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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퀼스]나는 자유를 벽에 X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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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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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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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24 오전 10:49:04 |
1002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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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밟으라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하는 짓은 더합니다. 들어가지 말라고 푯말까지 세 워놓은 잔디밭에 기를 쓰고 들어가며, 보지말라고 빨간 딱지 붙여진 비디 오는 중고생들이 더 잘 빌려보지요. 하지만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걸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는 이들을 흔히 예술가 들이라고 합니다. 정말이지 예술가들이란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하는 짓 을 돈을 주고서라도 하는 사람들이랍니다. 왜냐면 이들은 태생부터가 한계 에 저항하도록 운명지워진 사람들이니까요.
사실 모두가 울타리 안의 얌전한 양일수 없으며 그 순한 양무리속에도 울 타리를 뛰어 넘고자하는 호기심 많은 양이 있기 마련입니다. 울타리 너머 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저 숲 속너머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 이 벌어질까? 너무도 궁금해서 한시도 참을수 없는 양 말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 용감한 한 마리의 양이 드디어는 울타리를 넘어 저 미지 의 숲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그 숲에는 새로운 것, 신기한 것 뿐 만아니라 양 자신에게는 치명적일수 있는 위험(늑대나 절벽등...)들도 함께 존재합니다. 때문에 예술가들은 고민하게 되죠. 이러한 위험을 뚫고 라도 저 숲으로 향할 것인가를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안정보다 예술의 자유를 추구했던 많은 예술가들이 이 울타리를 뛰어넘고야 맙니다. 그리 고 그러한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SM의 작가 인 사드후작이지요.
퀼스 - 나는 나의 자유를 벽에 X칠한다 !
대혁명 말기의 공포정치 시대. 프랑스 사회 자체는 하나의 정신병원, 그것 이었습니다. 사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기요틴의 시퍼한 칼날에 파리보다 가벼이 목숨을 잃어나가는 장면을 보고 그 누가 미쳐버리지 않았겠습니까?
때문에 사드는 이런 처참한 인간 살육의 장면을 무관심한 시선으로 관조하 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그렇게 합리적이며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한 인간은 그저 하나의 동물일 뿐이라 는 사실을...
그 때문일까요? 사드는 그 이후로 이 세상의 갖가지 제도와 규칙, 그리고 윤리등이 허위일 뿐이며 또한 가식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됩니다. 특히 왜 남자는 남자를 좋아하면 안되는지.. 왜 정해진 구멍으로만 성교를 해야 되는지... 그리고 때리며, 맞으며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왜 변태적 이라 매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드는 시대의 이단아요,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한 진정한 자유주 의 자였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그 당시 지배자들에게 있어서 이 천방지 축 날뛰는 자유주의자가 눈에 고까울 리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전제군주 나폴레옹은 철부지 망아지 같은 사드에게 극약 처방을 내리게 되죠. 그리 고 그 극약이란... 당시 정신병치료(거의 고문에 가까운 치료...)에 이름 을 날리고 있던 로이 꼴라라는 정신과 의사였답니다. 헌데 이 꼴라는 작자 를 유심히 살펴보면 금새 더럽고 눈 꼴 사나운 넘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됩 니다. 즉 뒤구멍으론 온갖 변태적인 짓거리들을 일삼으면서도 변태라 규정 된 사람들을 족치며 연명하는 이중인격자의 본보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우리의 용감한 사드가 이 전형적인 악마에게 궁예의 그 시퍼런 철퇴를 얻어 맞는게 아니라 전혀 엉뚱한 이의 정죄함에 의해 운 명을 달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물이 평소 사드를 그렇게 도 아껴주던 쿨미어 신부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관객들을 경악하게 만드 는 것이죠.
쿨미어 신부는 전형적인 신부의 모습으로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며, 사 랑으로 환자를 대하는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려는 이상주의자였습 니다. 하지만 그가 경험한 세상은 그의 이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들 뿐이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여인(마들렌)이 있으매도 솔직히 자신의 감 정을 고백하지 못하는 사제라는 신분이 그를 더욱 괴롭혔던 것이죠. 그런 데 사드는 이런 쿨미어 신부의 마음도 모르고 자꾸만 말썽을 피워대는 것 입니다. 결국 쿨미어신부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앞에 심한 충격을 받고 사드에게 자신의 분노를 모두 쏟아 놓고야 말죠. 즉 그의 혀를 뽑아버리 는 극형에 처하고 만 것입니다.
이제 혀를 뽑히우고, 펜조차 빼앗겨 버린 사드. 더 이상 자신의 터져버릴 것같은 욕망을 밖으로 쏟아낼 방도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절박한 상황속에 서도 사드는...정말이지 사드다운 발상으로 자신의 자유를 이 세상에 온 통 뿌리고 칠하며 그의 마지막을 멋드러지게 장식합니다.
예술은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여기까지 보면 영화는 사드, 마들렌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자들과 꼴라로 대표되는 현실주의자들의 대립을 통해, 우리에게 예술의 자유와 한계(또 는 현실)가 어디까지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표면적으로 보 면 사드와 마들렌의 죽음으로 인해 현실주의자들이 승리를 이룬 것 같지 만,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갈등하던 쿨미어 신부가 결국 사드와 마들렌이 걷던 그 길을 걷게 되면서... 영화는 아무리 현실이 혹독하더라도 예술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고 조용히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영화를 보고나서...
저 선악과의 나무 열매, 그 열매를 따 먹으면 죽게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열매를 따먹을 수 밖에없는 가련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란 것과 개인적 욕 망의 끝은 언제나 절망과 끝없는 좌절이라는 사실, 그리고 욕심이 죄를 낳 고 죄가 사망을 낳는다는 성경적 진리가 우리 사는 이세상에선 언제나 유 효한 진리라는 사실이 웬지 서글프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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