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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역전에 산다] 엉성한 환타지 멜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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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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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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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9 오전 9:1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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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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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인생극장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한 사람이 각각의 선택을 취했을 때의 상황을 모두 극화해서 한 사람의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바람직하게 또는 바람직하지 못하게 바꿀 수도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교훈적으로 보여주었던 아주 인기 있었던 코미디 프로의 코너였다. ‘만약에’라는 설정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 또는 궁금함 때문일까, 이미 지나가버린 그래서 결론이 난 개인의 상황이나 역사적 사건 중에서 때때로 다가오는 선택의 기로에서 사건 또는 개인이 ‘만약 다른 선택을 하였더라면’ 이라는 가정은 꽤나 흥미로운 설정이다. 가정의 설정에 따라 현재의 역사가 또는 개인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어 상황자체가 완전히 역전(?)이 되는 상황이 될 수도, 반대로 지금보다 너 나쁜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 수도 있는 변화무쌍한 상황이, 그런 변화무쌍한 상황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여기에 기발한 설정에 따른 의외의 상황을 기대할 수도 있어 그것을 보는 입장에서의 관객은 그 이야기의 앞으로의 전개가 흥미 진진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관객들은 극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더 집중하게 되고 묘한 긴장감과 흥분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이제 막 모든 작업을 마치고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영화 <역전에 산다> 역시 ‘만약에’ 라는 설정이 흥미로운 그것 때문에 영화가 기대가 되는 그런 영화다. 그러니까 골프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소년 강승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였는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양 극단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역전에 산다’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골퍼로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강승완과 샐러리맨으로써 지옥과 같은 인생을 힘겹게 견디어가는 강승완의 인생이 어찌어찌 하다가 잠시 역전(?)되어 각각 서로 다른 처지와 상황에서 서로 다르게 변질되어진 각각의 강승완이 반대의 상황과 처지에서 어떻게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멋지게 역전시키고, 자기 내면에 숨겨진 자신의 자아와 능력을 발견하게 되고 또 각각의 처지에서 소원했었던 때로는 아쉬움을 간직했었던 가족과 친구들과의 화합하는 과정들을 유쾌하고 경쾌한 코미디의 형식을 빌어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교훈을 주는 재미있는 형식의 영화이다. 또한 각각의 세계에서 주인공의 상황만큼이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주변인물들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그리고 그들이 주인공의 인생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또 주인공으로 인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 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데 하나의 묘미가 되지 않을까도 싶다. 한마디로 영화 <역전에 산다>는 인생극장에서 분리되어 보여주던 서로 다른 2가지 버전의 이야기가 하나로 겹쳐져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된 어쩌면 동화 ‘왕자와 거지’에서 입장역전이 되어버린 왕자와 거지처럼 완전히 다른 세상에 놓이게 된 같은 모습의 그들이 각각 상대의 인생을 살면서 그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몰랐던 본연의 재능과 심성을 깨달아 자신의 그리고 주변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교훈적으로 다룬 환타지 무비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적당할 듯싶다.
꽤나 흥미로운 설정과 상황으로 꽤나 재미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했던 영화 <역전에 산다>, 그러나 정작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은 씁쓸하고 허무하다. 꽤 그럴듯한 설정으로 충분히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는 엉성한 구성과 억지스러운 전개, 거기에 엉성하게 포진된 주 조연을 포함한 캐릭터들의 성격과 설정으로 마치 틀에 꽉 짜여 있는 전형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주인공 강승완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성공한 인생의 또 다른 강승완의 세계(?)가 갑작스럽다. 사고를 당한 것도, 꿈을 꾸고 있는 것도, 특별한 기계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는 계기를 갖은 것도 아닌데 그에게 닥친 새로운 세계는 어찌하여 얻어지게 된 것인지 정말이지 알 수가 없다. 그에게 있어선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놓을 커다란 사건을 구체적인 계기(또는 근거)없이 보여주는 것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실패한 인생을 살아가던 그, 그리고 갑작스럽게 맞닥뜨려진 성공한 인생의 또 다른 그의 모습에서 각각 설정된 각각의 그의 모습들은 어쩌면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고운 심성을 가졌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 못하는 주인공 강승완과 골퍼로서는 성공을 하여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모습의 그이지만 인간적으로 타락하여 가족과 친구로부터 외면을 받아 외로운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대조적인 모습을 지닌 두 사람의 강승완 서로 다른 인성을 지닌 그들의 상황이 스위치(Switch)되면서 각각의 상황에서 불리했던 그들의 처지(경제적으로 불리했던 한쪽과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한쪽)가 어떻게 개선 또는 역전 되어질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뻔한 과정이라곤 하지만 다시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샐러리맨 강승완의 인생이 갑작스럽게 잘 풀리고 역전되어 성공한 샐러리맨으로 거듭나게 되는 결과는 조금은 억지스러워 보인다. 물론 기발하다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은 엔딩 크레딧으로 보여지는 샐러리맨의 세계에 있는 프로골퍼 강승완의 모습에서 그가 그렇게 되기까지의 그 모든 것이 설명되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차원이 다르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에서 어떻게 그러한 것들이 현실화 될 수 있었는지 샐러리맨, 증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골퍼 강승완이 샐러리맨의 강승완의 세계에서 그런 마술(?)을 부린 것이 어쩐지 말이 안되고 이상해 보이는 게 조금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샐러리맨 강승완이 골퍼 강승완을 대신해서 아내 지영과 키워가는 부부 관계의 개선 그리고 연이어 보여지는 샐러리맨 강승완의 사랑의 완성은 이 드라마를 억지스럽게 하는 데 더 큰 일조를 한다.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강승완과 아름다운 그의 아내 지영, 어쩌면 그들의 관계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만나자 마자 이혼을 요구하는 지영의 모습이나 아내가 있음에도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골퍼 강승완의 모습은 더 이상의 개선의 여지가 없는 부부로 보인다. 하지만 샐러리맨 강승완의 등장에 이어 전혀 다른 행동양식을 보여주는 강승완의 모습에 점차 감화하여 잃었던 사랑을 회복해 가는 지영의 모습은 상당히 작위적이다. 타락할 대로 타락한 골퍼 강승완이지만 그와는 상대적으로 처음 사랑했을 때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이 조금은 의외이다. 초반 이혼을 요구할 때 대중 앞에서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그녀에게 과연 그런 순수함이 남아 있었을까 착한 강승완에게 그렇게 쉽게 감화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더구나 지영에게서 그녀의 실제 모습을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샐러리맨 강승완이 지영에게서 느끼는 사랑이 어쩐지 억지스럽고 인위적이다. 감동스런 사랑을 조장하기 위한 운명적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사랑을 억지스럽게 짜 맞추어 만들어가고 있는 뭐 그런 느낌에 조금은 씁쓸함마저 주었다.
두 가지 인생, 머리 색깔만 다른 같은 인물 강승완. 어눌하고 한편으론 멍청한 듯 순진한 강승완을 연기하는 김승우는 혼신을 다해 망가지고 점점 꼬여가는 인생 속에서 고달픈 모습을 과장적으로 보여주어 웃음을 유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어쩐지 힘겹기만 할 뿐 그다지 웃겨보이지 않는다. 지나치게 정형화되고 교훈적으로만 설정되어있는 착한 강승완, 성공했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다른 자신을 지나치게 질책하고 반성하는 그의 모습은 교훈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인 것처럼 작위적이다. 사랑에 상처 받은 순수함(?)을 간직한 아름다운 아내 지영을 연기하는 하지원의 모습은 어쩐지 순수한 사랑에 상처 받은 연약해 보이는 후반의 모습이 본 모습이라기 보다 초반 타락할 대로 타락한 골퍼 강승완에게 대하는 지나치게 영악하고 여우 같은 모습이 오히려 어울리는 듯 전체적으로 극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극의 성격과는 달리 세속에 물든 것처럼 예쁘고 섹시한 옷차림에만 신경을 쓰는 그녀의 모습은 극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겉도는 느낌이 드는 것이 눈에 거슬리기까지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운 캐릭터는 승완의 둘도없는 친구 벌레(대식)을 연기하는 강성진에 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친구를 위해 전 재산을 내놓는 멋진 친구, 반대의 세상에선 자신의 여자친구를 가장 친한 친구에게 빼앗긴 성공했지만 변해버린 친구에 때문에 배신감에 치를 떨며 울분을 삼키는 그였지만 다른 세계에서 온 다른 모습의 친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 다른 세계의 그를 유일하게 인정하고 이해하는 친구 대식을 단지 골퍼로서 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샐러리맨 승완을 도와주는 역할 정도로만 설정해 놓은 것이 못내 아쉽다. 영화 <빅(Big)>에서 갑자기 커져버린 ‘죠슈아’를 믿고 성인의 세계에서 빠질지도 모르는 타락 속에서도 그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늘 그의 거울이 되어주던 그의 친구처럼 극중 대식에게도 성공한 골퍼로서 살아가는 샐러리맨 강승완에게 닥칠 지도 모르는 타락의 위기에서 이미 성공해 있는 그에게 닥칠지도 모를 시험을 멋지게 모면할 수 있는 든든한 지지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을 단순히 골프를 그만둔 승완을 도와주는 골프 선생님으로만 전락되어지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움을 주는 캐릭터다. 이 외에도 골퍼 승완을 성공적인 골퍼로 채찍질 한 아버지이기에 애증을 간직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이지만 아들의 성공을 위해 그의 일생을 바친 아버지 역의 김성겸, 그와 고락을 함께하는 맹부장 역의 박광정, 그를 위험으로 이끄는 조폭 두목역의 이문식 등 많은 영화들에서 나름의 구실을 충분히 하던 걸출한 조연급 연기자들이 부실하게 설정되어있는 캐릭터의 성격 때문에 그들의 장기를 충분히 펼치지 못한 채 극의 재미도 주지 못하고 밋밋하게 보여지는 것이 아쉽다. 더구나 각각 다른 세계 속의 강승완 비밀을 아는 것 같은 모습의 전수경은 왜 나왔나 싶을 정도로 그 배역이 뜬굼없다. 차라리 등장하지 않았거나 다른 배역의 까메오로 등장을 하였더라면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주는데 한 몫을 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을 준다. 다만 갑작스럽게 등장하게 기발하게 웃겨주는 임창장만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였고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이 아니었다 싶다.
전체적으로 억지스런 상황과 전형적인 동화적인 틀(왕자와 거지에서 보여지는 입장전환에 따른 인생의 변화, 스크루지 영감에서 보이는 나쁜 사람이 어떤 계기가 되어 착하게 동화된다거나 하는 전형적인 교훈)을 지나치게 고집하다가 어쩔 수 없이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상황의 줄거리로 전개될 수밖에 없었던 영화 <역전에 산다>는 여러모로 실망을 주는 많은 아쉬움과 거슬림을 주는 영화로 느껴졌다. 순간의 선택에 의해 정 반대의 상황에 놓인 한 주인공의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는 너무도 매력적인 설정은 영화는 지나치게 전형적으로 그려나가 식상함을 준다. 성공을 이룬 인생이라도 도덕성과 인간성을 잃고 살아가는 한 개인의 삶을 그렇지 않게 살아가는 또 다른 나를 통해 한쪽 삶에는 인간성 회복을 한쪽 삶에는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다소 무리한 것처럼 보이는 연출자의 의도 때문에 영화가 주고자 했던 인생에 대한 교훈은 줄거리의 재미가 관객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됨으로 그 의미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재미나 감동을 줄 수 없는 줄거리는 그저 평범한 한편으로는 억지스러워서 코웃음까지 나는 허무한 한 코미디로 완성된 것 같은 분위기라 아쉽다. 참 괜찮은 설정인데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별볼일 없는 코미디로 완성된 듯해 많은 아쉬움과 씁슬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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