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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사랑학 백과사전' 클래식
nugu7942 2003-02-05 오후 4:23:55 1484   [9]
'눈을 감고 미소짓게 되면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주위로부터 고전적이고 촌티난다며 한사코 권유하지 않던 탓에 개봉이 지난 후에도 <클래식> 볼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일부 영화 시사회 행사에서 인원이 한정된 탓에 보게 되었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영화 <클래식>!! 정말 재미있었다.

영화 개봉 전부터 출연배우가 시사회가 끝난 후 자신을 특별출연으로 해달라던 애피소드로 기대를 갖지 않고 보았기에 그 재미는 더욱 컸다.

일부 인과관계의 부족이나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 외엔..
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오히려, 그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보기에 조인성은 주연 맞습니다, 맞고요~(웃음)
<클래식>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TV 오락프로그램 속의 유머처럼 과거에는 유치하거나 썰렁하다고 치부했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관객들과 함께 아련한 과거로 여행을 꿈꾼다.

포크댄스나 70년대의 교복 등 매우 고전적인 소도구들과 비, 삼각관계 등 현대소설에서 많이 사용되는 주제들 그리고, 서로 사랑하면서도 주변에 이끌려 쉽게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에도 나타난 60~70년대 사랑을 그렸다.

전반적인 영화의 줄기를 대학생인 지혜(딸 손예진)와 상민(조인성)이 이끌어 가고 지혜가 엄마의 일기와 편지들을 보며 지혜엄마 주희(지혜엄마 손예진)와 준하(조승우)의 옛스런 사랑과 현재 시간의 지혜의 이야기가 중첩되며 스토리를 풀어 나간다.

첫 장면과 영화 후반부에 무지개가 나오는 것이 매우 이채롭다. 무지개는 현대를 사는 관객들에게 아름답고 신비스런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데 영화에서는 과거 주희와 준하의 시대로 초대하고 있다.

무지개와 함께 지혜가 엄마의 일기에서 나온 한 장의 사진은 영화 '오버더레인보우'에서 주인공 연희가 창가에 앉아 생각하는 것을 진수가 찍은 사진과 같다.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밝은 햇살이 반사되어 아름다운 영상을 연출한다.

그동안 한국 영화나 TV문학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던 여러 장면들이 연상되는 것도 이 영화의 색다른 재미라 할까..마치, 사랑을 소재로 한 멜로 영화를 종합한 듯한 '사랑학 백과사전'처럼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는 얘기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주희와 준하의 비맞는 장면.
 
'TV문학관 소나기'에서 윤초시 댁에 놀러간 손녀와 소년의 이야기와 닮았다. 소녀처럼 주희도 수원 할아버지낵에 놀러왔다가 비를 많이 맞았고 이로 인해 아파서 서울로 다시 올라가며 준하와 떨어져 있게 되는 것.

다음으로 한국 영화 속 수많은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얼마전 개봉관에서 막을 내린 '연애소설'에서처럼 지혜와 상민이 겉옷을 머리에 받치고 내리는 소낙비를 피하는 모습, 영화에서 비는 정말 주인공들의 애틋한 사랑을 위해 필요악인가 보다.

오래전 보았던 '시월애'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미 죽은 과거의 주인공이 현재의 등장인물과 같은 시간에 존재하며 감성적인 영상으로 마무리 했듯, <클래식>의 마지막 장면에서 과거 준하가 반딧불이를 잡아 주희 손에 전해주던 걸 상민이 지혜에게 반딧불이를 전해주며 키스하는데..
'시월애'에선 인물이 오버랩되지만 <클래식>에선 배경이 과거와 겹쳐진다.

'연애소설'에서도 반딧불이로 만든 아름다운 영상이 좋았는데, 여기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함께 보러간 친구는 한 장면에서 몇 분간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듯 배꼽을 부여잡기도 했고 나 역시, 영화 곳곳에 숨겨진 재미로 인해 영화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고전적인 소재와 배경을 주로 하고 출연 배우들이 보이는 갖가지 몸동작에 웃겨 까무러치는 듯 했다.

포크댄스를 배우기 위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따라하는 것이나 과거 중고등학교 때에 아침 조회에서 쓰러지는 모습들은 이삼심 년전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웃음은 태수(이기우)가 주희를 향해 키스하려고 다가설 때, 교복 모자 채양에 걸려 키스에 실패하고 물러서는 장면. 선도부에게 벌받을 때 세차례 맞고 바로 까무러치는 등.. 하지만, 그가 준하를 위해 자기 사랑을 양보하는 장면은 감동받기에 충분했다.

월남전에서 시력을 잃은 준하가 주희를 만나 일어서 뒤돌아 설 때, '어제 여기 와서 연습 많이 했는데'라며 주희에게 자신이 불구 임을 들켰을 때는 영화 '러브어페어'에서 아네트베닝이 워렌비티에게 교통사고로 인해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한 걸 숨기고 뒤늦게 휠체어에 앉은 그녀를 발견했던 모습이 교차하며 눈물샘을 흠뻑 적셨다.

이처럼, 웃음과 감동이 영화 내내 교차하며 과거의 사랑이 현재로 전이되어 지혜와 상민이 빗 속을 경쾌하게 발맞춰 뛰어가는 모습은 빗방울이 그들이 사랑을 되찾게 하는 합창을 하는 듯 하다.

자전거 탄 풍경과 김광석의 음악이 영화 장면마다 과거 70년대의 추억을 이끌어내며 주희의 비창 소나타 연주와 영화 속에 흐르는 캐논변주곡으로 말미암아 OST도 기대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후반부에 월남전에서 돌아온 준하가 목숨 걸고 지켜온 목걸이를 다시 주희로부터 준하에게 전달되고 준하의 목걸이를 현재의 상민이 갖고 있다가 지혜에게 전해주는 곳의 인과관계가 빈약해 보인다.

물론, 한국영화 속의 여주인공이 자주 비를 맞고 병드는 설정을 피했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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