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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트렌드 리더가 발견한 잇걸 <트랜스포머> 마이클 베이, 메간 폭스
2007년 6월 18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만남 그리고 시작

사실 마이클 베이에게 <트랜스포머>는 황당한 이야기였다. 1년 반 전쯤이었을까. 그를 찾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내민 <트랜스포머>는 그에게 ‘바보같은 장난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끈질긴 권유는 그에게 묘한 기대감을 심었고, 영화를 만들면서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건 정말이지 대단한 프로젝트라고! “영화를 만들면서 난 <트랜스포머>의 팬이 됐다. 그 때 확신했다. 나처럼 원작만화의 팬이 아닌 이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로봇만큼이나 사람도 중요했다. 로봇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당찬 기질과 순수한 열정의 소유자가 필요했다.

마이클 베이와 메간 폭스의 만남이 운명일까라고 묻는다면 호주, 런던 등지에서 600여명의 여성을 상대로 9번에 걸친 치밀한 오디션을 언급해야겠다. 마이클 베이가 얼마나 많은 검증을 요구했는지, 그리고 <트랜스포머>에 탑승한 메간 폭스가 얼마나 많은 검증을 거쳐야 했는지에 관해서. 어쩌면 “일자리가 필요해서 많이 헤맸는데, 마이클 베이의 눈에 낙점을 얻었으니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일자리를 얻은 것 같다.”는 당돌한 그녀가 마이클 베이를 위한 매력적인 잇걸(itgirl)이었음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물론 마이클 베이는 시나리오조차 완성되지 않았던 <트랜스포머>를 그녀에게 신뢰하도록 만든 보증서였다. 물론 그녀 자신 스스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다만 여섯 번째 오디션 중, 불현듯 ‘아, 내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약한 기대를 품었을 뿐.

역경 그리고 결실

<트랜스포머>는 기대감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도면 속의 로봇을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스크린에 구현하는 문제. 사실 마이클 베이는 단순히 로봇의 리얼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불어넣고 싶었다. 그건 애정에서 비롯된 산고(産苦)와도 같았다.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은 멋있는 이름만큼이나 진정한 슈퍼 히어로다. 범블비도 귀엽다. 디셉티콘의 프렌지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결국 그는 거대한 로봇들의 아버지가 됐다. 그런 애정은 우리 눈앞에 움직이는 강철 생명체의 심성을 믿게 만들었다. 사실 원작 만화의 딱딱한 박스 형태보다는 정교한 모델이 영화에 어울릴 것이란 판단했고, 원작과 다른 영화상 로봇의 도면은 '이건 <트랜스포머>가 아니다'는 기존 팬들의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기존 캐릭터들의 디자인에서 향상시킨 구상은 결국 영화의 질감을 완성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고, 영화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결정은 팬들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결국 애정이 충만한 의지는 로봇들을 단순한 영화의 도구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주인공으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배우의 눈앞에 로봇은 보이지 않았다. 동료와 적의 구분을 막론하고 보이지 않는 로봇들을 상대로 연기를 해야 했던 메간 폭스는 지표가 없는 망망대해 위에 떠있는 듯했다. 특히, 천 여명의 스텝들에게 둘러싸여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상대하는 순간마다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 기분까지 들었다. 그를 위해 크기가 각각 다른 로봇을 대체하는 긴 쇠막대기와 마분지에 그려진 캐릭터의 얼굴이 그 끝에 걸려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될 지경이었다. 로봇에 따라 달라지는 건 쇠막대기의 높이일 뿐이었지만 그녀는 그때마다 로봇들과 만나 교감해야 했다. 그 와중에 마이클 베이는 좀 더 역동적인 연기를 요구했다. 연약한 여성의 이미지를 벗고 위기에 맞서는 전사의 자질을 갖추길. 보이지 않는 로봇을 머리 속으로 그리고, 쉴 새 없이 뛰고 구르는 동안, 그녀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단했다. 하지만 범블비에게 애정을 품을 정도로 그녀는 로봇들과 교감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매력적이다. 지금 봐도 알 수 있지 않나?”라는 마이클 베이의 말이 호들갑스럽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영화 그리고 현실

블록버스터와 흥행 감독이란 수식어는 마이클 베이를 사치스럽게 한다. 하지만 그는 효율적이다. “사실 난 촬영을 빨리 하는 편이다.”는 마이클 베이 본인의 말처럼 <트랜스포머>는 82일만에 촬영이 끝났다. 3억 달러의 예산을 넘긴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3>의 절반 비용으로 <트랜스포머>가 완성됐다는 사실은 영화를 본 이들에게 또 다른 놀라움이다.

위에 언급한 두 작품들보다 적은 5백 여 개의 비쥬얼 이펙트(visual effect)로 채운 <트랜스포머>의 질감은 생생함 그 자체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3억달러의) 예산이 사용됐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빈정거림이 아니다. 특히나 효율적으로 영화를 작업한다고 알려진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만남은 그런 작업을 더욱 수월하게 하는 방편이 됐다. 결국 <트랜스포머>의 화려한 특수효과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4천 2백만 달러에 불과했다.

86년 생, 메간 폭스는 어린 시절 소문난 말괄량이였다. 나무를 타기도 하고, 벌레를 집안에 들여놓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개구장이도 사춘기를 건넜고, 학창시절 그녀는 조용했다. 그래서 그녀는 외톨이였다. 그래서일까. 잘 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하지만 외톨이 같은 샘(샤이아 라포프)에게 끌리는 미카엘라는 그녀에게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로봇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정신 놓고 울기만 했을 것 같다.”는 그녀는 스스로 용감하지 않은 사람이라 말한다. 그녀를 끌어당긴 건 분명 미카엘라에게 잠재된 ‘따뜻한 인간미’였다. 하지만 그것은 수백 명 사이에서 마이클 베이의 시선을 끌어들인 진정한 용기였을지도 모른다.

현재 그리고 미래

“난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커다란 아이디어를 고민해서 영화를 만든다.”는 마이클 베이에게도 <트랜스포머>는 큰 산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트랜스포머>가 자신의 영화 중 가장 획기적인 프로젝트임을 자부한다. 물론 <트랜스포머>가 가능했던 건 마이클 베이의 탁월함 덕분이다. 아직 개봉 전인 <트랜스포머>의 후속작 여부가 궁금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벌써부터 제작사가 후속작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을 의논해온다는 마이클 베이의 귀뜸은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면 디셉티콘이 한국에 착륙하는 장면을 넣겠다.”는 농담마저 은연중에 기대하게 한다. 어쩌면 그의 다음 행보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일지도 모른다. 할리우드판 <괴물>의 메가폰을 잡게 될지도 모르는 것. 바쁜 <트랜스포머>의 일정 탓에 아직 플레이시키지 못한 테잎이 결정을 유보시키고 있지만 “굉장히 멋진 영화란 말을 많이 들었다."는 말은 묘한 기대감을 부른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트랜스포머>를 보여주게 된 건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멋진 일이다.”라는 그가 한국과 또다른 인연을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트랜스포머> 이후, 메간 폭스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물론 모든 것이 과거가 된 지금, 촬영 동안의 기억이 꽤나 즐거운 추억이 됐음을 실감한다는 건 그녀만의 수확이다.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부르는 <트랜스포머>의 후광이 그녀에게 위력적인 계기를 선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관심은 영화를 통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지금은 내 자신의 실력을 쌓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는 겸손함은 그녀가 할리우드에서 반짝이고 말 초신성(supernova)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한다. 물론 그녀가 일단 해야할 일은 생애 첫 주연 여배우가 누릴 수 있는 기대와 긴장의 간격 안에서 대기하는 것. 물론 현재 런던에서 커스틴 던스트와 함께 촬영 중이라는 <How to Lose Friends & Alienate People>을 통한 메간 폭스와의 두 번째 만남이 어떻게 다가올지를 기다리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그녀 스스로가 가장 하고 싶다는 말, “난 메간 폭스입니다.”라는 첫 인사가 아닐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이름을 기억해두는 것이다.

2007년 6월 18일 월요일 | 인터뷰 및 정리: 민용준 기자
사진 제공: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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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볼거리는 많다고 하든데...   
2007-06-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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