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8월 23일, 군복을 입은 신원을 알 수 없는 23명의 무장요원이 실미도에서 배를 타고 인천에서 건너와 송도에서 시내버스를 탈취해 인질들과 함께 서울로 진입한 사건이 있다. 허나 그들은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군경과의 대치 끝에 수류탄으로 자폭해 버렸다. 정부에서는 그들을 무장공비라고 발표했지만 그 날 오후, 다시 군특수부대원으로 정정한 일이 있다.
사실 그들은 1968년 1월 21일, 북한 특수부대대원 31명이 박정희를 사살하기 위해 청화대를 엄습하는 일명, 김신조 사건으로 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북한에게 똑같이 보복하기 위해서 주석궁에 침범, 김일성의 목을 따오는 것이 그들의 창설 목적이자 동기이다. 하지만 북한과의 화해모드가 조성되면서 결국 그들은 존재해서는 안될 이들로 고립되어 버렸다.
[실미도]의 기본 모티브는 과거의 그 사건에서 반영한 것이다. 물론 인물이나 마지막 자폭 씬 같은 경우는 허구로 변형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사실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실미도에서 고된 훈련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나 그 에피소드 속에서 나타나는 그들만의 의리, 더 나아가 기관병들과의 의리, 그리고 결국 서로가 살기 위해 서로의 적으로 대치하는 장면이나 마지막 자폭 씬은 충분히 재미와 눈물을 자아낼 만큼 감동과 여운을 주기엔 충분하다. 그리고 시대상황에 맞게 약간 어색한 화면 색채는 좀 촌스러운 면도 있지만 강우석 감독의 말대로 오히려 그 시대상황을 잘 표현한 듯 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실제로 실미도의 대원들은 정말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보여주는 훈련들은 구타를 제외하고 일부 보호장치가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일개 유격훈련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 약간의 사실성은 줄어든 듯 하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인 설경구나 안성기가 연기하고 있지만은 사실 그보다는 원희 역을 맡은 임원희나 한상필 역을 맡은 정재영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설경구와 안성기는 주요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죽어있는 듯 하다. 또한 그들을 너무 영웅시하는 경향도 있다. 사실 그들은 전과자이며 죄 없이 오직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던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이며 그들의 의지를 표출하려 하지만... 물론 그들이 억울한 면도 있다지만 그래도 그들을 영웅시하며 극적으로 표출해내는 것은 옳지 못하긴 하나 그저 과거의 한 사실을 소재로 한 허구성을 지닌 영화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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