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단란한 한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17세의 딸과 무뚝뚝해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장이 있는 한 가정.. 그러나 17세의 소녀가 시작하면서 말하는 나레이션에서 무언가 이 잔잔한 가정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소녀의 실연과 어머니의 입원..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 변화-소녀의 실연과 입원-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로 돌아간다. 일반적인 인식상 초점을 맞추게 되는 '현재'의 그 변화가 아니라 '과거'로 .. 게다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잊혀진 첫사랑의 사람을..추억을 찾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거지? 라면서 의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검사와 좋아보이지 않는 결과들에.. 이상하게도 침착한 어머니 '시즈에'... 죽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부정,분노,등의 단계를 뛰어 넘어 죽음을 '수용'하는 모습을 아니..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모습..
영화에서 바라는 것은 사실 어머니의 20년 전 첫사랑을 찾아서 생길 수 있는 무언가 '특별한 일'(재회의 설레임이나 극적인 사랑고백 등)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일을 예상해 볼만한 관객들의 심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는 길게 서술해 가면서 재회 장면 순간은 어색하고.. 뭔가 이게 정답이 아닌데..라는 느낌을 주다가.. 마지막 부분 어머니의 편지에 나오는 벚꽃나무에서 만나는 3명의 사람을 통해 감독이 바라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 첫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세상을 떠나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이 단란한 가정의 행복과 추억을 가지고 떠나는 것이 현실에서의 가장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시즈에'에게 있어서나 '후지키'에게 있어서나.. 그리고 실연을 당했다고 처음 나레이션에만 나오고 말았던 '사토카'의 사랑이나..
부치지도 못하는 편지를 써서 그것을 오르골 속에 간직하고.. 받고 싶었던 편지지만..듣고 싶엇던 말이지만 듣지 못하고 주저하면서 망설이기만 했던 과거의 '첫사랑' 보다.. 그런 사랑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는 실패하고 싶지 않은 '시즈에'와 '후지키'의 각자의 가족에 대한 '현실의 사랑' 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