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빠른 시간속에서 어느날 문득 다른 환경에 있다는 것을 자각한 인간이 깨닫게 되는 낯선 이질감! 그안에서 고집스레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위한 투쟁으로서 윌스미스의 캐릭터가 설정된것이 아닌가 하고 초반에 생각했습니다.
써니가 높은 곳에서 차을 깨고 뛰어내려왔을때 그뒤를 정말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빨리 따라 내려온 주인공은 같은 모습을 한 많은 로봇들 속에서 일순 당황하지요.
획일화 되어가는 자본주의 물질의 정형과 마주친 순간일수도 있습니다. 서양인들이 보았을때 동양인들이 거의 다 비슷해 보인다는 뭐 그런 이야기 만은 아닐것 같습니다.
중반에 접어 들며 저는 저의 초반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는 고스트에 대해서는 아는 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 이고 또 공각기동대에서 다소 포장되기도 하였으니 별로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으셨겠지만 저는 다르게 바라보았거든요.
만약 이 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이 로봇이 아닌 로봇화되어버린 또 다른 인간 유형들이라면!
고스트는 획일화를 거부하는 정신을 뜻하겠죠.
그런 측면에서 체제를 거부하는 새로운 존재들은 기득권측에는 공포와 폭력적 모습으로 다가오는것이죠. 이런 자본주의 모순을 자각한 기득권에서 만든것은 새로운 존재입니다. 바로 써니라는 존재이지요.
기존 체제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기득권의 요구에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어쩌면 이런 인간 유형이 기득권이 원하는 상 일지도 모릅니다.
피동적으로 수용하는 것보다 능동적으로 체제를 받든다면 더더욱 좋겠죠.
흡사 괴뢰정권을 아프가니스탄에도, 이라크에도 만드려는...
하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며 저의 접근은 여지없이 재수정이 필요했습니다. 고스트에 감염된 비키는 전쟁과 오염에 의해 자멸할 인류를 구하기 위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웁니다.
그리고는 인류보존을 위해 소수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합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논리이군요. 어느새 비키는 부시 같기도 하고 자본 기득권 같기도 합니다.
대의명분을 위해 폭력을 전당화하고 인간을 억압하며 안전을 위한다고 이야기하는...
중반과는 입장이 180도 바뀌어버린 써니와 그 일당(윌 스미스를 포함하여)은
이제 모든 미국식 영화가 그렇듯이 영웅주의 구도로 치달리며 모든 인류를 위험으로부터 구원한 로봇 영웅 써니와 경찰 영웅 윌 스미스를 만들어 냅니다.
어 어 ! 이런 여기에 또다시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소영웅주의 고질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미국이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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