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온 시간 새벽 2시.. 결국 '매트릭스'란 거대한 하나의 트랜드는.. 밤 11시에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모았으며, 그들에게 2시간 동안의 긴 설교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일단 본 사람들과의 얘기는 아래에다 스포일러 경고 뒤에 쓰기로 하고.. 우선 안 본 분들을 위해 조금 말해보도록 하자..
음.. '매트릭스2 리로디드'를 보고 실망하신 분이라면.. "3편을 보고 후련해졌다."거나, "전부 보고나니 내가 생각을 잘못한거다. 무지 재미있는 영화였다.." 이런 식의 말은 나올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더 실망하실듯..
그렇다면 "전편이 볼만했다. 이번편도 기대된다."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반은 실망하실거구.. 반은 열광이 아니라 고민하실거다.. (왜 고민하냐구? 마지막 결말까지도 만만히 해석되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고민에 빠진 사람 중 하나이다..) 즉.. 1편에 열광했던 사람들 전체중 약 1/4 만이 남게되는 효과라고 봐야할듯..
3편은 하나의 긴 설교이다.. 예를 들어 A가 시적인 글을 하나 이야기 했다고 하자.. 사람들이 그의 글에 관심을 가졌다.. 그의 글에 열광하며 설명해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으로 A는 사람들에게 긴 설교를 시작한다..
설교 역시 시처럼 상당히 애매모호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처음 말했던 글보다는 조금 더 명확히 무언가를 보여주며.. 그렇기 때문에 역효과로, 그 무언가를 조금 알았더니 처음 기대와 달라 실망한 사람들.. 그리고 그 애매모호하고 복잡한게 싫어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생기고.. 반대로 그 무언가를 더 알아내고 싶어 남아있는 사람들이 생기는 현상..
내가 3편을 보고 느낀 점이 이거다.. 3편은 초반부터 약간 지루할 수 있는 설명을 해나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액션은 CG가 엄청나게 많아졌고, 1편에서 느꼈던 액션 스타일은 '메로빙지언'을 만나러 갈 때랑 거의 마지막에 잠깐..)
1편에 느꼈던 애매모호함에서 점점 벗어나는 느낌은 들었으나.. 1편에서 느꼈던 열광은 그만큼 줄었으며, 그로 인해 '매트릭스'에 열광했던 사람들 중 일부를 떨어져나가게 한 결과가 되었다..
그렇다면 가정 한가지.. 2,3편을 만들지 않았다면? 그만큼 '매트릭스'의 애매모호함에 열광하는 사람은 더 많았겠지만.. 그랬다면 그만큼 자신들의 생각을 설교하고 싶었던 워쇼스키 형제의 노력이 실패였을거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구.. 나쁘게 보자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일거다..)
나는.. 마지막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었다.. 굳이 뭔가 더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나,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도 아니고.. 크레딧에 올라가는 사람들의 이름을 보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냥 앉아있었는데.. 크레딧 거의 끝부분에 그런 말이 나온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분들,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한다.. 당신들로 인하여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영어가 딸려서, 그리고 워낙 순식간에 올라가서.. 정확한건 아니다..^-^;)
어쨋든 내가 보고나서 해줄 얘기는.. 3편 자체로써 영화는 그냥 그랬다.. 1,2편과의 연결, 그 속에서 나오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괜찮은 영화였다.. 3편도 2편처럼 처음 봤을 때보다 보면 볼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가 있는 영화가 될듯..
이제 스포일러를 시작할까 한다.. 이번 스포일러는 솔직히 봐도 큰 차이는 없다.. 영화를 보기 전에 본다고 영화가 더 재미없진 않을 것이고, 영화를 본 후에 봤다고 보기 전에 보지 않은걸 후회할 일은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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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 봐서는 정확한 의미를 짚어내기가 어렵다..
단지 생각나는 것 몇개만 나열해본다..
1. '니오베', '키드', '세라프' 등 2편의 주변인물의 비중이 대폭 강화되었다.. 특히, 1편부터 보아왔던 '스미스 요원'은 주인공과 맞먹는다..
2. '메로빙지언'은 여전히 말이 많았고 '페르세포네'는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3. 문제의 게이바 장면.. 나온다.. 물론 별 무리없이..
4. 아쉽게도 '트윈스'는 나오지 않는다.. '트레인맨'이 나온다..
5. "글로리아 포스터"의 죽음으로 걱정되던 '오라클'의 역할을, 나름대로 재치있게 넘어갔다..
6. 마지막 결투 장면은 "인정사정 볼것없다"랑 "영웅"이 떠올랐다.. 단, 파워가 다를 뿐이다..
7. 물방울을 표현한 장면.. 특히 네오와 스미스 요원이 부딪힐 때 분산되는 물방울은 환상적이다..
8. 뜻밖의 결말은 아니며, 의미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등등..
일단 결과론적인 얘기부터 해보고 싶다.. 2편에서 네오는 소스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지 않고, 트리니티를 구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결국 3편의 끝부분에서 자신의 희생을 통해 스미스 요원을 제거한 후에 소스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그때 돌아가지 않은 선택을 통하여 얻은 결과는? (어떻게 보면 결과와 상관없이 2편에서의 선택은 개인적인 이유라고 볼 수도 있겠다..)
1. 트리니티에게 죽기 전에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를 줬다.. (근데 난 솔직히 네오와 트리니티의 사랑은 와닿지 않더라..)
2. 2편에서 그냥 소스로 돌아갔다면.. 스미스 요원이 기계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지 못했을 것이다.. 즉, 버그가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을 막았다..
3. 또한 기계는 시온을 장악했을 것이다.. 시온의 장악을 저지하고 깨어있는 사람들의 전멸을 막았다..
4. '매트릭스'의 세계는 사람들까지 모두 리부팅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계 세계를 스미스 요원으로부터 지켜준 네오의 희생의 대가로.. 아키텍쳐는 환경만 리부팅 하였으며, 매트릭스의 사람들을 풀어줄 것을 약속한다.. (즉, '아키텍쳐=기계핵심부의 코드'라고 생각된다..)
등등 이다.. 한번 봐서는 이 이상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 이 이상의 내용은 좀 더 보고, 사람들과 많이 대화를 해봐야겠다..
재미없다고 생각하거나, 영화를 해석하는데 포기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같이 동참해줬으면 한다.. 그럼 이만..
ps. 보다 자세한 해석판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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