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발루는 미국이 낳은 특출난 형제감독 코엔형제에 비견될만한 프랑스의 쥬네형제 감독의 영화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이미지를 합쳐 놓은 듯한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거기다가 희망과 미래의 꿈의 섬이자 파라다이스인 투발루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의 이야기와 여관에 투숙하는 구스타프라는 절름발이 퇴물선장의 등장은 보물섬의 줄거리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영화의 독특한 판타스틱 한 분위기로 보아서 프랑스 영화임을 알 수 있는데 영화의 분위기와 풍자적 메시지 및 판타스틱적인 이미지를 볼 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위의 열거한 델리카트슨 사람들이나 잃어버린 아이들의 세계를 만든 감독인 쥬네 형제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음이 짐작되며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주연한 드니 라방의 순수한 청년의 역할은 그의 이미지에 딱 맞는 적절한 캐스팅이었다고 보여진다.. 영화 투발루는 처음 오프닝 장면에 등장하는 우스꽝스러운 새의 등장에서 이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유머와 재치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데 처음의 화면전개는 평범한 관객들이 이해하기에는 의문을 제기할 만큼 어렵게 진행되다가 영화가 진행될수록 영화의 맛이 우러나는 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엽기적인 코믹성이 흐르는 블랙코미디장르로 구별하기에는 단정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와 상징성이 보여지는 영화로서 델리카트슨 사람들이후로 형성된 프랑스 판타스틱 영화 매니아 층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영화로 생각된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과거유산과 관습의 대표적 상징은 장님인 아버지 그리고 수영장 이용료대신 쓸모 없는 단추도 받아주는 마음 넉넉한 어머니와 꾸려나가는 여관 겸 수영장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수영장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소중한 과거의 가치를 상징하며 그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동경의 대상은 임페리얼이라 불리 우는 수영장의 온도를 조절하고 물을 공급하는 증기기관이다. 이 증기 기관이야 말로 보존되어지고 지켜져야 할 과거 유산의 핵심으로서 나중에 주인공이 여자친구와 환상의 섬 투발루를 찾아 떠나는데 동력원이 되며 투발루와 주인공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희망의 상징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로 표현된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인물들의 성격을 살펴보면 장님인 아버지의 상징성은 과거의 영광과 자기만족에 빠져 급변하는 현대화의 물결속에 도태되어 자기만의 벽을 쌓고 살아가는 인물이기에 장님으로 설정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형 그레고리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과거유산의 파괴와 과학과 기술의 맹신에 빠진 현대화의 메마른 인간형으로 설정되어 삭막한 현대의 도시인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 외에 어머니는 퇴락해가는 과거의 유산을 안고 가는 과거의 망령으로서 결국엔 하나 남은 유산인 낡은 녹음기를 가지고 사라져 가는 과거의 암영으로 비추어지고 있고 여자 주인공 에바는 주인공 안톤에게 투발루라는 잃어버린 과거의 존재적 가치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꿈속의 이상향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주인공이 집안에서 나와 처음으로 밖을 향해 발을 딛을 수 있도록 용기와 방향을 제시하는 인도자의 역할로 설정되어 있다. 여기서 보여지는 각인물의 상징성 이외에도 주인공이 에바를 쫓아갈 때 나타났던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규격화된 질서의 흐름아래 비규격화된 현대화의 흐름에 뒤쳐진 인물들을 소외시키고 있는 현대 문명의 규격화된 질서를 풍자하며 그레고리가 신고있는 번쩍이는 구두와 안톤이 신고있는 슬리퍼의 비교된 상징성을 통해 현대화가 야기한 빈부격차의 상징성 그리고 최신식 기계와 기술로 수영장의 모습도 변해야 한다며 그레고리가 들여왔던 수영장 이용료 검표기는 현대 물질문명의 존재를 딱딱한 기계의 괴상한 모습으로 표현하며 결국엔 하나의 고철밖에 될 수 없는 결과로서 과학과 기술로 만들어진 최신기술의 집합체적 존재가 인간에게 결코 유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경찰을 때려눕히고 경찰로 변장한 그레고리와 검시관을 때려눕히고 검시관으로 변장한 경찰의 배꼽 잡는 장면 전개는 흡사 무성영화시대의 주인공인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 시대나 모던 타임즈를 보는 듯 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여자주인공 에바가 수영장에서 전라의 모습으로 물고기와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은 인간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 호완적인 연관성을 아름다운 유영장면을 통해서 상징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장면이었다. 끝으로 투발루가 영화로서 우리에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감히 추론해본다면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나 제임스 힐튼의 소설에 등장하는 샹그리라 이후 인류가 끝없이 꿈꾸어 왔던 파라다이스에 대해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스웨덴의 여성문화인류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라는 책에 나오듯이 티벳의 라다크라는 지방에서 작가가 꿈꾸는 현실의 이상향 이야기처럼 현대화와 과학이라는 이름아래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과거의 위대한 유산들을 보존하고 유지하려면 투발루라는 이상향의 섬을 향해 가는 주인공들의 상징성처럼 과거의 소중한 유산 임페리얼이 투발루로 향하는 다리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현대화와 기술문명의 파고아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이상향을 위해 인간들이 노력해야 할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