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용머리에 뱀꼬리...시작은 좋다가 끝이 개판 된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이 영화에서는 우리나라 영화판에서 그들이 출연한 영화의 관객수를 합치면 1,000만명이 훌쩍 넘는 세명의 연기자(유동근, 차태현, 손예진 - 덧붙이면 연기력으로 따진거 아니다. 연기력으로 하면 한명은 빼야지...)와 그에 버금가는 조연(성지루)을 龍이라 할수 있겠다. 그럼 뱀꼬리는 뭐냐? 감히 '오종록'이라 칭하고 싶다. TV에서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피아노]를 만든 연출가가 영화를 찍었는데, 가히 실망과 짜증을 범벅을 해서 오바로 기름칠을 한 영화를 만들었다.
애초에 주연배우와 대략적인 줄거리외에는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고 봤다. 기대를 안하고 봐야 그나마 건질게 있을 영화 같아서... 보고난 소감은 안타까움을 넘어선 절망...
먼저맞는 매가 더 아프다고...단점을 말해보자. 사투리를 쓴다고 다 코메디는 아니다. 더군다나 알아듣지도 못하게 떠들면 관객의 집중력이 분산되버린다. 대사가 이해 안되는 걸. 더군다나 주일매는 왜 사투리 안쓰는데? 시작부터 뭔가가 안맞는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빠와 손태일이 벌이는 짓은 그냥 넘어가보자. 어차피 이들에게 주일매는 자기들이 바라는데로 움직여야하는 인형이었으니까. 여기에다가 다른 남자랑 자서 손태일에게 돌아갈 수 없는 몸이야 하면서 흐느끼는 주일매의 모습에서는 [가문의 영광]이 오버랩되버렸다. 그리 순결이 중요하나? 아예 정조대를 사서 가둬놓고 열쇠 버리지 그래. 생각들하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또) 감동까지 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영화초반의 코메디를 끝까지 밀고 갔으면 영화가 더 재미있었을 거다. 아내의 병이 유전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쯤은 전혀 하지 않았던 생물선생부터 사랑하기에 바람둥이와 결혼한다는 요상한 논리를 내세우는 주일매에 이르면 좌석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걸핏하면 무릎꿇고 사정하는 손태일과 무슨 정당 유세장같은 결혼식장에서 뜬금없이 손태일과 같이 비굴하게 사정하는 하객들과 '이 결혼은 무효입니다'라고 분연히 외치고 우리가 여기 왜왔지하는 표정으로 퇴장하는 바람둥이 가족을 볼때쯤이면 영화초반에 따놓은 점수는 모두 없어져버린다.
영화시작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과 성적 농담도 흘리는 코메디를 보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다. 초반엔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또다시 되풀이되는 신분상승욕구와 순결주의, 젊고 능력있고 잘생긴 연적은 다 바람둥이라는 설정에다가 눈물까지 짜게 해주겠다는 욕심이 등장하면서부터 영화는 영도대교밑으로 빠져버린다.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코메디로 나가는 '유동근'씨의 연기나 '차태현'의 코믹연기, '성지루'의 (이번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연기도 봐줄만 했다. 오히려 바람둥이 사장역의 남자가 꽤 괜찮게 보였다. 그런데, '손예진'씨는 언제쯤 연기력이 좋아질려나...
대한민국 동네에서 한번쯤은 다들 들었을법한 '네 XX에 털나면 내딸 너한테 시집 보내줄께'라는 동네어르신들의 구전대사를 영화에 옮겨놓은 시도는 좋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았다. 굳이 딴지 걸 생각도 없었는데, 편하게 영화보고싶은 기분을 영화가 다 망쳐놓았다. 아무 생각이없이 봐도 한숨만 나는 걸...
제아무리 좋은 선원들을 태웠어도 배가 나갈때는 선장이 잘 이끌어야 하는 법인데, 이번 영화는 선장이 망쳤다. 하기사 선장이 지도(각본)까지 만들었으니 산으로 갈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