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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제비야 예술가야..? 바람의 전설
ysee 2004-04-05 오후 4:06:32 1168   [0]

감독:박 정우   주연:이성재, 박솔미, 김수로

<호>[바람의 전설] 제비야 예술가야..?

2년전으로 기억되는데, 대학로에서 [김상진] 감독과 우연찮은 술자리를 가진적이 있었다. 그 당시를 회상한다면 [김상진] 감독과의 대화는 감독이 연출했던 영화에 관한 것들이었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 [박정우] 작가와 함께 작업을 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이유인 즉, [박정우] 작가가 감독으로 데뷔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박정우] 작가는 "주유소 습격 사전"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등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코미디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던 인기 작가이다. 사람들에게 웃음과 의미를 주었던 시나리오 작가가 감독으로 데뷔한다는 것은 자신이 글로 써왔던 것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감성을 스스로 담아내고 싶은 욕심이 적잖게 작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시간이 2년이란 세월이 흘러 마침내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당당히 [박정우] 감독이란 타이틀로 영화는 제작되었고, 이젠 [박정우]표 영화가 개봉을 앞두게 되었다. 영화의 제목은 "바람의 전설"이다. 언뜻 듣기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바람 중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바로 "춤바람"을 소재로 삼은 영화란 점이다.

왜 필자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이란 표현을 한 것인가에 의문점을 가질 수 있지만, "춤바람"은 우리 사회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 우리네 아버지들이 그 먼 중동 지역으로 외화를 벌기 위해 떠났던 시절.. 국내에 남아있던 어머님들 중 외로움을 참지 못해 "춤"을 배우러 다녔는데, 그냥 춤만 배웠으면 될 것을.. 춤을 가르쳐 주겠다고 접근하는 자들.. 일명 "제비"들에게 정을 주고 물질도 퍼다 주다가 끝내는 가정 파탄이 일어나게 된 "바람"이 나버려 크나큰 사회 문제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피하던 시절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던 "춤바람"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춤바람"을 불게 하기 위해서인가..? 영화를 관람해보면 알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춤을 통해 인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담고자 했던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이 가장 행복하게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길라잡이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 "춤"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는 공간의 빠른 시선 흐름을 통해 한 곳의 공간에 머물게 되면서 등을 보이고 있는 한 남자에게서 멈추어 선다. 그리고 등을 보이고 있던 남자는 뒤를 돌아보면서 "한 곡 추시겠습니까..?" 란 말로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한 곡 추자고 했던 남자는 이 영화의 주인공 [박풍식:이성재]이란 인물이다. 남들은 "제비"라고 부르지만, 당사자는 절대 제비가 아니라 "예술가"라고 박박 우긴다.

하여간에 "예술가"라고 우기는 이 [박풍식]에게 접근하여 "제비"란 사실과 사모님들에게서 받은 돈이 협박 아닌 협박에 의해 받았다는 증거를 포착하라는 형사 반장의 명령에 의도적 접근을 시도한 이가 있으니.. 삶에 무료함과 가족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는 여 형사 [연화:박솔미]이다. 병원에 있는 [풍식]에게 접근하기 위해 짝퉁 교통사고 환자로 입원한 [연화]는 우연찮으면서도 쉽게 [풍식]과 대면하게 되고 [풍식]에게서 과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영화는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현재와 과거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면서 흘러가는 영화의 이야기는 담고자 했던 내재된 의미보다는 [박풍식]이란 인물이 어떻게 춤을 배우게 되었으며, 춤을 통해 여성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그것이 자신만이 할 수 있을거란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시 말해 "난 제비가 아니고, 그녀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행복의 전령사요.. 예술가"란 것을 관객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안무가, 무용가는 대우를 받고 인정받는데 반해, 무도가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왜냐면.. 앞서 서두에 밝혔듯이 무도가들 중에는 "제비"가 있기 때문이다. "나.. 제비 아닙니다!"라고 강하게 외치고 있는 [박풍식]은 어쩌면 영원히 자신만의 딜레마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은근슬쩍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풍식]에게서 춤을 배웠던 여성들 또는 파트너가 되어 외로움을 달래려고 몰입한 춤에 대한 열정의 끝이.. 왜.. 금전으로 연결되는가 하는 것에 답을 찾아 볼 수가 있다. 자신은 원하지 않았는데, 그녀들이 돈을 주었다. 그리고 살도 섞었다. 그것이 그녀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각에서 발생된 이유이고 결과론적인 생각일 뿐이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풍식]은 자신의 행동이 단 한번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 여기까지 [풍식]이란 인물에 대해서 본다면 분명 "제비"가 맞다. 그러나 좀 더 깊이있게 [풍식]을 들여다보면 "제비"가 아니라 진정으로 행복을 전하는 "행복의 전령사"이자 "예술가"로 비춰진다.

[풍식]은 그저 춤을 추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춤을 추었던 것이고, 춤을 추기 위해선 파트너가 필요했으며 진정으로 춤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여성들과 춤을 추었던 것뿐이다. 물론 춤을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말이다. [풍식]이 5년이란 세월동안 각 춤의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제대로 된 춤을 연마하는 과정을 보게 되면 하나같이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는데, 그 이유의 대한 해답은 [풍식]에게서 찾을 수 있다.

세상사람들 모두가 춤을 추는 사람을 "제비"로 몰았다. 자신들의 마음을 몰라주었던 세상 사람들을 피해 부랑아 생활을 하거나, 깊은 산중 암자에 들어가거나, 손녀에게 춤 기술을 전수하는 삶을 사는 이유가 바로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춤쟁이"들이 대접을 못 받게 된 이유는 진짜 "제비"들이 물을 흐려놨고, 그 "제비"들로 인해 파탄난 가정이 엄청나게 많았기에 그들의 눈을 피해 양지가 아닌 음지에서 근근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도 무도장이란 곳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낮이면 중년부인들이 몰려들고 잘 빼입은 중년 남자들이 부인들을 맞이한다. 무도장에 간 중년부인들을 보면 바람이 낫다고 생각되고, 무도장에 있는 남자들을 보면 전부 제비 같아 보인다. 카바레를 가보아도 똑같은 시선으로 쳐다보게 된다. 무슨 퇴폐업소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필자의 사고가 어쩌면 춤에 대해서 진정으로 모르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춤"은 고품격스러운 사교댄스가 아닌 남녀가 엉켜붙어 추는 그냥 "춤"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사교댄스라 불리웠던 명칭이 이젠 "댄스 스포츠"란 명칭으로 바뀌었고, 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하다. 이젠 나이트 댄스도 가르친다.

헐리웃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무도회장에서의 춤은 남녀 한 쌍이 추는 형식의 춤으로 모던(왈츠, 탱고, 퀵스텝, 폭스트롯, 비엔나 왈츠)과 라틴계열(자이브, 룸바, 차차차, 파소도블레, 삼바)의 댄스이다. 서양인들은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춤을 추었고, 파티장에서 참석한 손님들과도 춤을 춘다. 생활 속에 춤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들의 문화와 참으로 다른 우리네 문화는 솔직히 별반 차이가 없지만, 사회 문제의 충격이 컸던 탓으로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필자가 지금까지 영화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춤"에 대한 것에 포인트를 주었던 것은 현재 우리네가 느끼고 있는 "춤"에 대한 선입견을 짚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선입견이 사라져야한다고 외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춤을 추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과 자신이 제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을 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출의 변을 밝힌 감독의 의중이 조금은 의아했으며, 한국 문화내에 춤이 대접받는 것은 발레나 현대무용, 고전무용 같은 것만이 인정받기 때문이다.

춤은 곧 바람이다. 그래서 우린 춤바람이라고 한다. 춤으로 최고가 되어 예술가로 인정받기에 아직도 험난한 사회이다. 춤은 곧 예술이란 등식보다는 춤은 곧 바람이란 등식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행복하게 춤을 추는 [박풍식]을 이해할지 의문으로 남는다. 또한 "한 곡 추시겠습니까..?란 말을 건넬 수 있는 무도장에 과연 드나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참고로 무도장에 출입할 경우 "제비"를 조심해야 하지만, 특이나 "꽃뱀"을 조심하세요..^^;;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50자평: 춤은 곧 예술이란 등식보다는 춤은 곧 바람이란 등식이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거참 모를 일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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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전설(2004, Dance with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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