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갈 때 사전지식을 많이 알고 가는 편은 아니다. [음양사]에 대한 내 사전지식은 '일본의 귀신과 사람이 공존하는 헤이안 시대 귀신을 다스리는 음양사를 다룬 고전물로 [센과 치히로..]의 흥행을 앞지른 일본형(?) 블록버스터' 라는게 다였다.. 너무 많은 걸 알아 버렸다. 그 바람에 난 기대를 걸고 만 것이다. 특히 이 부분에 기대를 걸었다. '일본 최고의 흥행작으로 [센과 치히로..]의 흥행을 앞섰다는 부분'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을 지배한 건 '일본 역사에 내가 모르는 커다란 비밀이 있는게여~~ ㅠ.ㅠ'였다.
모 어쨌거나 SFX환타지액션물로 알고 보러간 나는 어느덧 코믹/H물로 슬쩍 변해있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적어도 내겐 그렇게 비춰줬다. 2001년작으로 되어 있는데 CG도 영 아니고 분장도 영 아니고.. (아마도 CG나 분장술은 우리나라가 한 수 위인듯해요) 아님 그 많은 돈들은 세트나 의상(특히 의상)등에 투자를 했나보다.(그것도 아님 혹시 캐스팅비에??)
영화의 내용은 궁정에 왕자 책봉에 관한 암투가 벌어지면서 음양사-실존인물이라는 세이메이와 도손과의 대 혈투인데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참으로 흥미로운 인물들이었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음양사 세이메이와 그와 우정(진한 우정이 잘못 보여지면 이상하게 비춰질 수도 있더이다.)을 나누는 히로사마,그리고 신비의 불로불사의 여인 아오네와 나비소녀 미츠무시 그리고 세이메이의 숙적인 또 다른 음양사 도손등등..
영화의 스토리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내가 무지 좋아하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웃음만 나왔는데..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떨어지고 또 하나는 앞 뒤 두서 없는 내용 때문이기도 하다. 너무 유치한 기술로 인해 슬퍼야 할 장면에도 웃기고, 무서워야 하는 장면에도 웃기고, 두 남정네의 진한 우정도 웃기고(요 부분은 연출의 문제라 보여짐 아님 이 영화도 런닝타임이 문제인가?) 여하튼 영화 보는 내내 그저 허허하는 웃음만 나왔다..ㅠ.ㅠ 세이메이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중에 일본역사를 좀 더 심오히 공부해서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아님 소설이나 만화를 구해 보지 않는 이상 이 영화는 내겐 그저 어이 없는 영화로 기억될 듯 하다. (소설을 구해보는게 가장 잼날 것 같다눈 예견을 해봅니다 ^^)
PS1:허풍의 대가 홍콩 영화를 보고 있자면 그 많은 말도 안되는 허풍들을 너무도 뻔뻔하고 자연스럽게 소화하는데 비해 울나라나 일본 영화는 왜 이다지도 어색한지 몰겠어염. 허풍도 자꾸 치다 보면 느나 봐여.. ^^ [천녀유혼]의 그 유치찬란 CG와 분장술을 생각해 보면 [음양사]에 집중 할 수 없었던 것은 꼭 CG와 분장술 때문이라고는 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해요.
PS2:영화 끝나고 나서 세이메이가 울나라 승무 비스무리한 것을 춥디다.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더니 일본 전통 예술인이라고 하네요..^^ 나이는 35세로 나오네요..헉..20대 초반이라구 생각했눈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