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되었던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늑대의 유혹'을 읽었을 때, 이런 이모티콘이 난무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뻔한 이야기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냐면서 투덜대다가 결말 부분에 태성이가 병으로 죽자 엉엉 울고있는 내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어리버리하고 못생긴 여자주인공이 잘생기고 싸움도 제일 잘 하는 남자와 사귀게 된다는 설정도 이 글을 쓴 게 여학생이니까 그렇지! 했었다. 솔직히 시사회니까 보러 간다는 생각으로 기대를 많이 안 하고 갔는데, 영화는 놀랄 정도로 괜찮았다. 이 인터넷소설은 스크린으로 옮겨오면서 흑백이였던 것이 색깔이 입혀져 컬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참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강동원과 조한선이란 배우가 관객들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고 이청아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정한경은 자칫하면 바보스럽고 억지스러운 행동들로 눈에 거슬리기 쉬운 역이였는데도 이청아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잘 해낸 느낌이다. 강동원의 미소와 눈물이 가득했던 두 눈은 영화 속에서 빛이 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이 정태성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반면에 조한선이 연기한 반해원은 과하다 싶은 '짱'연기와 어색한 대사들로 몇몇 중요한 장면들에서 관객을 얼떨떨하게 만들어 기대에 못 미쳤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예쁜 장면들, 세련된 영상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만족했고, 재미와 감동 둘 다 공존했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