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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을.제대로.비웃어준.영화. 우아한 세계
milky413 2007-05-28 오후 4:29:27 1256   [3]

영화.예고편에서.이.영화의.장르는.확실히.

특색있게.보였다. 생.활.누.아.르.

생활과 누아르의 만남이라니. 확실히

지금까지 조폭영화와는 차이가 있는 듯 했다.

 

'조폭은 없고 아버지가 존재한다.'

어디선가 봤던 홍보 문구였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무척이나 공감했다.

영화는 조폭이 나오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조폭영화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까지 조폭 영화는 검은 차를 타고 다니고

'형님'을 힘차게 외치며 모든 열정을 받쳤고

절대 싸움에서 지는 법이 없고

결정적인 순간에 의리를 생각하는, 모든 정의와 의리는

조폭들이 구현하는 것마냥 멋지게 그려지기 일쑤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족이라는 존재는 미약했고

그들에게 있어서 나이는 무색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폭이지만 아버지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고 40대 초반에 접어들은

남자가 있을 뿐이었다.

멋지지도 않고 항상 어깨를 피고 다닐수도 없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좁아지는 세력에

불안해야만 했고, 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아버지가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이 영화에 주인공은 직업이

불량할 뿐인 한 아버지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적당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조직 일을 그만두라는 아내의 구박과.

사춘기를 넘어서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커져만 가는 딸.

조직의 2인자 노상무의 계속되는 압력.

인구의 상황은 계속해서 꼬여만 가고 설상가상으로

악재가 계속되자

영화를 보면서 자꾸자꾸 입에서 탄성을 지르게 되었다.

'어떡해; 어떡해;'

바로 이런 탄성을 지를 수 있었던 것도 관객으로서

강인구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탓일 것이다.

어쩌면 쉽게 편집할 수도 있었을 시선이나 행동, 감정을

이끌 수 있는 뜸들이기 화면은 관객들이 인구의 삶에

동정과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 

 

역시 한재림 감독의 독특한 카메라기법은 이번 영화에도

계속되었다. 사실 영화 공부를 하기 전에 보았던

'연애의 목적'은 산만한 카메라 기법때문에 보는 내내

머리가 아팠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보면서는

오히려 이러한 카메라기법이 정형화된 느낌을 주지 않고

자연스러웠으며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끔 이끌어줬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특히 맘에 들었던 것이 두가지 있다.

일단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다.

항상 보았던 조폭의 멋진 면이 아닌 이면의 아픔과

힘듦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시나리오 당시부터

세심한 관찰과 상상력과 현실성이 모두 필요했을 것이다.

마냥 상상력만 갖고 시나리오화 했다면 관객이 허구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마냥 현실적이려면 조폭과 베프정도는

먹어줘야 들을 수 있는 속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직장인의 생활과 교묘히 접목시키면서

강인구를 누구도 조직의 몸담고 있는 조폭으로 느끼지 않고

그저 옆집에 사는 직장인 아버지쯤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하나 매우 맘에 드는 것은 결말이다.

개인적으로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따뜻한 결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영화적이려면 이보다 더 좋은 결말은

없을 것이다. 희망과 꿈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깔끔한 뒷마무리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나서게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현실 지각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렇게 종극으로 치닫던 악재가 한순간에 풀려버리고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믿겠는가.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일관성 있는 디테일과 현실주의를 결말까지 이끌어줬다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든다.

어쩌면 처음과 끝이 빙빙 돌다 되돌아온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고 어쩌면 더욱 악화되었다고 볼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가족이 찢어지지는 않았고

강인구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입지는 조금 안정성을 찾았으니 이걸로 된 것 아닌가 싶다.

 

조폭을 이러한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감독의 상상력과 함께

이만큼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던 관찰력이 무척이나

부러웠던 영화였다.

게다가 결말이 착하지 않아서 고맙기까지 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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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세계(2007)
제작사 : (주)루씨필름 / 배급사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kangho-u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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