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서야 "센과 치히로.."를 제대로 보구 그동안 잊었던 오랜 친구를 생각해낸것 마냥 아차 싶고 미안하다.
"센과 치히로.."를 보는내내 정작 주인공들 보다 더 내 눈길을 잡고 놓지 않던 얼굴없는 끙끙이 카오나시. 그 희미한 표정을 너무 오래 내버려 두고 지냈다.
너무나도 화려한 색채들속에 유독 검은 천을 뒤집어쓴 표정없는 하얀얼굴. 말도 할줄 모르고 사랑한단 표현도 할 줄 모르는 그.
그는 지금 행복할까.. 그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준 사람과 함께여서 맘 가득 행복한 웃음.. 웃을 수 있을까.. 어떻게 지낼까.. 그가 궁금하다..
어쩌면 카오나시는 우리들 맘속에 있는 표출되지 못한 고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독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표현하는 법을 잊은 외로움과 슬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늘 조금의 슬픔을 가지고 있고 늘 조금은 외롭다. 바쁜 하루의 흐름에 아픈것도 슬픈것도 외로운것도 그냥 흘려가며 없는 척 살아가고는 있지만..
우리는 표현하는법을 모른다. 이제는 자기 슬픔이 무언지 스스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그저 드라마의 주인공이 안쓰러워 울고 울다보면 주책스럽게 울음이 멈추지 않는 날이 있어 꺼이 꺼이 울고 나면 더러원진 눈 씻어낸것 처럼 세상이 맑고 깨끗해지곤 한다. 하루종일 떠들던 TV만 꺼도 그 적막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아닌가.. 우리들 맘속엔 카오나시가 하나씩 들어 앉아있다. 그놈이 자꾸 꾸역꾸역 슬픔을 받아 삼켜 능청스럽게 아무 얼굴 안하고 앉아있으니 어라.. 뭔가가 허전한데.. 라고만 느낄 뿐 그것이 무언지는 모른다.
이제는 맘 속 그놈을 꺼내어 해방시켜 주어야 하지 않을까.. 자기의 얼굴을 보일 수 있도록 좀더 솔직해지는 용기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