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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퍼러스 클럽> 선생님과 제자의 따뜻한 이야기 엠퍼러스 클럽
min0521 2003-03-09 오전 1:49:24 3372   [23]
우리는 14년 전에 이미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선생님과 제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난 적이 있다.

엠퍼러스 클럽도 선생님과 제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게 했었던
죽은 시인의 사회와 비교하고는 한다.
하지만 난 엠퍼러스 클럽은 죽인 시인의 사회와는 좀 다른 영화이며
더 멋지고 잔잔한 감동을 준다고 생각한다.

죽은 시인의 키팅 선생님은
이때까지 우리가 보아 온 틀은너무나도 완벽하게 깨버린
완전히 이상적인 선생님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선생님의 참다운 교육 실현을 위한 노력과 제자들에 대한 사랑은
당시 영화를 본 나에게 참으로 인상깊었으며 너무나 감동적이였다.

하지만 엠퍼러스 클럽의 헌더트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키팅선생님의 감동은 그야말로 작의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이다.

헌더트 선생님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교육방식은 그다지 파격적이지도 않고
다른 선생님보다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도 않는다.
선생이란 지위의 권위를 챙길줄도 알며,
학생 평가에 있어서 개인 감정을 개입시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고 이상적인 선생님보다
불완전하고 극히 평범하다라고까지 생각되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더 감동적이고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바로 엠퍼러스 클럽이 인간적인 선생님의 깨달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엠퍼러스 클럽은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선생님이 제자에게 감동을 전해 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반대로 제자가 선생님에게 감동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이 아끼고 믿고 싶어 했던 한 제자에게 배신 당하고 실망한 선생님,
25년이 지난 후에 그 믿음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났지만 또 다시 실망하고
자신의 교육에 있어서 실패작이 있다는 사실에 낙담하는 선생님.
이런 선생님에게 다시 교육자로서 희망과 보람을 되찾게 해준 것이
바로 다른 많은 제자들이였던 것이다.
많은 제자들의 사랑이 그에게 모든것을 완벽하게 해 내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 아닐까?

마지막 자신에 한 학생을 위한 욕심(낙오자를 만들지 않으려는) 때문에
학창시절 퀴즈대회 기회를 박탈당했던 또 다른 학생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고
가슴 찡함을 느께 눈시울이 빨갛게 된 헌더트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잔잔하고도 가슴 따뜻해 지는 감동을 전해 받을 수 있었다.

엠퍼러스 클럽에는 감동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감동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러한 감동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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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퍼러스 클럽(2002, The Emperor's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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