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용 식탁"은 많은 사람들이 환호할만한 종류의 영화는 아니다. 윤곽선이 분명한 반전으로 관객들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세밀한 부분들을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영화도 아니다. 인과관계나 선악의 대립과 같은, 공포나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관습에 충실한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식스 센스"류의 '결정적 반전'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신인 감독의 개성적인 화법을 찬찬히 음미하는 것이 "4인용 식탁"을 보는 좀 더 현명한 방법이다. 잘 이해가 안된 부분이 있더라도 걱정할 건 없다. "4인용 식탁"은 영화가 끝난 이후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찬찬히 곱씹어볼 기회를 제공하는 그런 영화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무척 인상적인 이야기와 연출 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지현과 박신양 두 흥행배우를 캐스팅해 이런 주관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수연 감독 개인에게는 큰 행운이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왜곡된 기대를 갖게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도 있겠다. 대부분 관객들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보려고 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