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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쇼쇼]70년대 후반을 너무 완벽하게 표현한 것이 문제? 쇼쇼쇼
egoist2718 2003-03-01 오후 11:13:03 1105   [8]
그런 말이 있다.. 옛말에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나는 쇼쇼쇼 제작자에게 매를 먼저 맞는게 낫다고 권하고 싶다.. 영화 <쇼쇼쇼>는
70년대 후반 쇼쇼쇼라는 최초의 버라이어티쇼에 얽힌 젊음이들의 사랑과 성공을 그리고 있다.. 최초의 칵테일 바텐더쇼를 하는 이색소재만큼 우리는 많은 기대감을 가졌지만 막상 영화는 뜸이 덜든 밥같은 아각아각한 맛을 내고 있었다.
아마 80년대생이라면 쇼쇼쇼라는 프로가 있었다는것 조차 모를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 몇가지 질문하게 있다.
첫번째 질문: 당신은 한국영화를 사랑하는가?
두번째 질문: 당신은 한국영화 시장이 엄청 커졌다고 생각하는가?
세번재 질문: 당신은 한국영화가 질적 양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위의 세가지 질문에 거의 모든 사람이 YES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중에 하나이고 또 한국영화를 이제는 외국영화보다 보는 횟수가 더 평균적으로 많다.
그러나 영화 쇼쇼쇼는 위의 세가지 질문에 역행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해서 막상 쇼쇼쇼를 보니 한국영화 시장의 커졌다고 하지만 이런 곳에 돈쓰니 아깝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고, 질적인 성장을 하던 몇몇 영화에 찬물을 끼얹는 영화의 저급함이 결국에는 한국 영화의 전진이 아닌 퇴보를 유발해버렸다.
나는 이런 정보를 얼마전에 들었다. 쇼쇼쇼가 스크린 수를 많이 확보하고 대단한 홍보 전략을 펼친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런 마케팅부분에 투자할 돈 있었으면 영화 찍을 당시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었으면 감독에게 돈 아끼지 말고 필름 다시 찍게 만들지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몰랐을까? 감독의 ok싸인이 정말 만족할 만한 okㅡ였을까?
기자 시사회 하기전에 기술 시사회라는 것을 자체적으로 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문제점이 보이지 않았다 말인가? 하는 끝없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쇼쇼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 나에게 다가온 영화여서 차라리 안쓰러운 생각마저 드니 큰일이다.
우리 영화시장도 헐리웃의 메이져영화사들처럼 일단 영화는 어떻게든 만들어 놓고, 마케팅 즉 돈으로 영화 홍보를 공격적으로 하면 영화에 투자한 돈의 뽕은 뽑는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고 자신들만의 매너리즘이다. 헐리웃 영화는 전 세계가 자신들의 시장이라면, 우리 영화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좁은 땅이 시장바닥의 전부이다.. 쇼쇼쇼가 마케팅에 투자한 그 돈이 자꾸 왜 나를 쪼잔하게 만드는지, 그 돈으로 영화의 잘못된 부분이나 재미없는 유머가 난무하는 장면이나 다시 찍지 하는 이런 생각말이다.

영화의 내용은 공산당 아버지때문에 사회로부터 완전 차단받는 유준상이 부잣집 대학생 박선영을 만나면서 그의 친구들과 칵테일바를 한다는 내용이다.
거기에 70년대 후반의 쇼쇼쇼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나오고, 그 당시 있을 법한 동네 양아치들의 모습등 70년대 하면 떠오르는 우리의 기억들을 영화에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감독은 거기서 완벽한 실수를 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인물이 주는 조화의 문제점이 가장 눈에띈다.. 그들은 70년대의 인물이지만 너무나 그 당시 향수에 취한 인형처럼 그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기 바쁘다.
그들은 70년대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들을 연기하기 바뻐서 서로간의 호흡이 안 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건 인물들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와서 관객에게 전혀 그 인물들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극의 사실성은 떨어지면서 관객들이 느낄때는 사건이나 재미가 공중으로 붕뜨는 느낌을 가지게 만들었다. 앞서나가는 그들의 유머와 인물들간의 감정은 결국 관객들에게 어디서 웃어햐 할지 모르게 만들고 결국 침묵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럼 그 당시 70년대 후반의 우리네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나 공간설정은 어땠는가?
무척이나 신경쓴 모습이 보인다. 골목골목 이어지는 좁은 길, 통금시간의 공포나 낭만..... 그러나 그것들이 70년후반~ 80년대 출생한 지금의 주영화고객층이 볼때는 역사적 고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란 사실적일 때가 좋을때가 있고 아니면 사실의 한 장면을 완전 뒤집어서 보여주주어서 더 좋을때도 있다. 그러나 쇼쇼쇼는 사실적인 표현을 선택했고 그 표현의 수단으로 대표적인 그 당시의 추억들의 편린들을 퍼즐조각처럼 맞추어 삽입했다.
퍼즐조각 그림을 본 적이 있는가? 언뜻보면 아름다운 그림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셀 수 없는 선과 분열이 보이는 엉성함을 우린 곧 눈치챌 수 있다.
우리집에는 어느 유명한 화가의 모사품인 1000pcs나 되는 퍼즐그림액자가 있다.
거실한켠을 차지하고 걸려있는 그 그림은 언제나 5m 이상의 거리를 요구한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명작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조각들 각각의 모습으로 그 흉한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 <쇼쇼쇼>는 그런 퍼즐조각그림이었다. 그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성과 시간이 필요했고, 돈을 들여 액자까지 맞쳐서 벽에 걸어놓고 감상하지만, 원작의 감동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니 말이다.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하고 안잘하고는 더이상 문제가 안된다. 그들은 각각의 주어진 인물들을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단지 그걸 조율하는 감독 자신의 역량문제를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든다.

그렇다고 <쇼쇼쇼>가 완전히 망한 영화였나? 그 정도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퍼즐조각그림이어서 그렇지 거기에 들어간 정성은 화면 가득히 보일 정도이다.
그래서, 영화는 나를 밖으로 내몰지 않고 끝까지 영화를 보게 해주었다.
그들이 보이는 칵테일쇼는 대단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이고, 70년대 후반의 추억들은 따로따로 보면 사랑스럽고 정겹다.

<쇼쇼쇼>가 과거의 한 시점을 회상한 영화이지만, 관객이나 감독이 원하고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은 과거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었을까?
다른 말로 말하면 현재에서 과거로 이어지는 그 시간의 고리를 매끄럽게 연결해서 관객이 70년대 후반의 모습들에 빠져들게 했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고리를 찾지 못했고, 관객에게 같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는 식의 의도적인 명령만 보이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복고적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 관객들과 영화속 시간의 공통분모를 찾는 일이라는 것을 제작자들이 한시도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인데 영화 <쇼쇼쇼> 관계자들은 그걸 잊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이것이다.
요즘 간간히 선보이는 이런 복고적영화들이 제발 우리에게 역사의 고증서처럼 남아있지 않길 바라는 것 뿐이다.
우리는 역사를 확인하기 위해 극장을 찾지 않는 졸렬한 관객 일 뿐이니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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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쇼쇼(2003, Show Show Show)
제작사 : 도레미 픽쳐스 / 배급사 : 아우라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show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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