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영화를 그리 까다롭게 고르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어딘지 허전하든 허접하든 구석이 비는 영화는 그럭저럭 골라낼줄 아는 나라고 생각해왔다.
처음 <콜린우드..> 시사회에 가게 되었을때, 참 뻔한 영화한테 또 걸렸나보다 싶었다. 어쩔까 하다가 별 생각없이 찾아갔던 시사회는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격이랄까?
초반에 '코지모'의 얼빵한 범죄행각으로 시작되어 비스무리하게 허한(?) 인간들이 모여들어 한탕할 팀을 이루어 나가는 걸 보면서 난 얼마나 뿌듯하던지! 능력도 안되면서 보기에도 허황된 일에 죽자살자 달려들고, 착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것처럼 허풍을 떨면서도 차마, 차마 '그리는 할 수 없어서' 뒷북을 치고 마는 미련한 인생들. 그렇지만 한심하고 밉살스럽기는 커녕 보다보면 어느새 듬뿍 정이 들어서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영화의 배경은 전반적으로 뿌옇다. 그런데 보다보면 어느새 그 뿌연 느낌 역시 따스함으로 다가와 버린다. 그것은 아마도 도시 어느 구석의 매캐하고 답답한 것이 아니라 시골마을의 순진하고 정감어린 느낌으로 뽀얗게 느껴지기 때문일것이다.
극장을 나오면서 문득 <풀 몬티>의 아저씨들과 <광복절 특사>의 두 주인공이 떠올라졌다. 그래, 가진거 쥐뿔도 없고 남들 보기엔 한심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한다면 한다 이거다. 우리도 한번 뭉쳐서 끝까지 한번 뭉쳐볼 줄 안다 이거다.
과부 사정은 홀애비가 안다고, 뜻대로 잘 안되는 장면에서는 내심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가슴팍을 찡하게 만드는 것도 잊지 않은 <웰컴 투 콜린우드>는 결국 "다음에 껀수있으면 연락해"라는 대사와 함께 나 역시도 정체모를 '희망'에 젖게 만들었다면 내가 너무 오버한 것일까? 후후~
여하튼, 보면 볼 수록 정이 가는 녀석들~ '여러분들을 환영하는 콜린우드'<Welcome to colinwood>로 가면 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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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콜린우드(2002, Welcome to Collinwood)
제작사 : Gaylord Films, Pandora Cinema, Section Eight Ltd., HSBS Media / 배급사 : 필름뱅크, A-Line
수입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ollinw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