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라는 제목부터가 고전적이면서도 시대를 반영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겉치레에 불과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인성의 놀새(?)스런 행동과 김사랑의 어설픈 인민군 흉내는 관객에게 어설픈 웃음을 준다. 감초 역할로 공형진이 나와서 그나마 제일 자연스러운 북쪽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전반적으로 북쪽의 사투리가 어설프다. 그리고 김사랑이라는 배우를 선택했다는 무모함이 좀 아쉬웠 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렇게 캐스팅의 오점으로 시작해서 영화는 오점이 꽤 많았다. 조인성이 연변에 가서 김사랑을 만나며 사랑하게 되는 장면이 물론 자연스럽다고까지 하진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참 잘 설득 력을 만들어 관객에게 포장했다. 하지만 김사랑에 대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숙소로 찾아가 김사랑을 경호하는 사람들에게 맞으면서 사랑을 확인하고자 했던 조인성의 모습에서 모순이 있었다. 극 중 둘다 고위 간부의 자녀로 나오는데 유독 김사랑만이 경호를 받으며 조인성의 머리에 총까지 들이대는 행위를 서습치 않는다. 반면 조인성의 아버지도 우리나라에서 꽤 권력있는 사람인데 자식의 안전이나 처신을 그냥 두고 보았을까하는 의문이 계속되었다. 뿐만아니라 엔딩 장면은 최고로 말이 안되었다. 조인성이 5년 후 북한에 가서 김정일의 앞에서 결혼 승락을 받는 다는 것은 정말 허무맹랑한 감독의 상상력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영화가 몇세를 타겟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성적인 비속어들이 난무하고 그런 말들을 빼면 사실 재미있는 부분이 몇 안되는 영화인 것 같다. 이러한 시도는 참 좋았으나 많은 부분 북에 대한 깊은 고찰이나 관객과의 거리를 생각해서 영화에 반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