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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나무와 함께 숲도 그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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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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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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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2 오후 5:35:22 |
1640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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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정말 대단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화성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형사물의 외피를 둘렀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이 영화는 시대극이라 생각합니다.
"범인은 도대체 누구인가?"를 쫒는 범인과 수사관의 이야기만이 아닌 80년대 사회상을 절묘하게 배치함으로써, 나무와 함께 숲을 그려낸, 80년대를 살아낸 이들을 위한 시대극으로 생각합니다.
범인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말이 많지만(미육사 출신의 미군장교라는 설까지...) 그 책임의 상당분을 당시의 사회, 정권이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영화는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성고문에다가, 물고문으로 죽이고, 최루탄으로 죽이고, 밟고 밟아도 계속되는 민주화 운동이 군부독재의 가장 큰 위협이었던 시절... 시골 아낙네 몇이 죽었다라는 건 그네들에는 관심 밖이었을테지요. 그들이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니냐고 영화는 묻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도 빼어났지만 자극적인 화면 없이도 2시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스크린에 고정시킬 수 있게 만든 데에는 역시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 합니다. 주연, 조연 누구 하나 튀지 않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나 송강호의 힘... 극을 끌어나가는 그의 능력은 대단합니다. 전에도 말한 적 있는 것 같지만 그와 동시대에 살아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복입니다.
사운드(DVD를 염두에 뒀던듯, 얘는 가끔 튀었어요. 시사회가 아니라 개봉하면 바뀔지도 모르지만...)를 빼고 시나리오, 촬영, 연기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우리는 여기까지 왔다"라고 우리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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