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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슬픔에 맞닿은 배우와 운전사 (오락성 6 작품성 7)
드라이브 마이 카 |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오카다 마사키, 기리시마 레이카, 박유림, 진대연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79분
개봉: 12월 23일

간단평
배우인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와 배우에서 각본가로 전향한 아내 ‘오토’(기리시마 레이카). 오토가 잠자리에서 가후쿠에게 왕왕 이야기를 들려주면, 다음 날 가후쿠는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상기시켜주곤 했었다. 예정된 출장 일정이 급히 변경되어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가후쿠는 오토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다. 직시가 아닌 회피를 택한 가후쿠,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 이유를 영원히 물을 수 없게 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중년 남자 ‘가후쿠’와 우연한 기회에 그의 운전사로 동선을 같이 하게 된 젊은 여성 ‘미사키’(미우라 토코), 내면에 깊은 어둠을 간직한 두 사람이 만나 그 어둠을 직면하고 인정하기까지를 긴 호흡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형식적인 구분은 없으나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기후쿠와 오토의 전사, 히로시마 시기(아내를 잃은 기후쿠가 연극 연출을 위해 히로시마에 머물고 이때 운전사 미사키를 소개받는다), 마지막 홋카이도 여정이다.

영화는 클라이막스인 홋카이도 시퀀스를 위해 179분의 긴 러닝타임을 천천히 빌드업하고 다져가는 인상이다. 가후쿠는 아내, 미사키는 엄마라는 삶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사람의 죽음에 심리적인 부채감을 지녔다는 점에서 둘은 닮았다. 더불어 분노, 상처, 슬픔, 용서 등 적기에 표출하지 못한 감정을 가슴 한편에 봉인해 왔는데, 마침내 홋카이도에서 마음속 깊은 곳을 대면하기에 이른다. 그 순간 인물을 타고 흐르는 감정의 격랑을 직접적인 발화와 더불어 설경과 담배 (연기)로 응축, 임팩트있게 포착한다. 또 히로시마에서 ‘유나’(박유림)의 수어 연기를 비롯하여 중국어, 일본어 등 다 언어로 기획한 연극 ‘바냐아저씨’ 역시 상당히 이채로운 지점이다.

긴 대사가 종종 등장하고 결코 ‘말’이 적은 영화가 아님에도 수다스럽지 않다. 침묵과 적요의 묘를 잘 살린 작품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다. 감독은 이야기를 확장하는 데 있어서 원작이 수록된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실린 ‘셰에라자드’와 ‘기노’를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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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노란 자동차인데? 왜 붉은 색?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굿 초이스!
-수어를 연기하는 배우로 ‘유나’로 분한 박유림, 진대연 등 한국 배우 + 한국 로케이션도
-가후쿠, 미사키 두 인물의 상황과 심리에 공감 혹은 이입하지 못하면 단지 길고 지루한 영화에 머물 수도
-아내 오토가 남편 가후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화가 시작하는데… 짝사랑 남학생 집에 몰래 들어가는 여학생? 여기서부터 거부감을 느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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