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앤 레오폴드> - 백 투더 퓨처의 각본 속에 러브스토리가 결합된 영화. 다만 맥라이언의 나이가 이젠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느새 40대가 되어버린 맥 라이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상금하고 발랄했던 그녀를 모두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이란 나라에서 맥 라이언은 89년도에 샐리로서 기억이 되고 있다.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흡사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맥 라이언의 노력을 보는 듯 하다. 다만 이제는 얼굴에 보이는 주름살이 세월의 흐름을 너무나도 극명히 알려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케이트 앤 레오폴드>란 영화는 과거 그 때의 맥 라이언의 모습을 아니 느낌을 적어도 다시 한번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2001년으로 돌아가 보자. 갑자기 왜 2001년, <케이트 앤 레오폴드>가 나왔던 시기가 2001년이기에 다시 한번 돌아가 보려 한다. 물론 왜 그 당시에 만나볼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이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하루 하루가 변화한다고 해서 2년전 영화라고 구식이고 촌스럽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생각은 영화를 보면 깨끗이 사라지게 된다.
2000년 그 해의 극장가를 생각해 보면, <동감>, <시월애>, <프리퀀시> 등과 같이 과거와 현재를 소통하여 넘나드는 영화들이 꽤나 나왔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리고 2001년에 <케이트 앤 레오폴드>. 2000년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을 시기에 이러한 영화들과 비슷한 부류임에도 불구하고, 왜 그 시기의 특수성을 업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당시에 나왔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하고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순한 현재와 과거의 소통에서 보여지는 드라마적인 구성이 아닌 인물자체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난다. 조금은 황당하고, 어이가 없지만 비슷한 부류의 영화 속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를 충분히 안겨주었다.
이 영화는 몇 개의 가정을 기초로 두고 시작을 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 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이동. 이동시에 전에 있던 곳에서의 시간은 정지한다는 가정이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이기에 이론적으로 논리적으로 어긋나는 부분은 그냥 웃음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가정도 내재되어 있다. 또한 과거와 현재, 100년이란 시간상의 흐름은 단지 시간일 뿐, 그 외의 것도 바뀌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유념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로맨틱 코미디의 느낌을 전달받는데 조금은 무리가 생길 수 있음을 미리 알리는 바이다.
1876년 뉴욕. 후세에 길이 남을 브루클린 다리의 준공식에서 레오폴드(휴 잭맨) 백작이 낯선 사나이를 발견한다. 어느 누구도 그 낯선 사나이에 대한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지만, 우리에 주인공만이 의심을 한다. 물론 레오폴드는 주인공이지 라는 생각과 또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가는 영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기엔 어렵지 않았다. 여하튼 주인공 레오폴드는 낯선 사나이의 뒤를 쫓는다. 당연한 모습이려니 생각을 하고, 더 당연한 모습은 낯선 사나이가 오지 말라는 데도 꼭 쫓는 주인공의 모습. 결국 시간 터널이라는 어이없는 설정으로 쫓고 쫓기는 이 둘은 2001년 뉴욕으로 떨어진다. 1876년에서 2001년으로 이동. 이동하자마자 낯선 사나이가 사고를 당함으로 2001년 가혹한 현실을 레오폴드 혼자서 고군분투하도록 만든 설정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이러한 가혹한 현실에 콧방귀라도 뀌듯 태연하고 침착하게 잘도 넘어가는 우리의 주인공이지만 말이다.
2001년 뉴욕에 레오폴드. 그리고 필연적인 케이트(맥 라이언)와의 만남. 로맨틱 코미디의 진면목은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케이트와 레오폴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이들의 첫 만남을 가져가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이면 누구나 맺어질 사랑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 역시 이러한 생각은 크게 벗어나지 않은 체, 레오폴드와 케이트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는 전개가 된다. 1876년의 청년 레오폴드와 2001년 커리우먼 케이트. 이들이 만들어 가는 달콤한 사랑 쌓기는 어떤 식으로 웃음과 사랑의 감동을 줄지는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이라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다라는 것을 굳건히 믿어본다. 물론 한가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웃음과 사랑이 맛깔스럽게 양념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시간을 초월하는 영화. 그리고 그 초월함을 신비감이나 환상보다는 코미디로 재미있게 표현한 영화. 분명 기존에 보여줬던 비슷한 부류의 영화와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동감>, <시월애> 등과 같이 과거와 현재의 소통 속에 애틋하게 그린 사랑이야기의 기억이 난무하던 2001년 굳이 개봉을 하지 않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어 보인다. 다만 지금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것에 고마울 뿐이다.
또한 우리가 기억하는 맥 라이언의 모습. 벌써 1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맥 라이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상큼한 맥 라이언은 기대하기 힘들지만(얼굴에 보이는 주름살이 나이를 확인시켜주기 때문에), 다시 한번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서 진면목을 다시 한번 느끼기엔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휴 잭맨 아니 레오폴드의 매너와 예절은 정말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은 꼭 본받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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