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점은, 아마도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것이 실미도라고 하는 특정 공간과 시간이라는 거대한 플롯이 있을 뿐이지, 이야기라는 것속에 개인의 캐릭터가 살기에 너무 약했기 때문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플롯 자체가 아주 훌륭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있지 못하고 죽어있는 캐릭터들을 대신할만큼 플롯이 그렇게 강하다는 인상도 아니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삽입된 코믹한 상황도 그렇고 후반부에서 짐승같던 그들이 청와대로 총을 돌이키는 상황도 그렇고, 감독이 너무 쉽고 감상적으로 빠진게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그들은 누구이며, 그 강한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단지 사회에 쓰레기 같은 사형수들이었고, 국가라는 거대 권력에 의해서 단지 다시 새롭게 살 수 있다라는 것에목숨을 걸었던 이들... 어떤 캐릭터도 캐릭터다움보다 단지 상황만 있을 뿐이었죠. 그래서 설경구가 맡은 캐릭터를 살리고자 아마도, 연좌제라고 하는 시대의 비극적인 산물을 덮어 씌우려고 했던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그것도 너무 힘에 부쳐보이더군요. 플롯 중심의 영화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은 결국 상황만 있을뿐 그곳에서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 무엇 때문에 절규하는 이들. 그는 누구인가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죠. " 인생은 아름다워' ' 어바웃 슈미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는 캐릭터들 말이죠. 아니 멀리 아니더라도 우리가 그렇게 격찬하는 " 살인의 추억", " 올드보이"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이유는 아마도 그토록 범인을 잡기 위해 집착하던 형사, 복수라는 것에 자신의 삶을 바쳐버려야 했고, 그토록 집착하게 되는, 복수라는 것이 끝났을 때 삶이라는 건 이제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가. 삶이라는게 대체 얼마나 자비로워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던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아닐까요.
물론, 실미도라고 하는 이름없이 사라져간 이들의 특성이 있었지만 이 영화가 조금 더 힘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힘이 실리지 못했던 이유는 역시 캐릭터의 부재!
마치 국가라는 거대한 괴물앞에 희생되어진 실미도 대원들의 이야기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