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이발사
아버지"의사랑 이발사랑 형제같은 것인데
그걸 무식한 사람에게 말해봐야 어떻게 알겠냐
무식한것들은 그냥 속으로 비웃어주어라
한마디로 소귀에 경읽기지...
그게 네자로 하면 머더라???"
아들"아~ 우이독경!"
아버지"음...아니 그건 아마 다른뜻일걸"
나는 아버지가 한번도 틀리다거나 그르다고 생각한적이 없다
항상 옳은 분이시고 바르다고 생각했다
설령 아버지가 틀린말씀을 하시더라도 말이다
지극히 평범한 아니 어쩌면 글도 깨우치지 못해서
보잘것없을수도 있는 이발사는......
자식을 끔찍히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일이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그리고 그 칙칙하고 암울한 현대사를 밟아온
소시민이었다
독재와 민주화항쟁, 군사정권....
바보스럽고 황당하고 코메디같은 일들로
얼룩져있던 그시대를, 나는 살아보지 못했다
고작 땅에 오징어나 그려놓고 땅따먹기 하고 있을 무렵
나의 어머니 아버지는 피도 흘리셨을 것이고
부정선거도 보셨을것이고
그리고 간첩을 잡아 집한채 장만하고자 하는 꿈도 있을셨을게다
어찌보면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이
우리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있는듯하다
아들이 억울하게 전기고문을 당해
두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을때
성한모(이발사)가 할수있는것이라곤
자신의 가위를 들고 대로변으로 나가 허공을 향해
삿대질을 한것이고
자신의 머리를 잘라낸것이다
그는 아들을 사랑했지만 지켜낼수 없었고
아들을 찾았을때 모든것을 다 해주고 싶어했다
아들의 병이 산신령때문에 나은것인지(정말 동화같은 설정이다)
아버지의 정성으로 나은것인지 알수없는 일이다
다만 그렇게 밖에 할수없었던 이발사때문에 눈물이 났다
영화는 슬픈 현대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우화적인 묘사덕분에 재미있긴 하나
재미 그 이상의 우울함,비통함,슬픔이 녹아있다
볼땐 막 웃으면서 봤는데
다 보고 나서 영화를 곱씹어 보니 참 슬픈 영화다
그 감독의 시선도 참 맘에 들고
영화의 엔딩도 맘에 들고
문소리,송광호의 연기도 너무 맘에 들고
아주 맘에 드는 영화다 (우리 나라 영화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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