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ysee
|
2003-08-08 오후 3:35:45 |
1688 |
[4] |
|
|
감독: 이 수연 주연: 박 신양, 전 지현
<호>[4인용 식탁] 짜증 이빠이..
처음에 "4인용 식탁"이란 제목을 들었을 때에는 무슨 가족애를 담아낸 멜로 드라마 영화인줄 알았다. 식탁이 가져다주는 의미가 가족을 연상 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면서 가족을 담아낸 영화가 아니라 식탁에 나타나는 귀신을 보게되는 한 남자와 역시나 귀신을 보는 한 여자를 담아낸 공포 영화이다.
그렇다면 왜 4인용 식탁일까...? 그냥 식탁이라고 해도 될텐데.. 제목이 가져다주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보면 영화의 내용이 어렴풋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 도대체 무엇을 담고자.. 전하고자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게 된다. 필자는 제목을 듣고 나름대로 이러한 상상을 했었다.
4인용 식탁이라 함은 가족이 모여서 즐거운 식사를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다. 단란하게 사는 4인의 가족이 어느 날 불운의 사고가 생기면서 한 사람만 살아남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사람은 혼자만 살아남은 죄책감에 사로잡히다가 어느 날 퇴근 후에 들어온 집.. 그리고 식탁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는 세 사람이 보이고, 이내 집에 들어온 사람을 원망하는 눈초리로 쳐다보게 된다.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은 그때부터 식탁에서 죽은 가족의 원혼을 보게 되고, 그것이 점차 발전되어 귀신을 보게 된다. 우연찮게 만난 한 여인이 그 사람 집에 왔다가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세 사람을 보게 되고 그 사람에게 "집에 식구가 있는 줄 몰랐네요.." 하면서 오늘은 그냥 가겠다는 말을 하는 그녀를 보고 그 사람은 놀라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귀신을 본다는 공통된 분모를 가진 사람으로 가장 힘든 점을 서로가 보듬어 주면서 서로의 숨겨진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는 가상의 줄거리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각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각도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 "4인용 식탁"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공포 영화라고 하기엔 무리수가 뒤따른다. 거기다가 인물의 연관성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영화의 시작은 한 남자가 지하철을 타고 있다. 노약자석에 피곤함에 지쳐 잠들어 있다. 이내 한 아줌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타고 노약자석에 한 자리씩 남은 자리에 아이 두 명을 건너편에 한 명.. 자고 있는 남자의 옆에 한 명 앉힌다. 남자는 종점에 다와서 급하게 내리는데, 아이 두 명은 그대로 자고 있다. 다음날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 있는 이 남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듣게 되는데, 두 아이가 죽었다는 사건 소식이었다.
퇴근 후에 집에 들어 선 이 남자 [정원:박신양]은 자신의 눈앞에 어제 본 두 아이가 버젓이 앉아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어제 본.. 방송에서 죽었다는 아이들인데.. 이렇게 영화는 [정원]의 집에 있는 식탁에서 죽은 아이들을 보여주는데, 이미 [정원]은 그 전부터 뭔가에 쫓기듯 두려움에 휩싸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식탁을 두렵게 바라보는 [정원].. 죽은 두 아이의 원혼이 식탁에 앉아있다는 것.. 미스테리 스릴러의 장을 펼치고 있는 영화의 시작과 도입부는 괜찮은 출발을 하고 있다.
그럼 [정원]의 캐릭터는 대충 나왔으니 영화의 포스터에 비추고 있는 한 여인은 누구인가..? [정원]이 공사를 맡게 될 어느 신경정신과 개인 병원에서 우연찮게 스치듯이 만나는 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포스터의 주인공 [연:전지현]이다. 그러나 그녀는 길거리.. 아니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신하는 "기면증" 환자이다. 그러나 "기면증" 환자이긴 하나 그녀의 비밀은 따로 있다.
어느 날 새벽 기도를 끝내고 신도들을 집 근처까지 태워주려는 [정원]의 차안에서 [연]은 실신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가기 싫은 자신의 집[식탁에서 아이 귀신이 보이니..]에 데려간다. 한참 후에 일어난 [연]은 부엌에 있는 [정원]에게 "그만 가야겠다"는 말과 "아이들을 방에다 눕혀야 겠네요.."란 말을 하고 집을 나선다. 이 말을 들은 [정원] 순간 놀라고 그녀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서서히 그녀의 비밀..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되어간다.
필자가 이렇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쓴 이유는 영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이후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고 관람해야 대충 어느 정도 영화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정원], [연], 그리고 하나의 법정에서 진술 과정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고 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유는 [정원]의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며, [연]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그리고 아기를 살해했던 살인 사건의 중요한 단서[누가 죽였는가에 대한..]가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영화의 흐름에 기억에 관한 영화인가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우습게도 영화는 기억이 아닌 "믿음"에 있었다. 이게 또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내가 아닌 상대를 믿는 것은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고, 귀신을 보는 것도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믿는 것은 절대적인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인간은 감당 할 수 있을 때 만 믿을 수 있다고 영화는 관객에게 부담스럽게 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본인 스스로가 직접적인 경험을 하거나 믿을 수 있는 사람 또는 대상에게서 간접 경험을 하게 되면 초자연적 현상이라도 믿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때 믿고 싶지 않을 때는 인간은 인정하지 않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정원]이 귀신을 본다는 것을 타인에게 알려봐야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미친 넘 취급을 할게 뻔하다. 그러기에 [정원]은 목사인 아버지에게조차도 귀신을 본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홀로 두려움에 빠져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처럼 귀신을 본다는 [연]을 만나고 나서는 조금의 안심과 귀신을 보는 그녀의 모든 말을 믿는다. 그 이유는 자신과 같이 귀신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정원] 자신의 사라진 기억.. 어린 시절의 기억을 [연]을 통해 알게 되면서 감당 할 수 없게되고, 인정하고 싶지 않으며, [연]의 남편에게서 듣게 되는 [연]의 실체(?)[당췌 뭔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정원]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연]을 평범한 환자처럼 대하게 된다.
인간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다루는 듯 한 영화의 흐름은 처음엔 [정원].. 두 번째는 [연].. 세 번째는 법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치 잘 짜여지고 세련된 분위기로 연출하는 듯 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진행, 설명하고 있는지 감을 잡기 힘든 흐름이란 사실이다. 거기다가 등장 인물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듯이 쓸데없이 공간을 휘젓고 다니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상당히 눈에 거슬릴 정도다.
식탁으로부터 출발한 영화는 미스테리, 스릴러, 나름대로의 공포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은 역력하나, 관객과의 게임을 벌이는 내러티브는 퍼즐을 맞추다가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서 냅다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공포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빠른 템포의 호흡을 기대했다가는 커다란 낭패를 보기 쉬운 "4인용 식탁".. 한 템포.. 아니 두 템포 정도 호흡을 죽여야지만 느낄 수 있는 영화의 흐름은 배우들의 연기 에너지가 상당히 쏟았을 거란 생각만이 든다.
풀려야할 수수께끼 같은 퍼즐은 마침내 옆 사람에게 다시 질문해야 할 정도이다[장화, 홍련 때도 그랬지만 말이다..]. 감성 미스테리라고 부르짖는 "4인용 식탁".. 심령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기에 공포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으며, 더 넓게 보면 공포 밖에 드라마가 있기에 상처받는 가족의 모습이 들어 있다는 감독의 변은 영화처럼 도통 알 수가 없는 말로 다가오므로, 이 안에 가족이 어디 있으며..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 상실감.. 두려움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진행되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은 영화이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
|
|
1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