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견탤런트 전원주가 안테나를 들고서 지붕위를 뛰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하며 예전 만화영화 [짱가]의 주제곡이 흐르던 우스꽝스러운 광고가 크게 히트를 쳤다.전원주의 모습이 상당히 코믹해서 이기도 하지만 [짱가] 주제곡의 재미있는 가사 또한 인상깊었다.역시 그 가사가 제목이기도 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홍반장]은 제목 그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홍반장의 모습을 통해 웃음을 전달한다.만화영화 속 짱가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기 위해 나타난다면 영화 [홍반장]의 홍반장은 작은 어촌마을을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며 간섭이란 간섭은 다하고, 일이란 일은 다 하는 그야말로 "일당 5만원짜리 동네 잡부" 수준의 반장이다.[홍반장]은 독특한 제목처럼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신인감독 강석범의 참신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또한 한창 영화를 통해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엄정화와 김주혁의 코믹연기와 호흡은 영화를 보는내내 유쾌한 웃음을 짓도록 해줄 것이다.
욱 하는 성격에 사직서를 내고 외딴 어촌 마을에서 치과를 차리려는 혜진에게 그야말로 황당한 한 사람이 나타났으니 영화의 제목처럼 "어디선가 누군가에 틀림없이" 나타나는 홍두식,일명 홍반장이다.건물도 달랑 두군데 소개시켜주곤 복비를 챙겨주는 복덕방 소개인부터 혜진의 치과 인테리어까지 담당한 도배사까지 홍반장은 그야말로 동네의 모든일을 주관하는 "만능 일꾼"이다.게으르고 나태한 혜진의 모습이 불만인 홍반장과 일상이 우울하기만 한 혜진은 만나기만 하면 티걱태걱 하는 그야말로 원수같은 존재이다.그렇지만 이 둘이 절대 피할 수 없는건 바로 두식은 동네 어디에서든 틀림없이 보이는 그런 홍반장이기 때문이다.[홍반장]이 보여주는 웃음은 상당히 황당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마치 제목을 그대로 나타내는 듯한 홍반장의 신출귀몰한 등장들은 보는내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해준다.중국집 배달원부터 편의점 알바생,택배사 직원,마을 청소 반장까지 그야말로 동네와 관련된 모든일들은 홍반장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홍반장은 언제 어디서든 꼭 나타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마치 위험에 처한 주인공을 언제든 구하러 등장하는 수호신처럼 홍반장 역시 혜진이 위기에 처할때면 매번 등장하면서 점차 혜진의 마을을 열게 한다.[홍반장]은 지저분한 저질 유머나 유치한 과장개그가 아닌 개성있는 캐릭터와 아기자기 한 에피소드들로 잔잔한 실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이다.매번 사고만 치는 혜진이나 그런 혜진의 뒷처리를 일일이 해주며 동네 이일저일에 관여하는 홍반장이 보여주는 일상적인 유머와 황당한 사건들은 웃지 않고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홍반장]은 신인감독이 보여주는 참신한 연출과 유머가 신선하게 와닿는 영화이다.아마도 [홍반장]의 패러디 예고편을 보면서 웃지 않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영화 역시 예고편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엿보인다.언제 어디에서 불쑥 나타는 홍반장이라는 캐릭터는 그야말로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볼거리마저 제공해 준다.때론 중국집 배달원으로, 때론 라이브 카페 가수 등으로 매번 바뀌는 그의 직업은 거의 변신에 가까울 지경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런 갑작스런 홍반장의 등장만큼이나 불쑥불쑥 예상치 못하게 보여지는 에피소들 또한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갑작스럽게 액션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코믹함을 자극하기도 하는 것, 바로 이러한 당황스러움이 바로 영화 [홍반장]이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웃음을 주는 요소인것이다.그렇지만 다소 아쉬운 것은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지는 전개와 밋밋한 결말이다.영화 내내 티걱태걱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로 재미있는 로맨스를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갑작스럽게 급변하는 홍반장과 혜진의 관계라든지, 시종일관 코믹한 분위기와는 달리 그저 뻔한 로맨스 영화같은 결말은 다소 아쉬운 느낌마저 줄 것이다.영화 내내 보여주었던 홍반장과 혜진의 개성 강한 성격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둘의 로맨스 역시 아기자기하게 마무리 지었으면 조금 더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홍반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김주혁과 엄정화의 연기일 것이다.초창기 작품을 통해서는 배우라기 보다 중견배우 김무생의 아들로 더욱 잘 알려져 있던 김주혁은 이제 [홍반장]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연기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이미 [싱글즈]에서 조금은 건방지기도 하지만 너무도 귀여운 푼수 캐릭터를 연기한 김주혁은 [홍반장]을 통해 특유의 얄미운 어투와 황당하기 까지 한 뻔뻔함을 가진 홍반장이란 캐릭터를 맛깔나게 연기하고 있다.기존에 가지고 있던 딱딱하고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김주혁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통해 다시 한번 김주혁의 새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젠 연기자로서 확실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엄정화 역시 개성있는 캐릭터를 통해 또다시 엄정화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통해 연기에 호평을 받은 엄정화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다시금 연기자로서 전성기를 보여주고 있다.[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남편과 애인 사이를 오가며 아슬한 생활을 하던 연희와 [싱글즈]에서 남자보다 더 통 크고, 당당한 동미라는 캐릭터는 이제 엄정화의 캐릭터가 되었다고 할만큼 엄정화만의 연기로 확실하게 표현해냈고,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홍반장]에서의 실수많고 덜렁대기만 하는 혜진 역시 푼수같지만 귀여운 노처녀로서의 이미지를 유쾌하게 연기해 내면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무엇보다 [홍반장]의 매력은 엄정화와 김주혁의 감칠맛나는 연기 호흡이다.단 한 장면도 만나지 못했던 [싱글즈]와는 반대로 [홍반장]에서는 심할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는 홍반장과 혜진의 모습을 통해 코믹하고 재미있는 연기적인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푼수간호사 김가연이나 혜진의 엽기적인 아버지 기주봉 등 감칠맛나는 조연들의 등장도 영화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더해준다.
매번 들을때마다 마치 누군가가 등장할 것 같은 느낌의 노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의 느낌처럼 [홍반장] 역시 그런 느낌의 제목을 적절히 살려주고 있다.그야말로 동네 여기저기서 등장하여 혜진을 황당하게 하는 홍반장의 모습처럼 영화 [홍반장]의 재미는 다양한 직업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홍반장의 변신일 것이다.언제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으로 홍반장이 등장하는지 찾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내내 웃음을 잃지 않게 해준다.또한 요즘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들이 과장되고 지저분한 유머들로써 다소 억지스러운 재미를 전달하는데 비해 [홍반장]이 보여주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코믹한 에피소들로 하여금 밝고 유쾌한 웃음보를 터지게 해주는 것이다.그리고 엄정화와 김주혁이 보여주는 재미있고, 엽기적인 커플의 모습을 통해 두 배우의 색다른 모습까지 발견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홍반장]인 것이다.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그 이름만 들어도 관객들을 웃게 만들어줄 "홍반장"의 영화 속 다양한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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