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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 과장법의 대전제 : 실재하는 현실의 반영 바람난 가족
bagano 2003-07-31 오후 8:55:44 1463   [1]
임상수 감독의 따끈따끈한 최신 화두는 가족입니다.
남들이 쉬쉬하는 이야기를 까발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김혜수에서 문소리로 이어진 타이틀롤 캐스팅 과정에서,
일찌감치부터 이래저래 말이 많았던 영화이지요.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그야말로 임상수 감독다운 영화, [바람난 가족]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먼저 피력하자면
'나쁘지 않다' 정도가 될듯 싶습니다.
거침없는 입담을 풀어놓았던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였던 [눈물],
두 영화의 장점만을 믹스해놓은 듯한 본작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영화임에 분명하지요.
게다가 [바람난 가족]의 출연진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그야말로 베스트라고 할만 합니다.
애초에 자신이 적역이었음을 입증한 문소리와
점차 선굵은 배우가 되어가고 있는 황정민은
썩 그럴듯한 부부를 그려냈고,
윤여정과 김인문은 갈채를 받을만한 호연을 보여주지요.
봉태규는 자신만의 개성있는 캐릭터를 이어가고,
아역 장준영까지도 정확한 호흡을 유지합니다.

임상수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가 아니라
'나쁘지 않다'라고 표현한 것은
퍽 급진적인 감독의 시선과 목소리가
온전히 관객들에게 이르러 공명할 수 있을까, 하는
일종의 걱정으로부터 기인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몫이겠습니다만.

영화 속에서 이내 파악할 수 있듯이,
주영작은 일반적인 평온한 가정의 가장이자
오히려 선량해보이기까지 하는 변호사입니다.
호정 역시 평범한 주부 이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차피 삶이란 그런 것일테지요.
파격이나 일탈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채,
보편적인 모습만이 타인에게 비춰질 뿐입니다.
그리고는 누구에게나 있을지도 모를
그 파격이 표출되어버리는 순간에,
사람들은 쉴새없이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자신의 파격을 저 깊은 곳에 감춰버리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일런지도 모르지요.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도, [눈물]에서도
이야기는 여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지요.
[바람난 가족] 역시도 무게중심이 조금은
여성 쪽으로 기울어있는 느낌입니다.
늘 불륜의 피해자로 묘사되던 여성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호정의 캐릭터는
-도덕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모처럼 만나는 신선한 캐릭터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제도에 대한,
게다가 조금 과장스럽기까지 한 까발림이라는 점에서
관객은 조금 불편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결혼 제도는 허울 뿐이고,
가정은 더이상 신화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과장법이라는 것은 결코 창조적 행위가 아닙니다.
실재의 현상을 다소 부풀려놓은 것일 뿐이지요.
임상수 감독이 구사하는 과장법은
그래서 조금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현실의 반영이니까요.

전작 [눈물]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방점을 찍는 오류를 범했던 감독은
신랄함과 파격으로 중무장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솜씨가 발휘된다는 사실을 공인받고 있지요.
100 여분의 러닝타임동안 멈춤없이 달려
마침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에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이 어떠할런지,
[바람난 가족]은 좀처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본작의 흥행 여부는 차치한 채,
우선은 임상수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놓았다는 점에서,
어느 감독과도 구분되는 자신만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바람난 가족]은 박수를 받을만한 영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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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2003)
제작사 : 명필름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baramn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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