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토이치>를 처음 접한 건 필름2.0의 기사에서 였다.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ㆍ기타노 다케시,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 영화가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자토이치>를 보려고 했으나 결국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초에 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뻐 했었다.
드디어 시작된 <자토이치>, 홍보문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처럼 이 영화는 기타노 다케시의 '오락 영화' 였다. 그렇다면 예술, 오락영화의 경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난해한 영화는 예술영화이고 대중이 공감하는 영화는 오락영화 인가? 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내 자신조차 어떠한 정의를 내릴 수 없으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영진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술영화 전용관 사업 중에서 예술영화라고 인정 받은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 <지구를 지켜라>이고 흥행에 성공한 <살인의 추억>, <바람난 가족>은 불가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자 그럼 영화 예기를 해보자 <자토이치>는 홍콩 무협영화, 우리나라 고전 소설처럼 '권선징악'의 구도를 취하고 있다. '악당은 언젠가 벌을 받고 의인은 어려움과 시련을 딛고 복수에 성공을 한다.'라는 그러나 주인공인 자토이치는 천하무적이다.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토이치의 합에 의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진다. 그는 별 어려움 없이 마을을 구하고, 게이샤 자매의 복수를 한다.
<자토이치>에서의 당혹스러움은 자토이치의 단 한번의 합에의해 악당들의 피가 용솟음 치는 것이다. 일본 사무라이 영화들은 거의 이러한 형식을 취하는데 그러한 것을 보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자토이치>에서는 기나노 다케시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냉소적인 모습과 곳곳에 포진해 있는 웃음의 코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자토이치>는 전체가 하나이고 하나가 전체인 것처럼 모든 코드의 동일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토이치가 영화의 처음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동일하다는 것에서 연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자토이치>는 오락영화로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러나 작품성이 있다고는 내 자신도 차마 말할 수 없으리라. 그만큼 <자토이치>는 재미로 무장이 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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