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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않는 궁금증, 그의 영화 공식 투모로우
kysom 2004-06-10 오전 12:33:30 829   [0]

 

 

1.왜 "투모로우"가 되었는가? - 그 서글픈 사연

 

롤랜드 에머리히가 4년만에 돌아왔다. <라이언일병 구하기>를 제작한 마크 고든과 함께. 여름을 으시시하게 얼려

버릴 무서운 영화를 가지고. 그러나 이것은 공포영화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재난영화"라고 분류할 수 있는 블

록버스터류의 영화다. 지구에 다시 빙하기가 온다는 실로 상상하기도 끔찍한 소재를 가지고.... 그는 성공했는가

?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렇지 못하다"라는 것이다.

 

물론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데, 기존의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와 비교해서

도 한단계 발전한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소재가 가지는 힘과 이 소재를 풀어나가는 기본적 전

개 형식에 있어서이다. 물론 특수효과도 훌륭하다. 이제 특수효과를 가지고 영화의 완성도를 논하는 것은 적어도

여름을 목표로 개봉하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 영화의 성공

을 재단하기는 이르다. 이 영화는 다른 한편으로 매우 사람을 놀라움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는 이야기를 보다 매

끄럽게 풀어나가는 데 있어 성숙함을 보여주었는지 모르지만, 그 영화의 극적 전개와 드라마를 풀어내는 데 있어

서 자기 모방의 나르시즘에 빠져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떻게 감히, 이따위로...."라는 말이 나올 상황이다.

이제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참,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왜 <the day after tomorrow>가 <투모로우>가 되어야 했는지? 우리나라에

선 무슨 법에 그렇게 나와 있는지 모르나-아마 영화 관련법이겠지- 영화 제목을 외래어로 표기하는 경우, 즉 원

제목을 한글로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 전체 단어가 3단어를 넘지 못하게 하였다. 즉 원제는 4개의 단어로 되어 있

으니 <더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앞에 다 떼고 <투모로우>라고 한 것 같은데,

왜 그냥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라고 하지? 그렇게 안한 이유는 내일 모레보다 내일 위기가 오는게 더 급박하게

보이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2.판에 박은 공식 - 문제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우리는 <투모로우>를 평하기 위해 근 10년전에 에머리히 감독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인디펜던스 데이>를 떠올려야 한다. 솔직히, <투모로우>를 보면서 <인디펜던스 데이>를 떠올렸던 사람이 나뿐이었을까? 아니라고 확신한다. 사실상 <투모로우>는 <인디펜던스 데이>와 영화의 극적 전개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 판에 박은듯이 똑같다. 자기모방도 이런 모방이 없을 정도다. 자, 그 궤적을 쫓아가 보자.

 

ㄱ.뭔가 문제가 감지된다. 즉 무엇이 오고있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투모로우>에서는 북극의 빙하 전체에

균열이 가는 것으로,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SEIT의 전파 망원경에 외게인이 잡히는 것으로.
ㄴ.그 오고 있는 무엇, 즉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뭔가 생길 것 같은데, 정부는 안이하거나

무관심하다. 주인공은 이것이 실제로 큰 문제임을 과학적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려고 하며 실제로 제시하

지만, 무시당한다.
ㄷ.주인공이 무시 당한 그순간 문제가 폭발한다. <투모로우>에서는 기상 대재앙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심대하게 시작되고,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지구를 아니 영화에서는 미국 뉴욕을 그냥 때려부순다. 참, 여기서

나는 이 파괴장면이 지난 10년의 특수효과 역사상 최고의 장면임을 감히 인정하고 싶다.
ㄹ.주인공의 말을 듣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속절없이 당한다. 큰 피해가 나고 무수한 인명이 희생된다. 그리고 주

인공은 분연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자신의 방식이 명확히 있다. 이것이 관철될 때까지 싸운다. 여기서

<투모로우>와 <인디펜던스 데이>는 소재의 특성상 전개가 갈리게 되는데 그러나 큰 차이는 아니다.
ㄹ.결국 주인공은 자기가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을 이루어 낸다. <투모로우>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구해내고, <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제프 골드브럼이 지구를 구한다.

 

이러한 현상적 극적 전개가 놀라우리만치 일치하는 속에서 롤랜드 에머리히의 영화들은 감춰진 극적 전개의 특성

을 드러낸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의 실체는 인간의 두려움이고 죄악이다. 인간은 자연과 맞서 싸우면서 지구의 영장이 되었지

만, 자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그것들은 지금의 우리와 후세들이 온전히 뒤집어써야 한다. 바로 그 죄

악에 근거한 예상되는 파국에 대한 두려움, 이것이 에머리히 영화에서 급작스럽게 시작하게 되는, 즉 아무런 대

비를 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의 본질이다. <인디펜던스 데이>도 다르지 않은데, 마치 호기심인듯 보이지만, 실은

우리의 무지로 인해 알지못하는 인간의 지혜가 닿지않는 저 세계의 어떤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바로 외계인이다.

그 외계인이 아무런 대책도 갖고 있지 못한 지구에 뉴욕시 절반만한 크기의 우주선을 수십개를 몰고는 쳐들어오

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실체는 지금도 논쟁중이다. 그리고 이 두려움은 이것에 대한 연구와 예측과 논증을 가능하

게 하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의해 촉발된 바 크다. 지금의 기술 사회가 어쩌면 바로 그 과학/기술적 논거위에서

그러한 두려움에 떨고있는 것이다.


 

3.왜 과학자인가? - 전화위복의 공식

 

에머리히의 일련의 블록버스터에서 주인공은 다 과학자이다. <투모로우>에서의 데니스 퀘이드, <인디펜던스 데이>에서의 제프 골드브럼, <고질라>에서의 매튜 브로데릭을 생각해 보라. 이 과학자들이 항상 문제를 인식하고 이것의 전개를 예측하고 대재앙을 경고한다. 그러나 무시당한다. 아니면 너무 늦게 인정받는다. 왜 과학자인가? 이 일관성에 일견 감탄하면서도 무슨 함의가 있는지 추측 가능한 것인지?

 

내 개인적 견해로는, 에머리히 영화에서 문제(재앙)는 과학/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남용에서 비롯되었다는

시각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마구잡이 핵실험으로 인해 괴수가 탄생하고, 지나친 개발과 환경파괴로 빙하기가 다

시온다. 게다가 인간은 감당하지 못할 진실에 대해 과학/기술의 추론을 앞세워 우주로, 우주로!를 외치고 있다.

과학자는 이와같은 과도한 의존이나, 남용, 또는 과학/기술에 의존한 파괴에 대한 원죄적 담지자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문제의 심각성과 재앙이 닥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이 미국 과학자라서, 개인적으로 똑똑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문제를 개인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순간, 우리가 볼 수 있는 더 큰 얼개는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과학자들이 하나같이 문제를 가지고 있다.

<투모로우>에서 주인공은 아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너무 바빠서 가정에 소홀했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제프 골드브럼은 부인과 이혼했다. <고질라>의 매튜 브로데릭은 과거 사랑했던 여인과 맺어지지 못했고, 그 여인

에게서 이용당한다. 그런데 이 재앙을 맞이하여 싸우는 과정에서 그들은 모두 개인의 또는 가정의 행복을 회복한

다. 바로 전화위복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그 문제(재앙)의 전지구적 파국성에 비추어 볼 때 지극히 개인적으로

이루어진다. 즉 그들이 그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원인의 해소와는 상관없이 그저 같이 죽도록 고생하다 보니 다

시 잘된다는 스토리다. 우리가 흔히 대단원이라고 하는 결말적 문제해소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유달리 이 얼렁

뚱땅에 감독은 집착한다.

 

이처럼 에머리히는 전화위복의 공식을 통해서 재앙의 시기에 가족의 행복을 되찾는다는 겉으로 보기에 그럴듯한

결말 구조를 내세우지만, 그 전개에서의 불합치는 우리가 다 예상하는 통속성으로 이어지고, 거시적 문제를 미시

적 해소로 환원하는 우를 범하게 되어 극의 거대 소재를 둘러싼 진부한 극적 파국을 이끌어내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4.인디펜던스 데이 - 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가?

 

에머리히는 독일 감독이면서도 참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영화 속에서 항상 뉴욕

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아니면 워싱턴이 나온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의 뉴욕 폭파장면, <고질라>에서, 뉴욕

마천루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는 괴물, <투모로우>에서 해일이 밀어닥치고, 온통 눈에 덮히게 되는 뉴욕. 누가 이

의문에 대해서 답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에머리히는 <투모로우>에서 기상재앙으로 파국에 처한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는 이 부분에서

내심 통쾌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명심하시라, 기상 재앙은 미국에 온 것이 아니고 지구의 북반구 전체에 왔

다는 것을.... 아 대한민국은 어떻게 됐을까? 한명이라도 살았을까? 에머리히의 영화는 문제를 제기하는 주인공

이 있고, 이 문제를 받는 해결의 다른 한축이 반드시 나온다. 그들은 처음에 안이하고 무지한 태도로 인해 호되

게 당하지만, 곧 반성하고 누구보다도 최우선적으로 문제와 맞서 싸우며, 노력한다. 감동이 밀려온다.-부통령을

한번 생각해 보라. 오지 않는다는 구급차는 다늦게 왜 나타나는거야?- 그의 영화에서 미국의 태도 내지는 세계에

대한 자세를 결정짓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이제 미국은 그 전체가 거의 난민촌화 되었지만, 고립된 생존자를 위

해 헬기를 날리고, 지구가 이러한 파국에 몰리게된 데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앞으로도-그 빙하기에

도-여전히 세계의 파수꾼 역할을 할 태세다.

 

영화속의 그 문제 해결의 주체들이 보여준 태도와 현실과의 괴리는 에머리히가 가족의 전화위복 공식과 더불어

사실상 전개의 대단원으로 갈수록 처음에 극중 모티브로 삼았던 것과 현실적 극의 전개 사이의 괴리를 가중시키

는 역할을 하게되고, "재앙은 무섭지만, 인간은 언제나 선하다"는 자뭇 심각한 철학적 결론에 이르게 한다. 그러

나 인정할 수 있을까?

 

 

5.과연 재난영화인가? - 기후를 두번 죽이는 영화.

 

과학자이자 한 아들의 아버지로 나오는 데니스 퀘이드는 실로 무소불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2개의 세

력이 충돌하는데, 그것이 돌변한 기후와 데니스 퀘이드다. 엄청난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인간의 환경파괴가

기후를 어떻게 미치게 할 수 있는가를 너무 스텍터클하게 보여준다. 거대한 아이스 스톰으로 모든것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그 장대함! 살려고 몸부리치며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인간의 뒤를 마치 터미네이터처럼 뒤쫓으며 우리의

심장을 오그라들게 했던 그 긴장감있는 연출!

 

그러나 데니스 퀘이드는 아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그 얼음 폭풍속을 뚫고 뉴욕으로 향한다. 이 영화의 진정한

백미가 바로 이부분이다. 대부분의 재난영화는 재앙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에 대한 찬사를 보여주었다. 즉 자연은

이리도 무서운데, 인간이 어찌어찌해서 살아남았다라는..... 그런데 이건 사뭇 다르다. 지금 빙하기가 왔다는 것

에 전혀 신경쓰지 않겠다는 태도다. 솔직히 보고있노라면, 남극과 북극 탐험에 나선 허영호씨를 떠올리게 한다.

탐험용 눈썰매를 끌고, 이미 빙하기가 덮쳐버린 뉴욕에 우뚝 선다. 그러나 데니스 퀘이드는 착각하고 있다.

 

"이봐! 데니스, 지금은 그냥 겨울이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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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2004, The Day After Tomorrow)
제작사 : Centropolis Entertainment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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