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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의 파이터>를 보고난 후..... 바람의 파이터
i500505 2004-08-15 오전 1:40:14 1490   [6]

최영의 혹은 최배달...
그 이름들을 사람들은 넌지시 알고 있다...
<넘버3> 송강호의 열변으로...
혹은 신문에 연재된 만화로...
하지만 그는 만화나 설화가 아닌 실화...
실존했던 일본열도의 고수들을 모두 물리친 우리나라의 진정한 무도인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때...
지금까지 미뤄지던 것이 이루어지는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난 최배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라고 있었다...
이미 학창시절부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고...
그를 따라 무도를 시작한 사람을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한 동경보다...
우리나라의 역사뒤덮기에 대한 의구심이 강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최배달, 역도산, 이 이름을 5년 혹은 10년전에 들이댔을때...
`아, 나 그사람에 대해 알고 있어`라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2차대전 직후 그들은 일본에서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고...
우리나라의 높은분들은 그들을 외면했으며...
일반인들은 그들에 대해서 모르고 지낼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이름이 아닌 일본이름을 쓰며 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땅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자존심만을 내세운 그런 이유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왜곡되고 덮어져야만 했던건가??


하지만 그들의 하루하루마다...
그들이 일본인들을 때려눕힐때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그런 말로 다 할수 없는 그런 굳건한 긍지가 사라질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우리나라가 행했던 차별은...
영화에서 한참을 벗어난 이야기이므로 일단 접어두려 한다...


영화를 보고 난 지금...
기대에 대한 충족감보다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분명히 영화는 잘만들어져 있고...
최배달의 역을 양동근은 훌륭하게 해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이야기가 아닌...
단순한 한편의 액션 영화라고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필름마케팅 쪽에서도 영화 소개를 액션영화라 소개하고 있고...
트레일러와 기타 홍보물들도 `잊지못할 액션`이라며 액션성을 강조시킨다...
물론 <바람의 파이터>라는 영화는 액션씬을 훌륭하게 만들어냈다...
기대치에 합당한 양동근의 액션과...
자타가 공인하는 정두홍과 일본 배우들의 액션을 섞어가면서 말이다...


하지만 과연 감독과 원작자의 의도가 그의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었을까...
영화는 철저히 원작에서 보여지는 최배달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 하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옹박>,<아라한-장풍대작전>등을 통해 눈이 높아진 관객들에겐...
일격필살을 자랑하는 최배달의 극진가라데 액션은...어설프게만 느껴지는가 보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천명이라는것이 존재한다고들 한다...
세상에 태어날때 하늘로부터 명령받은 일...
최배달의 천명은 자신을 증명하고...
힘있는 정의를 실천하는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난 싸우는것이 두렵다, 맞는것이 두렵고, 지는것이 두렵다..."
하지만 그런 최배달에게 있어서 그가 임하는 실전격투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형별이었고 그가 짊어지길 자처한 커다란 업이었다...
싸움에 임하기까지의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에 갖가지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하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누구나 영화를 보면 알수 있는 말이지만...
이 말을 새삼스럽게 하는것은...
런닝타임의 압박으로 인한 부족한 표현으로 그가 단지 싸움을 좋아한 망나니로...
오해를 받지 않을까하는 작은 우려감 때문이다...


영화는 철저하게 최배달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보여준다...
그가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고...
그곳에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가 싸우기 시작한 이유...
그리고 그의 고뇌에 대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에게 있어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양동근과 정태우...
그리고 히라야마 아야, 가토 마사야의 연기와...
그들을 통해서 펼쳐지는 시원한 액션...
그리고 강렬하면서도 웅장함을 잃지않은 멋진 음악이다...
그 삼박자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그 시간을 할애할만한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챔피언>이 그러했듯...
영화의 런닝타임속에 한인물의 이야기를 집어 넣어 보여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건 무척 힘든일이다...
그런 힘겨움속에서 양윤호 감독은 원작의 충실함을 바탕으로...
참 깔끔한 처리와 시원한 영상을 선사해준다...


가깝지만 먼나라인 일본...
그리고 그 일본을 뒤흔들어놓은 우리나라의 몇안되는 사람들...
이제 역사속에 묻혀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대중에게 다가서려한다...
물론 그것이 쉬운일이 아닐거라는것을 잘알지만...
우리가 외면하기엔 너무나 커다란 일을 해낸 사람들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쉽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의 원작이라고 불리는 방학기씨의 바람의 파이터...
거기에는 영화에서 다 보여줄수 없었던 최배달의 마음과...
그 후의 일들, 그리고 우리나라가 그에게 행했던 일들이 잘 나타나 있다...
시간이 되고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이리란 생각이든다...


개인적으로 최배달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는 입장이랍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많았던 것이고 더 안타까웠을지도 모르겠네요...
어김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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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파이터(2004)
제작사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주), 양윤호 필름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fighter200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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