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인생 역전을 꿈꾼다. 이러한 심리를 정부에서 간파하고 "로또"라는 선진국형 복권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이제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0여분경이면 모TV 방송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하나 하나 나오는 숫자에 환호와 실망이 교차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솔직히 "로또"라는 것을 보면 당구 칠 때 4~5명[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이 모여 한 게임에 만원이상[필자는 한 판에 일인당 10만원까지 걸고 치는 것을 보았음 즉 5명이 걸었으니 한 판에 50만원이 걸린 셈이다.]을 걸어 1등에게 몰아주는 게임과도 같다. 속된 말로 돈 모아서 한 넘 몰아주기와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몰아주기 게임을 통해 한번에 거금 아닌 거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것에 당구를 사랑(?)하는 이들은 이 게임을 즐겨 치는 거와 마찬가지로 "로또"도 한번만 맞으면 인생이 뒤바뀔 수 있기에 온 국민의 밀어주기 게임이다.
인생 역전을 꿈꾼다는 것은 정상적인(?) 삶을 통해서는 경제적인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영화 "역전에 산다"는 이러한 동기로 출발한 영화나 다름없다고 본다. 그러나 "로또"와 같이 복권에 당첨되어 인생이 역전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현재의 공간과 또 다른 내가 있는 다른 공간이 형성되면서 현재의 나는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또 다른 내가 있는 공간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떵떵거리며 사는 부르주아적 인간이다. 발상자체가 기가 막힌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리 독특한 발상도 아니란 사실도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과거 모개그맨이 주연을 맡아서 처해진 인생 또는 상황이 두 가지 선택에 의해서 A 와 B의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인생극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인생 극장"과 별 반 차이가 없는 "역전에 산다"를 들여다보면 이러하다. 영화의 오프닝은 주인공 [강승완:김승우]은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만, 현재의 [강승완]의 모습은 비굴하기 짝이 없는 증권회사 직원이다. 고객의 투자를 받아 재산을 증식시켜야 하는 그의 직업과는 달리 고객의 투자금은 날로 사라져 간다. 투자금이 사라져 가는 만큼 자신의 위치도 위태 위태하기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한 탕을 꿈꾼다. [강승완]이란 이 사람 참으로 인생이 꼬여도 상당히 꼬인 작자란 사실은 영화를 보게 되면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절실하면 뜻이 통하며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강승완]은 터널을 통과하다가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로 접어들게 되고 모든 것이 완벽해진 또 다른 자신의 세계와 만나게 된다.
그 곳에서는 증권사 직원이 아니라 골프 챔피언이고, 어여쁜 아내 [한지영:하지원]이 있으며,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는 버젓이 살아있다. 이 또 다른 세계는 그야말로 인생이 역전된 상황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리 인생이 역전된 상황은 아니란 사실이다. [강승완]이 학창시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하였는데, 골프를 그만둔 계기를 알아내면 더욱 간단하게 풀린다. [강승완]과 아버지는 어머니로 인해 부자가 꼬여도 한참 꼬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골프를 그만두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증권사 직원으로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 역전되어 있는 공간에서는 [강승완]과 아버지간의 꼬였던 실타래를 풀어주고 있다. 아버지로 인해 골프를 계속 했던 것이고 골프 챔피언으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여전히 어머니의 죽음을 아버지의 잘못으로 돌리고 삐딱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알 수가 있다.
이것이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인생의 경제적인 역전을 다루고자 했던 것이 아니고.. 부모 자식간의 생각차이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 대화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대화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는 깨진 유리처럼 붙을 수 없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내밀게 되면 오해의 요지는 풀릴 수 있듯이 깨진 유리를 녹였다가 새로운 유리로 재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다. 하지만 담고자 했던 거와는 달리 영화는 기분 나쁘게 재밌지 않다. 드라마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오히려 에피소드들로 영화를 채우려는 영화의 흐름은 가히 눈물겨울 정도로 안타깝게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는 영화는 개성이 없다는 말로 대체할 수도 있겠다. 개성이 없다는 것만큼 영화를 평가하는데 적절한 표현이 없다는 것이 영화 "역전에 산다"이다.
현재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를 넘나들면서 풀어내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마치 인생이 역전된 세계에만 집중이 되어 그것만을 보여주려는 영화는 오히려 그 세계에 있던 [강승완]은 과연 현재의 세계[또 다른 세계의 강승완이 볼 때면 또 다른 세계일 테지만..]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러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기에 오히려 메이킹 필름이 더 영화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그래서 100여분의 영화보다 5분도 채 안 되는 메이킹 필름에 재미와 흥미를 느껴야 하는 안타까움을 제공하고 있다. "역전에 산다"는 자신만의 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즐거운 것 같은데 찜찜하게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커다란 문제이기에 코미디영화로서 낙지처럼 몸에 착착 휘감기는 맛이 없는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하일성은 야구 해설위원이지 골프 해설위원이 아니란 사실을 모르는 걸까..? 알면서도 캐스팅 한 것일까..? 캐스팅한 저의를 모르겠다.. 코미디라도 적어도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게 아닌가..? --+]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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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성 부분도 그렇게 이해하는 당신이 뭔 평을 한다고..쩝
2004-09-25
11:38
을 영화의 맥락과 같이 작은 웃음의 요소로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 그래서 웃었는데;;;)
2003-06-23
09:41
하일성씨에 대한 마지막 의견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이 영화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면 사람들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죠. 하일성씨도 그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야구 해설위원으로 유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