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본 한국 영화중 가장 게으른 영화였습니다.
유명 배우들이 나왔다는 점 빼고는 아무런 미덕도 찾아볼 수 없더군요.
영상미는 조금 노력하려다 말고, 유머는 아예 감각에 뒤떨어지고, 진지함이나 종교적 엄숙함 따위는
눈을 부릅뜨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아예 퇴마록에서 나왔던 안성기의 모습이 더욱 더 신부답게 보이더군요...
대체 스토리 쓰신 분은 뭘믿고 이렇게 뻔한 스토리를 쓰셨는지 궁급합니다.
아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영화 안에는 어떤 종교적인 믿음이나 깨달음도 없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더욱 없어 보입니다.
권상우의 불분명한 발음은 시종일관 심하게 거슬렸고
하지원의 고정화된 연기는 연기를 넘어 오버로 보이게 합니다.
분명한건 이 영화로 권상우는 더이상의 연기력 증진 없이는 다시는 흥행작 찍기가 어려울 듯하고
하지원 역시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 인정 받아도 수많은 다작으로 불러온 폐혜에 관객들에게 외면당할까
걱정스럽다는 점입니다.
영화를 다 찍고 나서 모텔씬에서 하지원의 치마가 너무 짧아 다시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데 신경쓸 정신 있으면 영화 편집을 다시 하던가 아니면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하던가 했어야 했습니다.
중간에 결혼식 장면의 노래씬은 정말 뜬금없음의 최고봉 이었습니다.
사랑할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극중에서 잭 니콜슨이 다이앤 키튼을 위해 노래부르는 아주 멋진 장면을 극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과감하게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추후 DVD에 편집 부분에서 그 장면을 본 어떤 기자분이 그렇게 멋진 장면을 자르다니~하며 탄식하기도 했다는데...
신부수업 역시 신부다운 수줍음은 때려치우고 때론 그런 과감함을 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관객을 위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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