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의 칼부림에 취해... 조재현의 눈빛에 취해.... 가끔씩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두 사람의 알랑방구뀌는 대사에 취해.....
암튼 내가 영화를 제대로 못본것이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영화가 답답할 수가 있단 말인가...ㅡㅡ;;
캐릭터의 부재... 최민수와 왕(이웃집 김씨같은 외모의..ㅡ,.ㅡ) 이외에는 제대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 심지어는 조재현마저 그 강렬한 눈빛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볼 수 조차 없다..
턱 턱 죽어나가는 그 사람들을 모두 담아내기가 어려웠다면 애초에 아예 성격같은건 배제하고 찍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시나리오의 부재... 물론 무협소설로 담아낸다면 그 검궁인과 사마달, 혹은 좌백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만 하다.. 하지만 영화적 상상력을 이용, 내용을 통째로 파악하고 적재 적소에 시나리오를 배치해도 이 대서사시(ㅡㅡ;;)를 담아내기 모자라겠건만, 그저 시나리오에 이끌려 따라가기 급급해보이니 참 통탄할 수 밖에 없다...
요새 사람들은 와호장룡이나 영웅같은 긴 호흡을 참아내며 보는데에도 익숙하다... 내가 보기엔 그저 관객들의 마음이 떠날까 싶어 순간 순간 멋진 칼부림을 보여주는데 너무 열성이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무협에는 인과관계가 필수다.... 권선징악따위는 없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그 일이 어째서 이루어지고.. 어떻게 캐릭터가 만나서 어우러지며 숨을 쉬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 영화는 잃어버린(혹은 처음부터 모르고 있던)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