일하게 '쓰리, 몬스터'에서 공포영화다운 단편을 보여준다. 전반 동안은 미이케 다카시의 연출이 조용하게 공포감을 잘 불러일으킨다. 회상씬 첫부분에 무음향 상태로 보여지는 쌍둥이의 자매의 공연장면에서조차 강한 공포감을 느꼈을 정도. 그런 전반 동안의 공포감은 후반의 공포감 증폭을 기대케 했다. 근데 그렇게 안 됐다. 이 단편의 몽환적인 이야기는 공포분위기 조성만 하는데만 역할을 할뿐 후반에 허무하게 풀리고 만다. 전반은 꽤 좋았으나 후반이 실망스러웠던 단편. ( 완성도 ★★☆ )
만두
젊음을 가져다 준다는 낙태아 만두를 통해 인간의 잘못된 탐욕을 비난한 단편. 공포하곤 다소 거리가 있다. 주제는 무난하게 잘 드러내나 이 작품은 소재상 굴곡이 있는 스토리를 갖출 수 없었다. 그러니 자극적인 느낌은 계속 줘도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는 동안 빨리 끝나길 마음 속으로 빌면서 봤다. ( 완성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