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알리는 신호탄 중에 가장 먼저 우리의 피부치에 와 닿는 걸 뭘까? 아마도 기상 변화도 있겠지만 헐리웃 대작들이 우리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 놓고 우리의 머리를 잠시나마 그들의 세계에 인도할 여름용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전편의 기록이라도 깰 양으로 우리곁에 다시 돌아온 영화가 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미-이-라-…
불과 2년 전 여름에 우리곁에 사막의 모랫바람을 휘두르며 나타났던 그 거대한 사람들을 봤을 것이다 미이라… 사막의 모랫바람이 불어 닥칠때마다 미이라들이 춤을 추듯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격을 해대는 것을 보고 컴퓨터의 특수효과 만큼이나 이 영화에 대한 인지도 또한 상당히 높아졌었다 그런데 난 사실 이 미이라라는 영화를 그다지 흥미롭게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난 별로 이 영화가 2탄이 아니라 3탄이 나온다 하더라도 기대를 크게 갖지는 않았었다 물론 이 영화가 단순히 특수효과와 많은 볼거리 그리고 단순한 이야기를 앞세운 영화임은 틀림없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뭔가를 그 미이라라는 실체가 빠져 나올 때 같은 뭔가 남기를 바랬는데 그냥 시간 때우기식의 화려한 화면에 이야기의 진부함, 여기저기서 갑자기 뛰어나오는 미이라들이나 그리고 특수효과의 어설픔 버무림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외에는 무엇도 느끼질 못했었다 그런 내가 또다시 미이라에 눈을 돌린건 이런 단순한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는 무시 못할 그 무엇인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신비스럽고 고귀한 세계의 7대 불가사리인 미이라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인 것이다 미이라… 단순히 상상속에서만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만 댔지 실제의 애기는 지금까지도 그 진면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남기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상력은 더할 수 없이 우리의 피부치에 와 닿는 것이 아닐까?
또다시 여름이 다가왔다 다시 한번 그 전설의 부활이라도 알리는 듯이 우리곁에 성큼 다가온 것은 더 화려해진 볼거리로 무장해온 미이라 2의 전사들이다 전편과 배역진들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만 1편에서 그 둘의 사랑이 이루어진 탓에 꼬마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바로 그 두 부부의 아들… 2편 역시 1편 때와 마찬가지로 별 애기는 없다 다만 더 많은 볼거리와 흥미 그리고 특수효과의 만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해 말하자면 1편보다도 더 빠른 속도감 탓에 그 속도감을 따라 가려다 – 긴 대사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감 - 정말 많은 고생을 좀 해야 할 것이고 그 속도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미 내 자신도 그 미이라들과의 한판 승부에 목숨을 건 사람처럼 멍하니 그 속을 헤매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뭔가에 홀린듯한… 바로 이 영화는 이런 매력이 숨어 있었다 잠시도 숨을 돌릴 여유도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이야기 전개와 대사처리로 더 빠르게 더 빠르게를 연신 읊어 대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맥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런탓에 2시간이란 시간은 어느 순간 지나다 보면 막을 내려버리고 있다 그리고 더 강해진 특수효과… 헐리웃 대작들이 여름을 겨냥하고 나오는 대부분이 이 특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는 장면중에 하나라고 꼭꼭 집어넣고 있는데 이 영화 역시 대단한 장면들이 많다 미이라들의 전투씬이라든가 그 꼬마의 팔찌의 위력 – 미이라 성의 모습들이 전면모로 나타나는 – 그리고 내가 가장 눈여겨 봤던 물괴물(?)… 이름은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모테가 강가에서 자신을 도와 줄 사람을 찾는 장면에서 이 괴물이 나타나는데 정말 컴퓨터 그래픽으로 했지만 어찌나 잘 만들었는지 입이 쩍 벌어졌다
옛날이야 1편의 성공에 힘입어 2편을 만들면 흥행 실패라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말도 다 옛말이 되어가는 추세인 듯 하다 벌써 이 미이라만 하더라도 사실 1편에서는 가히 상상도 못할 정도의 스펙터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 물론 시간이 지났고 기술도 그 만큼 발달 했지만… - 더 세련되지고 더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소재로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도록 잘 만들었다
1편의 아성이 채 마르기도 전에 또다시 우리곁에 찾아온 미이라 2… 볼거리는 더 많아지고 흥미진진 하지만 왠지 보고 나면 뭔가 남는 것 없이 허전한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