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임권택 주연:조승우, 김민선
<호>[하류인생] 삼류영화로 전락하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하류인생"은 거장이란 칭호를 받는 [임권택] 감독이 너무나도 성의 없이 연출하고 제작된 영화이다. "하류인생"의 티저 예고편을 본 영화팬들은 알 것이다. 배우의 길로 접어들고 자신만의 색깔을 꾸준히 가꾸어 가는 [조승우]의 독기 어린 표정을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각인 시키고, 커다란 눈망울로 겁에 질려 금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김민선]의 얼굴도 클로즈업되었던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락의 대부 [신중현]의 아리게 전해지는 기타의 선율.. 이 티저 예고편만으로도 "하류인생"은 기대치를 상승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었다.
티저 예고편 다음으로 이어진 두 번째 예고편.. 티저 예고편은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사용했다면 두 번째 예고편은 카메라 앵글은 좀더 뒤로 빠져 주변 상황까지 상세하게 보여준 예고편이었다. 역시나 두 번째 예고편도 기대 만빵 하기에 충분했다. 이 두가지 예고편만으로도 영화를 관람하고픈 충동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마침내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영화가 시작되고, 끝을 맞이했을 때.. 영화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다란 판단이 섰다.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거장.. 거목이란 칭호를 받는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작품이란 말이 무색케 질정도로 수준이하의 작품이란 것이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하류인생"을 관람한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서로들 눈치를 보느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쉬쉬하면서 서로들 정보를 공유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고, 언론 역시 "하류인생"에 대한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보내고 있는 듯 하다. "하류인생"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로 [이태원] 대표,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이 의기투합하여 젊었을 때의 시절을 영화로 담아낸 작품이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지내온 과거를 담아내는데 있어 머리 속에 있던 추억을 시나리오를 통해 준비하고 또 준비하여 철저히 검증된 상황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작품활동인데 반해, "하류인생"은 시나리오 자체가 없다고 하고, 현장에서 [임권택] 감독의 머리 속에 있던 것을 즉흥적으로 끌어내어 촬영을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 즉흥적으로 촬영된 영화의 시퀀스들.. 이미 영화는 완성도를 높이는데 필요한 요소가 하나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영화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끌던 자유당 말기.. 독종으로 소문난 한 명의 고교생 [태웅:조승우]은 세상과 이미 동떨어진 삶을 살 것이란 예견을 하고 있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기에 그저 잘난 주먹 하나로 거친 세상을 헤치고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소위 깡패란 직업으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혈기왕성한 젊은이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아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당췌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류인생"이란 의미도 무색케 되었다. '누구 하류 아닌 놈 있으면 나와봐'란 카피도 마찬가지이다. 20대를 반추한다는 영화의 기획의도는 그저 기획으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액션 감독의 대부인 [정창화] 감독의 제자로 액션장르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럼에 "하류인생"의 액션 시퀀스들은 파워와 스피드가 진정으로 느껴지는데 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액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수 있으나 그밖에 모든 것들은 실망만 안겨줄 뿐이었다. 찍고 싶었던 장면들을 모두 촬영했을 터 플롯 연결이나 시퀀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툭툭 끊어지는 느낌을 제공하여 등장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크나큰 어려움을 제공하였다.
격동의 세월에 내던져진 주인공의 기구한 삶을 단지 폭력으로 청춘을 보내면서 주먹의 힘을 믿고 손대었던 영화 제작자의 삶, 검열에 의해 제작자의 길을 걷어차고, 선배의 도움으로 사업에 편승하였지만 정치권에 기생하여 사업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과정을 통해 "참으로 이 남자 기구한 삶을 살았구나.."하는 동정 어린 시선을 갈구하는 듯 했다. "하류인생"을 통해 정당화시키려는 [태웅]의 삶은 그 옛날 우리네 부모님세대 모두가 겪었던 삶은 아니다. 땀 흘린 만큼 고스란히 행복한 삶으로 돌아왔던 시절이다. [태웅]이 깡패로 살았던 삶은 오히려 소시민들을 괴롭혔던 악이었다. 결혼을 하여 살았던 삶도 무책임한 가장의 모습이다. 오히려 힘들어도 참고 또 참은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느껴졌다.
"하류인생"은 조폭영화를 미화시키고 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절대 정당화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영화 속엔 없다. 있다면 6~70년대의 명동거리를 제대로 묘사한 것 밖에 없다. 현재의 명동거리가 당시엔 저렇게 거리가 조성되었구나 하는 생각만이 잠시 스쳐갈 뿐이란 것이다. 혼란의 시대 한 가운데 있었던 주인공의 삶을 담고 싶었던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은 "삼류영화"로 전락한 셈이다. 기대한 만큼의 작품이 나오지 않아 실망이 컸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보이는 것만큼의 느낌을 글로 옮겼을 뿐이다. 아예 리뷰를 쓸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네가 거장이라고 부르는 감독의 작품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하는 생각에 글을 쓴 것이다. [임권택] 감독은 분명 다음 작품도 연출할 것이다. 공식적으로 100번째 작품을 연출한다면 부디 "하류인생"처럼 연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의 위치라면 말이다.
인천에서 "호"...[온리뷰 - www.onreview.co.kr] [http://cafe.daum.net/movieandcitizen - 영화시민연대]
50자평: 혼란의 시대 한 가운데 있었던 주인공의 삶을 담고 싶었던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은 "삼류영화"로 전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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