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단자들 다소 지루해 보이는 키워드에도 극장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야 지루한 거 좋아하는데 그런 주제인 공연이 이렇게 사람 많은 건 처음 보는 일이라 좀 신기했다. 과학이니 지구온난화니 음모론이니 내세워 놓고 실상 중심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1부에는 교수 연구실이 배경이어서 주제에 대해 재미있게 다루었지만 2부에는 너무나 급작스럽게 휴먼 드라마로 그 본질이 변질되어..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차라리 인터미션이 없었다면 좀 괜찮았을 지 모르지만.. 아예 다른 이야기처럼 갑자기 너무 극적이고 감정적인 요소가 연달아 뙇뙇뙇 등장하니 산으로 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앞에서 실컷 얘기한 것들과는 별개로 결론은 인간의 삶과 행복... 뭐 실제로 원작자의 의도가 그런 것이었고, 나와 동일한 견해였다고 해도 너무 뜬금없잖아? 항상 무언갈 쓸 때마다 결론이 빈약해지는 것 마저 나와 똑같네. ㅋㅋ 영화도 소설도 아닌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나? 아무튼 그래도 전체적인 뜬금포를 제외하면 볼만한, 괜찮은 공연이었다. 앞에서 실컷 뭐라뭐라 했지만 그래도 보고 나서 재미있다를 연발하게 만든 공연이긴 하니까. 근데 뭔가 욕만 잔뜩 해 놓은 것 같은 이 기분은 뭐지? 결국 추천후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