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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인간과 복제 영화
6번째 날 | 2000년 11월 30일 목요일 | 김응산 이메일
복제양 돌리가 태어나고, 아니 만들어지고 나서 이루어진 금세기 최고의 과학 논쟁은 단연 인간 복제에 대한 찬반론일 것이다. 인간 생명 연장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 찬성론과 생명 존엄의 윤리적 문제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 반대론 중 그 어느 쪽 주장도 쉽게 넘겨버릴 수 없다. 최근의 대세가 반대로 기울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좀 더 두고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한다. 어쨌든 인간 복제에 대한 복잡한 찬반론을 떠나 사안을 감상적으로 바라본다면 '또다른 나'에 대한 인간의 공포 심리를 유추해 낼 수 있다. 하나의 완벽한 이성적 개체인 '나'가 하나 더 있다면? 이러한 동화적인 가설은 스크린의 세계에 매우 흥미로운 소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또다른 나'에 대한 영화를 들어보라면, 크쥐슈토프 키에쉴로프스키(Krzysztof Kieslowsky) 감독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La double vie de Veronique)'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또다른 나'의 발견과 상실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여섯번째 날'과는 그러나 소재의 동일함을 제외하면 한 군데도 닮은 구석이 없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폴란드 거장 감독이 이 주제를 바탕으로 인생과 운명, 존재, 정체성 등의 물음들을 철학적으로 탐구한 반면, 너무나도 헐리우드적인 미국 감독은 이 주제를 현 시기의 세계적 이슈와 연결시켜 역시 너무나도 헐리우드적인 방법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터너와 후치(Turner & Hooch)', '그리고 밴드는 연주를 계속했다(And the Band Played On)'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로저 스포티스우드(Roger Spottiswoode) 감독은 영화 '여섯번째 날'에서 '또다른 나'에 대한 상상계를 맘껏 펼친다. 인간 복제라는 당면 문제를 시작으로 그는 인간 복제로 인한 가족의 붕괴, 윤리적 아노미, 정체성의 혼란 등등을 이끌어 낸다. 자신의 가족을 또 다른 자신에게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는 미국의 청교도적 가족주의 윤리의 힘을 빌어 관객의 감정적 동조를 유발하며, 두 명 모두 자신이 오리지널이라고 믿고 있다는 설정은 정체성의 물음과 연결되어 흥미와 긴장을 준다. 허나 이 영화는 이와 같은 감정적 소재로 시작하여 '갑자기' 액션으로 치닫는 플롯의 급속한 반전을 보여준다. 물론 이는 당연지사. 아놀드가 주연을 하고 있는데 예외가 있겠나?

이 영화의 특징은 소재와 영화적 표현의 유사성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무슨 말인고 하니 '복제'를 다루고 있는 영화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이미 이전에 나왔던 영화들을 '복제'했다는 것이다. 기본 틀거리는 아놀드의 10년 전 영화 '토탈 리콜(Total Recall)'과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분명하고, 자동차 추격씬은 '씩스티 세컨즈(Gone in 60 Seconds)'의 현란한 추격씬을 모방한 듯하며, 그 외 여러 액션씬은 특기할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이미 누군가가 우려먹었던 것들이다. 때문에 관객들이 기대했던 영화의 심각함은 어느 정도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영화에 액션씬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 보니 대체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심각한 SF미스테리물로 만들었더라면 훨씬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내용과 그 고민 면에서 텅 빈 여타의 SF영화들보다는 확실히 낫다. 이는 다분히 소재가 가진 정치성과 그 매력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이 영화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씨리즈나 '트루 라이즈(True Lies)'보다는 확실히 못하지만 적어도 '이레이저(Eraser)'나 '엔드 오브 데이즈(End of Days)'는 확실히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후반부로 가서 원래의 깁슨과 새로 나타난 깁슨 중 대체 누가 진짜일까를 고민하는 부분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라스트 씬만큼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 복제를 당한 자도, 복제된 자도 다 같은 피해자라는, '선악이 확실히 구분되는 헐리우드 액션 영화답지 않은' 생각도 역시 이 영화가 가진 몇 안되는 따뜻한 미덕이다. 짜깁기하여 엉성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식상한 액션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관객을 끄는 힘이 있다면 바로 그런 부분일 것이다.

어떤 이야기일까

헬리콥터 파일럿인 애덤 깁슨은 어느 날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자신과 똑같이 생긴 복제 인간(clone)이 진짜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와 같은 인간 복제가 중범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기에 관련 기관에서는 저격팀을 보내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진짜 깁슨을 살해하려고 한다. 이에 깁슨은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정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이는데...

어떤 사람들이 출연하였을까?

아놀드 슈월츠네거(Arnold Schwarzenegger) .... 애덤 깁슨 역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 .... 그리핀 웨이어 박사 역
마이클 러패포트(Michael Rapaport) .... 행크 모건 역
토니 골드윈(Tony Goldwyn) .... 마이클 드러커 역
마이클 루커(Michael Rooker) .... 로버트 마샬 역
새라 윈터(Sarah Wynter) .... 탈리아 엘스워드 역
웬디 크류슨(Wendy Crewson) .... 나탤리 깁슨 역

어떤 사람들이 만들었을까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Roger Spottiswoode)
제작: 대니얼 페트리 쥬니어(Daniel Petrie Jr.), 데이비드 코우츠워드(David Coatsworth), 마이크 메더보이(Mike Medavoy), 아놀드 슈월츠네거(Arnold Schwarzenegger), 존 데이비슨(Jon Davison)
각본: 코맥 위벌리(Cormac Wibberly), 매리앤느 위벌리(Marianne Wibberly)

official site - www.spe.sony.com/movies/the6thday/

4 )
ejin4rang
복제인간   
2008-11-10 09:13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19
pyrope7557
다시 한 번 복제 대해 생각하게 되는 영화...
  
2007-07-19 13:48
ldk209
이 영화에 대한 기억... 코미디....   
2007-01-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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