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스파이더맨 1'이 미국내에서만 4억달러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던것을
다들 기억할것이다. '스파이더맨 1'이 그토록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은 이유는 샘레이미감독이
이 영화를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린 히어로물이 아닌 '피터 파커'라는 한 소년의 성장드라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샘레이미의'스파이더맨'은 버튼시절의 '배트맨'이나 브라이언싱어의
'엑스맨'과 더불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한 사례였다.
그러나 국내관객들의 평가는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물론 슈퍼-히어로 무비에 언제나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국내에서 3백만에 가까운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으긴 했으나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현지에서는 역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최고라 할 수있는
평가를 받은 이 영화가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만 하였다.
1편 이후 스파이더맨의 열혈 팬이 된 나는 1편제작당시와는 달리 2편의 행보를 죽 지켜보았다.
캐스팅 소식, 촬영장면, 티저 포스터등이 하나하나 공개될 때마다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2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이 흘러 2004년이 되었고 나는 국내에서 여전히 이 영화에 이토록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놀랐다. 물론 도저히 감탄하지 않을 수없는 예고편 탓이 크겠지만 1편에
실망했어도 더 나은 속편이 찾아오길 기대했던 팬들이 많았던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시리즈물들은 속편에서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큰 성공을 거둔 스파이더맨은
속편에서 망가질 경우가 더 크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솔직히 '스파이더맨2'가 1편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1편만큼만 만들었으면 했다. 제작진에서는 전편을 능가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 했지만
이번 영화는 전편에 훨씬 못미친다고 말하는 제작자는 없을 것이다.
6월이 되고 개봉이 임박했다. 개봉 한주전 미국뿐만아니라 국내에서도 시사회를 가졌다.
나는 기대반 우려반으로 평가를 기다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당초 내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여기저기서 칭찬이 들려왔고 모든면에서 전편을 능가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별2개반을 주며 1편을 혹평하기도 했던 비평가들의 두목격이라 할 수있는 로저 이버트가
안그래도 칭찬을 늘어놓더니만 별4개'만점'을 줬다는 소식에 나의 기대감은 더욱더 부풀어 올랐다.
"대체 얼마나 잘 만들었길래?!"
드디어 운명의 6월30일이 되었다. 나는 서울극장 1관 조조를 보았다. 대니 엘프만의 장엄한 음악에 맞추어
시작되는 '스파이더맨 2'의 잊을 수없는 오프닝을 볼 때는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웃고, 감동하고, 놀라워
하며 2년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영화를 즐겼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는 이 영화에 충분히 만족했다. 다만,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에 비해 2시간이 너무 짧을 뿐이었다.
알 사람은 다 알고있듯이 '스파이더맨 1'은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물이다. 하지만 '스파이더 맨2'는 그 이상의
영화이다. 열혈팬인 내가 내입으로 이런말 하기 그렇지만 정말 이 영화는 지금 받고 있는 수많은 찬사가 아깝지
않은 걸작이다.
나야 당연히 만족했지만 국내의 다른 관객들의 평가는 어떨지 궁금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만족스로운 평가를
받는 것같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많지만 1편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이러한 평가는 황송할 뿐이다.
다만, 이 훌륭한 영화를 보고 '보다가 졸았다..''이것도 영화냐..'라는 요따위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생각같아서는 샘레이미 대신에 "치고박고 싸우는 단순액션오락영화를 기대하고 보신 모양인데 미안하다..1편때도 보고 욕하더니 무슨 악취미로 2편을 또 보셨나? 3편때에도 이렇게 만들생각이니 부디 2007년에는 다른 영화를 보시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그들도 보고 말할 권리가 있으니 뭐라 할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스파이더맨2'는 이미 개봉 첫날 4044만달러(잠정 집계라 약간 틀릴 수도 있음)를 벌어 들여 1편을 제치고 역대 오프닝 데이 '신기록'을 세웠다. 이제 개봉한지 하루가 지났기 때문에 벌써부터 예측할수는 없겠지만
1편의 흥행신화를 다시 쓸지도 모르겠다..
지금 여기 있는 리뷰들을 읽고 이 영화를 볼지말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에게 이 영화를 반드시 보라고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비평가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수 많은 영화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본 후 당신도 그들중 하나가 될수도 있겠지만 "이 글 쓴 놈 '알바'아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락공연을 TV브라운관으로 본 사람과 직접 공연장을 찾은 사람과는 대화할 수가 없다!!
이 영화를 캠으로 보는 것과 극장에서 보는 것이 그정도의 차이가 있느냐....
그 이상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이 글도 무시하고 비방글도 무시하라!! 단지, 당신의 눈으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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