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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을 예언하는 불의 목시록
레인 오브 파이어 | 2002년 9월 11일 수요일 | 이메일

하늘은 540차례나 불타오른다. 불꽃은 거대한 새 도시로 번지고 순식간에 불꽃은 타오른다. (모든 세기 6:97)

1900, 90의 9년,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앙골모아의 대왕을 소생시키기 위해 그 전후의 기간, 마르스는 행복의 이름으로 지배하려 하리라. (모든 세기 10:72)

철학자이자 점성가인 노스트라다무스는 1558년 예언서 <제세기>에서 지구의 종말을 예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종말의 징후도 없이 20세기를 맞이한 지금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인류의 공포가 또는 그릇된 해석이 만들어낸 해프닝인지, 아니면 여전히 종말의 계시인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따라서, 이렇게 몇세기를 걸쳐서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종말에 대한 인류의 두려움과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영화를 대하면서 전설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떠올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엑스 파일>의 감독이 만들어낸 <레인 오브 파이어>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놀랄만치 닮아 있다.

2084년, 핵전쟁으로 파괴된 런던의 한 지하 공사장. 공사장 간부로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지하로 내려간 퀸은 고대의 거대한 생명체와 마주치게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괴력을 가진 고대의 괴물에 의해 퀸의 어머니는 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고 도시 전체가 파괴된다. 괴물의 정체는 1년에 무려 백만 마리씩 암컷들을 번식시키며, 가공할 파괴력과 화력을 지닌 수컷 익룡. 도시는 순신간에 폐허가 되고 인류는 화염에 휩싸여 종말에 다가가게 된다. 그러나, 성인이 된 퀸(크리스찬 베일)은 극소수의 생존자들을 모아 폐허가 된 성을 방공호로 개조, 익룡 사냥꾼 밴젠(매튜 매커너히)과 익룡과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한다.

마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시를 바탕으로 시작하는 것 같은 <레인 오브 파이어>는 종말을 기다리는 인류의 모습을 통해 2084년의 미래를 보여준다. 롭 바우만 감독이 그려낸 미래는 ‘불의 지배’를 받고 있는 나약한 인간의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다. 땅속에서 튀어나오긴 했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며 모든 것을 불태우는 익룡은 ‘공포의 대왕’ 그 자체이다. 영화는 부활한 익룡의 습격으로 불바다가 되어버린 전세계의 유명 도시들을 차례로 보여주며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는 종말의 묵시록을 보여준다. 이런 와중에도 <레인 오브 파이어>는 이 고대의 익룡이 어떻게 되살아 났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엑스 파일>의 기현상이 설명되지 않듯이..

그러나, <레인 오브 파이어>는 영화를 현실처럼 받아들이게 하려했다는 롭 바우만의 의도와 달리 충분히 영화적인 설정으로 관객들에게 익룡이 얼마나 완벽한 CG로 구현되었는가에 감탄할 여유를 주고, <쥬라기 공원>에게 경외를 금치 않았던 공룡 매니아들이 익룡의 피부와 날개짓에 다시 한번 감동하게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익룡의 등장이 기대만큼 빈번하지 않아, 관객들은 미국판 최민수가 되어버린 매튜 매커너히의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몸짓과 우수어린 눈빛의 크리스찬 베일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을 지켜보며, 익룡의 다음 출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빛나는 미모의 이자벨라 스코룹코의 역할이 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두 남성스타의 기가 너무 세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20년만 되도 하늘에 비행선이 날아다닐 것이라는 SF 영화들의 일반적인 주장과 달리 2084년의 미래가 익룡 한마리에 전멸당한다는 설정은 스릴넘치는 SF 액션의 감동과 판타지를 감소시킨다. 게다가, 전반부에서 인류에게 다가온 종말의 그림자을 장엄하게 묘사하며 무게를 잡던 <레인 오브 파이어>는 마지막 순간 오랜 기간 인류를 지배해온 익룡을 단 한방에 너무 쉽게 보내버림으로써, 관객들이 마땅히 영웅이 되어야 할 매커너히와 베일에게 찬사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2 )
ejin4rang
묵시록 재미있어요   
2008-10-16 15:48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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