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에 실망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영화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는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강우석 감독이 실미도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조금은 가볍게, 그리고 지나치게 감동으로만 몰고 가버린 이 영화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같은 실화를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 과 비교해도 작품성이나 영화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악평들이 몹시도 실망스럽다.
"단지 재미가 없다" , "화려한 액션이 없다.", "어차피 범죄자들인데 모..", "범죄자, 군인들의 반란을 지나치게 미화시켰다." , "별 알아도 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로 영화를 만드네.."
한마디로 이런 악평을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누릴 가치가 없다.
맞다. 그들은 범죄자들이다. 살인범, 강간범 등...그러나 흉악범에게도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존엄, 인권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미도에서 그들은 인간이하의 훈련과 취급을 받았고 그들의 앞날에 대한 조금의 예상도 할 수 없었으며 나중에는 무장공비로 세상에 알려져 무참히 죽어갔다. 살아남은 몇몇은 사형선고를 받고 이례적으로 빠른 사형집행을 당했다.
범죄자라 하여 국가에서 마음대로 처벌하고 이용하고 제거해도 된다는 당신들의 생각이 놀랍다. 어차피 죄지은 놈들인데라고 하며.....민주주의하에서는 그 어떤 흉악범도 두번 처벌하지 않는다. 또한 재판없이 처벌하지도 않으며 형법전에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이런 조금은 지나쳐 보이는 범죄자에 대한 배려와 생각들이 우리들이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되어지는 것을 막는다. 또 설령 우리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그 이상의 처벌과 대우를 받는 것을 막아준다.
그리고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말도 꺼낼 수 없었던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이런 아픈 과거에 그리 화려한 액션과 재미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씁쓸하기 그지없다. 다큐로 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한번은 봐야할 소재아닌가. 화려한 액션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또 알지 못해도 될 사건이였다고 말한다면, 이러한 사건이 자행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지금 당신들이 마음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 인권도 존재하지 않을 것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실미도라는 가슴아픈 사건이 있었고 지금 우리가 영화를 통해 그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를 생각해 주길 바란다. 화련한 액션과 재미는 좀 없어도 그리고 감독이 만든 영화가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실미도란 소재에 어설픈 오락성과 억지 눈물을 가미시킨 강우석 감독이 원망스럽다. 이런 영화 자체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위의 악평들은 정말 아닌것 같다. 좋은 시대에 태어난 생각없는 이들의 불평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이라기 보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꼇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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