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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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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9 오전 5:1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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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러분께서 어떤 영화를 선택하실 때에는, 그 나름의 기대치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온이나 장화홍련을 선택하실 때는 더위를 싹 날려버릴
만한 공포감을. (혹은 사귄지 얼마 안되는 여친이, 비명을 지르며
안겨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하하.) 미녀삼총사 맥시멈스피드를
선택하실 때는, 그녀들의 섹시함과 후련한 액션을.
물론, 보고싶은 영화는 다 매진이고 시간맞추자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될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_-; 그런 건 일단 제쳐두자구요.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귓등으로나마 전해들은 풍월이 있을 것인데...
오로지 송강호씨의, " 여기가 강간의 천국이냐? "라는 애드립을 듣고
웃기 위해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코미디영화도 아닌데요.
서설이 길었지만,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 - 첫사랑사수궐기대회는
예고편에서부터 유치, 코믹 코드로 밀고 나갈 것임을 암시했고...
형편없는 영화, 역겨운 영화 어쩌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
어떤것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고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설마, 그
유명한 - 차태현씨와 유동근씨가 입맞추는 예고편도 못 보고 이 영화를
고르신건 아니겠죠? 혹시 잘 짜여진 플롯과, 웃음을 주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감동과, 그러면서도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 - 이런 걸 기대하셨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시겠죠?
이 영화가 솔직히 유치한 코미디일거라는 거, (차태현씨나 손예진씨의
팬클럽 회원이 아닌)고등학생과 대학생 정도 수준만 되면 누구나 짐작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저 웃고 즐기기 위해 보는 거죠.
아직까지는 이런 막무가내 코미디도 우리나라에서는 잘 통합니다.
가문의 영광, 색즉시공 등 소위 대박터진 영화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이 영화의 수준을 욕할 정도의 정신수준이 되는 분들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영화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만한 수준도 되었을텐데 왜 굳이
이 영화를 골라서 보시고는 감정적인 욕 글을 쓰는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시는건지... 성격이 다른 영화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좀 그렇지만.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가 있으면, 이런 영화도 있는겁니다. 만들어지는
우리나라 영화마다 다 살인의 추억같다면 그게 더 무서울겁니다.
그저, 차태현씨의 코믹 연기를 보고 아무 생각없이 웃고싶고, 가문의
영광에서 코믹연기를 이미 한 번 선보인 유동근씨의 또 다른 코믹연기,
그리고 청순가련형으로만 나오던 손예진씨의 나름대로의 코믹+섹시연기.
이 정도만 기대하신다면, 이 영화는 탁월한 선택까지는 아니더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줄 정도는 됩니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수준이 어떻고, 역겹고, 저질스럽다고 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가볍게 웃으면서도 찡한 영화를 원하는 연인들, 차태현씨와 손예진씨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일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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