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임권택 감독.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스티븐 스필버그. 그의 99번째 작품이라고 해서 화제가 된 작품.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했던것일까? 스토리는 중심을 잃고 휘청인다. 칸 영화제 출품을 염두에 두고 찍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에 더 비중을 둔듯. 나이가 드신 감독님이라 그런지 그 시대를 보다 실감나게 표현한 것 같다.
내용 - 다혈질의 의리있고 남자다운 최태웅이 격동의 60-70년대를 어떻게 살아갔는지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내었다. 혼란했던 사회속에서 최태웅은 깡패 - 영화제작- 군수업- 건설업 등을 거치면서 권력과 결탁한 혼탁한 사회를 잘 그려냈으며, 그속에서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생활하는 타락해가는 인간상이었다. 장군의 아들식의 액션을 기대했으나 액션이기보다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짧은 러닝타임안에 많은 시간을 넣어야하다보니 화면전개가 무척이나 빨랐는데, 결혼한다고 하고 화면이 바뀌면 임신했다든가, 임신했는가 했더니 벌써 커서 7-8이라던가. 화면이 바뀌면서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내용을 모를 지경이었다.
배우 - 최태웅 역의 조승우. 25살의 나이임에도 25살처럼 느껴지지 않는 배우. 그렇다고 늙어보이지도 않는. 곱상한 외모에서 나오는 씨팔~이라는 욕.그동안 클래식, 후아유에서 보이던 모습과는 다른모습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해보이는 연기는 조금 다듬어야 할 부분인것 같다. 최태웅 아내역의 김민선.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다지 좋지 않았던 배우 김민선.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좋아지게 되었다. 그리 매력적인 역할도 아니었고, 눈에 띠게 아름답게 나온것도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매력적이고, 순종적이고 청순하게 그려진 현모양처역의 김민선. 나도 모르게 눈이 가게 되었고, 어느새 좋아하고 있었다. 절대 오버하지 않고 차분히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았다.
주인공 외에 최태웅 어머니역할로 잠시 나온 이혜영. 까메오로 나오신 숱한 감독님들. 역시 최고의 감독의 영화다 보니 다 나온듯 하다.
총평 - 많은 기대를 갖게 한 작품이지만 상류인생을 꿈꾸다 만 하류인생의 이야기처럼, 영화도 상류를 꿈꾸었지만 꿈에서 끝나버린 하류를 좀벗어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너무 스피드한 전개와 시대상과 주인공과의 관계를 억지로 입히려 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나오게 되는 억지스러움과 과도한 편집으로 인한 내용의 연결성 부재등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임권택 감독의 역량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작품임에는 분명하고, 100번째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조승우, 김민선의 두 배우의 대스타로서의 발돋움의 기회로써도 좋은 영화였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