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겠지만...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는 늘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대중은 기대한다...
얼마만큼 더 과격해질것이냐를... 하지만 <사마리아>는 상당히 부드럽다... 불행과 복수보다는 행복한 틀을 짜아낸다...
원조교제라는 키워드를 접했을때. 일본영화 <바운스>가 떠올랐다... 물론 키워드만 같았을뿐 전혀 다른 전개였지만....
여진(곽지민)과 재영(한여름)은 연인에 가까운 친구다...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곳에 다다르는 과정과 생각은 너무나 다르다...
"그냥 섹스만 하는건 너무 삭막하잖아..." 여진은 그런 재영의 말이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그리고 몸을 파는 재영이 아닌 여진의 정신적 부담은... 점점더 중압감을 만들어간다...
그런 여진의 정신적 중압감은 재영의 죽음에 의해... 극도로 치닷게 된다...
사람은 무언가 끝을 보아야 변한다는 말이 있다... 여진은 재영의 죽음과 자신이 버린 처녀성에서 느낀것... 그 이질적이었던 재영의 가치관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여진의 행동에서 느낄수 있었던건... 단순히 받은것을 돌려준다는 의미를 넘어선...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재영에 대한 이해와 동화였다...
여진은 재영과 관계를 했던 남자들을 역순으로 찾아간다... 그들과 관계를 갖고 그들에게 돈을 돌려주며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는 남자들의 시선... 그리고 막연히 다가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
<사마리아>에서 용서를 구하는건 남자였고... 그 용서를 얻어내는건 상처받은 영혼을 짊어진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지 못하는 한 아버지(영기-이얼)가 존재한다...
확실히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는 과격한 스타일이 많았다... <사마리아>역시 그 스타일이 안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순화가 되었다고나 해야할까??
원조교제라는 키워드를 가지지만... 노출도 높은 섹스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영기의 복수도 눈에 띄게 잔인하지 않다... 라스트씬으로 치닫을때 역시 영기의 선택은 너무나 힘겹기만 하다...
영기는 자신의 딸 여진을 바라보며... 그리고 그 주위의 남자들을 바라보며... 단지 울부짖을수 밖에 없었다...
사람은 우구나 부수어 없앨수 있는것을 지니고 있다... 개개인에 따라 그 규모가 다를뿐이다...
여진과 재영, 그리고 영기... 그 셋은 서로가 부수어 버릴수 있었던것에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그것이 부수어 지면서 상처를 남기는건... 결국 자신과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이다...
누구나 그렇듯 사람은 구원을 바란다... 아니 구원보다는 행복한 이 순간이 그대로 멈춰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바램은 라스트에 나오는 여진에 꿈에 그대로 비춰진다... 약간은 과격하지만 그런 그 꿈이 어떤 의미로는 구원이 아닐까....
세상엔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런 자들을 구원할수 있는 존재도 없다... 자신의 편견에 모든걸 의지하고 자신의 이념과 반대되는 것은 악이라 정한다...
"너희중에 죄없는자 돌로 쳐라..."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죄의 유무를 떠나... 그 죄의 깊이를 생각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마리아>는 그런 편견에 비수를 던지며... 김기덕 감독님 자신이 바라는 구원과... 세상에 바라는 구원을 둘다 보여준다...
하지만 진정 김기덕 감독님이 바라는 구원이란건... 약간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것이 아닐까... 현실과의 다분한 거리감이 느껴지는건 나뿐일까...
많은 변화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역시나 김기덕 감독님 답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꾸준한 시각이 있었기에 이번의 영애도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역시 대중적인 영화는 아닌듯 싶다... 하지만 <사마리아>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영화다...
많이 순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보시리라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으신분들에겐 권유하기가 좀 그렇네요...
날씨가 풀린다더니... 도로 바람이 쌩쌩 날리고 있네요... ㅡㅡ;; 대체 어디 장단에 음을 맞추어야 할지 ㅡㅡ;; 다들 건강 챙기시구요~~~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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