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얘기를 처음 들은 게 아마 동호회 상영회 공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람들이 겁나 재밌는 영화라고 보고나서 옆구 리가 아파 죽는다고 칭찬을 하더군요. -_-;; 그러나, 그때 사정이 있어서 못 보고.... 그 후에 먼저 본 게 [산전수전]이었습니다. 아시 죠? 판권 사와서 [비밀의 화원] 한국판으로 만들었던 영화요. 김규 리 나오고... 촬영 과정에서부터 온갖 소문이 떠돌고 난리도 아니었 죠. -_-;; 희안한 게 우리영화는 촬영 중에 불미스러운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영화도 영 꽝인 징크스가 있더군요..--;;;
어쨌든, [산전수전]이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가 두 가지인데, 첫째 가 평상시 혼자서 영화 잘 보는 성격인데 그날따라 아픈 동생 질질 끌고 가서 봤던 영화라서 그렇고 두 번째가 그런 동생에게 미안할 만큼 영화가 참 애지간히도 재미없던 영화였기 때문이죠. 엄청 투덜 대는 동생을 모시고(--;;;) 나오는데, 그때 뒤에서 누가 “이거 뭐야 완전 카피본 아냐?”라고 하는 말을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속으로 ‘뭐시라? 그럼 [비밀의 화원]도 이렇게 황당무계하고 재미가 없단 말이야? --;;; 누구야 [비밀의 화원] 재밌다구 한 인간..--++“ 이렇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하면서 동생의 구박으로 감내하며 집에 왔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얼마 전 전 드디어 [비밀의 화원]을 봤습니다. 가면서 똑같다던 [산 전수전]의 악몽이 떠올라서 무지 갈등하며 보러갔었습니다. 영화 시 작하자마자 든 첫 생각은 “너무했다.-_-#”였습니다. 전에 그 사람 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이건 무슨 스크린에 보여 지는 카메라 구도나 세세한 상황 심지어는 소품까지도 똑같지 뭡니 까. 양심도 없지 어떻게 저렇게 완전 베껴놓고 리메이크판이라고 우 겼던 건지.... 리메이크라는 걸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말 그대로 똑같은 걸 다시 만든다라고 생각하고 사용 한 걸까요? 누군가 여자주인공이 일본어를 하는 사키코냐 한국말을 하는 아현이냐 그 차이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확실히 틀린 점이 있었습니다.
정서상의 차이죠. 완전히 똑같아 보이는 쌍둥이지만, 자세히 보면 성격도 생김새도 틀리듯이 [비밀의 화원]과 [산전수전]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산전수전]과 달리 [비밀의 화원]은 재미있었거든 요. [비밀의 화원]은 우리가 이전에 본 [으랏차차 스모부]나 [사무 라이 픽션]처럼 황당한 상황, 만화적 캐릭터들의 구성이라는 정형성 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산전수전]과 무슨 차이가 있냐구요? [산전수전]엔 그런 만화적인 감수성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었거든 요. 예를 들어 마네킹의 사용만 하더라도 [산전수전]에서는 어설픈 특수효과로 느껴지지만, [비밀의 화원]에서는 영화를 끝까지 보고나 면 뻔히 티나게 마네킹을 쓴 것도 감독의 의도가 아닐까 싶거든요. 여자 주인공도 김규리는 도저히 표현 못한 어설프고도(^^?) 독특한 캐릭터의 특성이 나시다 나오미와 딱 맞아 떨어지더군요.
이제 [비밀의 화원]의 과제는 우리 관객에게서 [산전수전]과의 차이 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에 있을 꺼 같습니다. 오리지날의 자존 심을 세울 수 있나 없냐는 이미 텔레비전 방송까지 된 [산전수전]의 기운을 얼마나 이겨내느냐에 있겠군요. 어쨌든, [비밀의 화원]은 저 에게 두가지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1.리메이크는 아무나 하나 2.[실락원]과 [산전수전] 같은 어설픈 일본영화 카피본은 안 나오는 게 우리 영화계를 위하는 일이다〉먼 길을 돌아온 사키코. 영화에서 처럼 한몫 잡을 수 있을까요?
p.s.: --;; 이거 써놓은지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오늘 올릴려고 했더니.. 영화 상영이 종료되었네요.. 역시나 한몫잡기란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