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선택한데는 3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였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 첫사랑이라는 소재에 끌렸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때문이 두번째 이유다. 세번째는 두 남자 배우의 연기를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난 이영화에 끌렸고 보게 되었다.
홍상수 감독은 여자와 남자, 그리고 그들의 첫사랑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도 해답을 알 수 없었다.
처음엔 기분이 나빴다.
남자에게 여자는 언제나 욕망의 대상일 뿐이란 말인가!
남자에게 사랑이란 결국 욕망이란 것인가!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몹시 불쾌한 기분도 들었다.
여주인공이 선화 또한 너무 어이가 없는 캐릭터다.
여관에 가서 강간을 당하고 그것을 바로 남자친구에게 말한다. 그것도 내가 보기엔 태연히...
게다가 7년만에 다시 나타난 두 남자와 또 하룻밤의 관계를 가진다.
도무지 선화와 헌준과 문호의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 첫사랑이 저런거야? 라며 뾰루퉁하게 한마디를 내던지며 극장을 나왔다.
답답하고 복잡한 기분이 들어서 생각하기 싫었다.
헌데 이제와 영화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상당부분이 그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긍이 간다.
하지만 역시 헝클어진 매듭이 풀린 시원한 기분은 느낄 수가 없다.
이 영화의 제목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잠깐 이야기하겠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책방에서 보게 된 엽서에 적혀있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는 시 구절에서 홍상수 감독은 규정된 명제라기 보다는 백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여자', '남자', '미래'라는 흔해 보이는 이 세 단어의 조합이 어떤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 내는 것 같아 쉽게 잊혀지지 않았고, 그래서 이 글귀를 다섯 번째 영화의 모티브로 삼는 동시에 아예 제목으로 정해 버린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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