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난다 홍반장.... 짱가의 주제곡보다 먼저 머리에 떠오른건 '정말 제목 한번 길다'였습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느낌이라면... '그냥 그런 코미디 영화겠구나'란 생각과... <싱글즈>에서 보여주었던 두 배우(김주혁, 엄정화)의 열연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트레일러에서 보여주었던 '홍반장의 과거를 밝혀라!!' 대한 궁금증.... 글쎄요.. 영화를 보는 내내 맘편히 웃을수만은 없었던것 같네요...
무뚝뚝한 홍반장(김주혁)과 존심 강한 치과의사(엄정화)... 두사람이 보여주는 남자와 여자라는 의미는... 이미 오랜시절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남성우월주의 사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치과의사.... 똑똑하고 외모도 받쳐주지만... 나이는 많고 변변한 남자친구도 없음...
홍반장... 털털한 성격과 준수한 외모... 특정 직업은 없지만 다방면에 능함...
확실히 시대는 변해 가고 있지만... 아직도 과거 가부장적요소에서 바라는 만능 홍반장의 이미지를 사람들은 바랍니다... 남자이기에 뭐든지 할 수 있고, 대부분을 참아내야 하는....
그 반면 치과의사는 그 직함을 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하지만 강인한 여성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네요... 최후의 최후가 되어도 여성에게 남는건 자존심뿐이라는...
"백수건달과 여의사... 봉잡은거 아냐??" 이 말에 고개를 저으며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설정 역시 '여자는 시집만 잘가면 돼'라는 말을 뒤집는 것처럼 들리더군요...
홍반장은 만능 엔터테이너 입니다... 부동산, 가수, 편의점 알바, 택배, 영화의 제목처럼 적재적소에 나타나게 되는 히어로입니다... 그 반면 치과의사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였기에... 옹졸하고 이상한 여자라는 낙인이 찍혀 여러곳에서 외면을 당하게 되는 시대에 외면받는 여성입니다...
여성차별... 확실히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깊은 뿌리가 뽑히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희롱을 당하고도 말한마디 못하고... 차 사고를 당해도 목소리 큰 남정네들이 이기는 현실... 결국 그런 문제에 대한 해결점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내야 겠죠...
"난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야..." 홍반장은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치과의사를 도와줍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대답이지만... 그렇게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홍반장이 단순한 참견쟁이이기 때문에?? 그냥 치과 의사에게 호감이 생겨서?? 사람이 사람을 도와줄때는 여러가지 이유를 만들수가 있습니다...
타산적인 계산없이 누군가를 도와줄수 있다면... 자존심따위는 버린채 솔직하게 대할수 있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점을 말하고자 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땅에다 두면 도망가지 않을것 같아서..." 문득 이런 말이 생각이 나네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섞여있을때는 이기적이 되어야해...
이기적이라는 말... 참 듣기 싫은 말이지만 사람은 때로는 이기적이 되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잃어버릴것이 너무나 크다면 말이죠...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느낀것처럼 <..홍반장>도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서로를 닮아가는 모습도 보기가 좋았구요... 하지만 추측이 아닌 확실한 결말마저 바라는건 제 욕심일까요...
<...홍반장>은 짧은 시간에 많이 웃게 만들고...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정확한 답을 보여주는건 아니지만.... 아마도 그 답은 관객들이 찾아주길 바라는것처럼 보이더군요...
볼만한 영화를 만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두배우의 팬이시거나 괜찮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싶었던 분들에게는 추천입니다... 그 반대로 두 배우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나... 남성 우월주의, 여성편협주의 등등이 싫으신 분들에게는 비추천입니다...
꽃샘추위덕에 어디는 눈이 내린다고 하고... 다들 몸이 도로 움추려 드셨을것 같네요~~~ 몸은 움츠려들어도 마음만은 활기차게~~~ 그런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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