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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사랑 <케이트 & 레오폴드> - 휴 잭맨, 맥 라이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용감하다는 것은 위험에 맞서는 것이겠죠"
시공을 넘나들며 세기의 로맨스를 펼치는 로맨티스트 레오폴드(휴 잭맨)의 말이다.
특히, '사랑을 선택하면서 위험에 맞서는 연인들에겐 이미 두려움이란 없는 것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조금의 두려움이라도 잇으면 이미 그건 사랑이 아닌 것이다.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수 있다'라는 얘기처럼 '사랑에는 위험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영화 <케이트 & 레오폴드>는 얘기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2002년 말 이미 국내에서 시사회를 개최하였지만, <반지의 제왕> 등 연말 대작 블록버스터에 밀려 상영관 확보를 하지 못한 환타지 로맨스 영화 <케이트 & 레오폴드>(감독 제임스 맨골드)가 10월 말 개봉을 목표로 다시 시사회를 가졌다.
<유브 갓 메일><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으로 영원한 아이돌 스타로 남은 맥 라이언과 <썸원 라이크 유><엑스맨2>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인상을 깊은 인상을 줬던 휴 잭맨이 주인공. 특히 <프루프 오브 라이트>이후 3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나는 맥 라이언과 훤칠한 키의 멋스러운 중세시대 신사로 나타난 두 배우의 면면을 보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국내 코미디 영화들과 맞설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다만, 1년 전도 그랬지만 번역된 상영제목이 다소 미흡해 보인다. 마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후광을 기대했던지 등장 캐릭터의 이름을 그대로 딴 영화 제목이 아쉽다, 더 나은 제목도 있을텐데..
전화기가 최초로 발명되던 중세 시절, 뭇 여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낭만과 여유를 즐기는 레오폴드 공작는 숙부의 중매 권유에 못이겨 결혼 상대자를 고르기 위한 파티를 열고, 파티장에서 운명적인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한 번의 플래시가 지나듯 파티장 한 쪽 구석의 케이트(맥 라이언)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마이크로필름에 담아내는 한 남자, 스튜어트(리브 슈라이버)가 바로 그들.
광고회사의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 케이트는 옛 애인 스튜어트와 사랑에 실패하고 더이상 상처받기 싫어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는 그녀에게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괴짜 모습의 레오폴드에 대해 자신이 19세기 공작이라는 망상에 빠진 미치광이 쯤으로 생각되며 이 괴상한 남자와 반갑지 않은 만남을 시작한다. 하는 것이 실수투성이인 이 남자는 현대 남자에게 보이지 않는 매너와 말솜씨를 갖추고 있다는 것 정도만 느낀 채..
스튜어트를 쫓다가 브루클린 다리 아래로 함께 떨어져 레오폴드가 온 곳은 2001년 뉴욕. 다름아닌 시간의 통로를 찾아 시간여행을 왔던 스튜어트로 인해 운명적인 세기의 사랑은 시작되고..
뉴욕은 영화 속에서 사랑하는 연인들의 장소로 가장 많이 선택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유브 갓 메일><러브 인 맨하탄><뉴욕의 가을> 등 로맨스 영화의 주무대에 유달리 뉴욕이 많이 등장한다. <갱스오브뉴욕>이나 <케이트 & 레오폴드>처럼 시대극의 뉴욕도 멋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영화 속 주인공의 시간여행은 여러 가지 형태를 띤다. 국내 영화 <시월애>나 <동감>에서는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존재하면서 각각 우체통과 무선 햄이라는 전달도구를 통해 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얼마 전 DVD로 출시된 김승우 주연의 <역전에 산다>나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맨>에선 어떤가. 문득 잠에서 깬 기분이 드는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시간 속 또 하나의 삶을 살게 된다.
오히려, 동일한 이름을 가진 <러브레터>의 이츠키와 히로코가 소통하는 공간이나 기계장치를 통해 시간을 역행해 여행하는 가이 피어스의 <타임머신> 속의 설정은 개연성이 더 있어 보인다.
영화 <케이트 & 레오폴드>는 앞서 언급한 영화들보다 짜임새있는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드는 건, 주변인물 스튜어트가 발견한 시간 통로를 통해 다소 황당하기는 하지만 시간여행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두 주인공의 운명적인 사랑이 이야기 되고 있다. 스튜어트와 함께 둘의 사랑에 가교 역할을 하는 인물은 케이트의 동생 찰스(브레킨 메이어), 여비서 다아시(나타샤 니온) 등으로 이들은 둘의 사랑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주인공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개연성있는 사건을 만들어냄으로써 이야기에 감칠 맛과 웃음을 더하고 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연인과 함께 했던 시공간이 오래도록 다시 떠오르는 것인지, 케이트가 과거로 떠나버린 레오폴드를 그리며 자신의 집 테라스 건너편 집에서 들려오는 '문리버(Moon River)'를 흥얼거리며 그와 함께 봤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주인공 홀리가 동경하는 상류사회의 꿈을 그리듯 매력적인 레오폴드의 과거 세계에 대한 동경에 이르게 되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커리어 우먼 케이트가 레오폴드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일까. 스튜어트는 여자와 대화에서 마음을 읽을 줄 모르고 헤어진 후에도 '너도 네 인생이 지겨워?'라는 말로 상처만 남긴다. 사랑에 서투른 남자들의 모습들이다. 그렇게 사랑에 서투른 현대인들에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레오폴드에게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도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흡사 중세 기사도를 연상하게 한다.
한 마디로 감동 안할 여자가 없고 출세지향적인 케이트의 마음마저도 돌리는 감독은 영화를 통해 레오폴드의 이러한 기사도를 통해 ' 사랑은 그렇게 쉽게 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현대 남성들에게 가르치는 것일까. 급기야, 스튜어트가 레오폴드와 케이트의 인연의 고리를 찾아내고 레오폴드가 자기에게 한 말을 기억하며 케이트는 그리운 연인을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브룩클린 다리에서 뛰어내리며 레오폴드가 있는 19세기로 날아간다.
인스턴트 식 사랑이 나무하는 요즈음, 시공간을 넘나드는 둘의 사랑은 '두려움 없는 용기가 필요한 사랑'을 전하는 것 같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나 역시 그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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