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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형제는 용감했다!! 오! 브라더스
kharismania 2003-09-05 오전 2:29:59 1302   [4]
이범수가 12살로 회춘(?)했다?..영화 제작에 돌입했을 때부터 그가 12살 새파란 어린이 연기에 도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려온 이 영화의 뚜껑을 열어봤다..그 안에 담긴 내용물을 본 나의 표정을 보여줄까 하는데..

오!브라더스!..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형제에 관한 이야기다..그러나 진정한 피를 나눈 형제와는 사못 다른 이복형제..그것도 인연을 끊고 살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난데없이 굴러온 큰빚더미와 함께 대면하게 되는 낯선 동생 봉구(이범수 역)를 바라보는 형 상우(이정재 역)의 눈빛은 말그대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더군다나 조루도 아닌 조로증(早老症)이라니..

어찌되었건 이영화는 말그대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참신하고 기발한 소재를 획득하며 관객을 기대하게 한다..

요즘 참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영화들이 많다..마치 어려운 퍼즐맞추기를 요구하듯 관객에게 한없는 물음표를 깨부수는 능력테스트를 원하는 영화들이 참 많다..그래서 어찌보면 그냥 그런 평범한 드라마가 주는 뻔하다고 치부해버릴수 있는 감동이 새롭고 신선해보인다..

과장되고 부담스럽게 화려해져 가는 요즘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소박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문득 잊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어차피 우리가 사는 세상은 평범하고 뻔한 세상 아니던가..그러한 세상에서 도피를 꿈꾸는 것도 좋지만..자신의 소박한 일상을 조명해주는 이야기도 때론 즐겁지 아니할까..

영화의 기획은 참신하지만 영화는 되도록 소박하다..관객에게 부담스러운 고민거리도..화려하게 압도해나가는 영상미도 이영화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그래서 이영화는 따뜻하다..

조로증..신기한 병명이다..어찌보면 실제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괴롭고 힘겨운 일일지 모르겠지만..이영화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병을 기발한 웃음보따리로 승화시켰다..어찌보면 어린아이의 연기를 펼치는 이범수의 탁월한 표정연기덕분에도 실감이 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한 아이템이 지니고 있는 기발함으로 단지 관객에게 덧없는 웃음만을 선사했다면 이 영화는 정말 말그대로 뻔한 영화가 되었으리..하지만 이영화가 지니고 있는 또다른 매력은 무엇인가..

가끔씩 코믹한 이야기안에서 너무나도 막가파식으로 관객들에게 억지스러운 감동을 요구하는 영화들이 있다..그런 영화들을 보다보면 맛깔나는 후렌치 후라이에 고추장을 찍어먹는 느낌이다..불협화음에서 느껴지는 거부감이라고나 할까..하지만 이 영화는 유쾌한 웃음과 함께 훈훈한 감동을 잘 버무린 비빔밥을 먹는 느낌이다..

정말 누구보다 가깝고 친근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둥우리지만..어찌보면 누구보다 더더욱 잔인한 배신감을 느끼고 벗어나고 싶은 울타리가 될 수 있는 그 곳..그것은 가족이란 이름하에 모여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정일 수 있다..

형제..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각자의 가지..그들은 하나지만..또다른 남남이다..그렇지만 그 근원은 하나였음에 미워도 다시한번 서로를 돌아볼 수 밖에 없는 처지가 아닐까..

상우는 어려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어머니의 고통을 짊어지고 아버지를 증오한다..그러나 그 증오안에는 과연 아버지에 대한 한없는 배신감만이 존재할까..그가 아버지를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그 상황이 더욱 증오스럽지 않았을까..아버지가 미워질 수 밖에 없는..아니..미워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이 그에게는 정말 미웠을지도 모르겠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세살먹은 어린애도 몇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격언은 가족간에 끊어질 수 없는 인연의 굴레를 대변한다..아무리 미워도 아버지는 아버지다..그 증오너머에 숨겨진 아버지에 대한 연민은 떨칠 수 없는 아픔으로 되돌아온다..그리고 그 숨겨진 연민은 집안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장애인의 마음을 차갑게 단정짓던 상우가 그녀에게 아버지를 대면하게 해주려는 상우의 모습으로 변화하며 더이상 숨어있으려 하지 않게 된다..결국은 아버지의 변함없었던 사랑이 담긴 피에 절은 4만원앞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게 되는 상우의 모습은 움츠려있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증오를 박차고 나온 것이 아닐까..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증오가 깨부숴지길 본인 스스로가 갈망하길 원한 것은 아니었을까..미워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뒤엎어줄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비극(?)이 될 것만 같던 봉구와의 만남에서 상우는 외면해왔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찾게 된다..지난날의 증오가 사그러지고 화해의 계기를 얻게 된 것이다..그러한 감동이 뻔할지 몰라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원초적인 감성에 매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언니들은 모르는 오빠들의 세계..영화의 홍보용지에 적어진 문구다..이 문구는 영화와는 전혀 관계없는 야릇한 의아심을 느끼게도 하지만..영화를 보고나면 그렇군..하는 생각이 든다..아버지..형제..말 그대로 그들은 남자가 아닌가..어머니..자매..그들에게 느끼기 힘든 남자들의 세계다..침묵속에서 전해지는 남자간의 혈연의 정을 남자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다면..남녀차별이 될까?어찌되었건 이 영화에서는 그 흔한 로맨스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물론 봉구와 술집여자와의 썸씽(?)이 있기도 하지만 로맨스라기 보다는 코메디에 가깝지 않았던가..

이정재와 이범수..내가 알기에는 태양은 없다 이후로 처음 함께 출연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재미있는 건 이정재는 여전히 흥신소 직원이고..사람 등쳐먹는 것도 여전하다..다만 예전에 그를 끈질기게 괴롭히던 이범수는 이번에는 그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준다..탄탄한 주연뒤에 받쳐주는 조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역시 주연못지 않게 조연들의 연기가 영화를 살리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그리고 화려한 카메오들의 연기도 유쾌한 영화만들기에 큰 몫을 하지 않았다 싶다..

한가지 맘에 걸리는 건..지나치게 해피엔딩을 의식했는지..몇가지 걸림돌을 그저 쓱 넘어가버렸다는 사실이다..아버지의 빚은 과연 어떻게 청산되었는지..상우를 그렇게 괴롭히던 정반장과의 채무관계는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조금 맘에 걸리는 대목이다..물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자체의 의도가 태클을 거는 게 아니다..봉구가 병이라도 걸려서 죽게 되길 원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유쾌한 영화다..살아가며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확인시켜주는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거기에 즐거운 웃음까지 덤으로 준다니..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족에 대한 미움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이영화에서 조금이나마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족>영화초반..그리고 마지막에 Suede의 Beautiful ones가 흐른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라서 기분이 좋았다..좋은 영화에 좋아하는 노래라..이보다 유쾌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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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브라더스(2003, Oh! Brothers)
제작사 : KM컬쳐 / 배급사 : (주)쇼박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kmculture.com/5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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